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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도 좋은 슈퍼 컨버터블, 페라리 F8 스파이더

제목 그대로다. 페라리 로드스터로 매일 출퇴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

2020.11.25

 

랩타임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로드스터를 사지 말아야 한다. 만약 페라리 로드스터를 살 예정이라면 GT카로 생각하고 그냥 운전을 즐기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로드스터는 쿠페보다 무게가 얼마나 무겁냐에 따라 엔진이나 경첩, 차체 보강이 달라진다. 하지만 F8 스파이더는 쿠페인 트리뷰토보다 겨우 20kg 남짓 무겁다. 720마력의 최고출력과 78.5kg·m의 최대토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단 얘기다. 아, 쿠페보다 20kg 더 무겁다고 해도 공차중량은 1633kg에 불과하다. 이건 접이식 지붕이 사실상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난 정말로 무게를 신경 쓰지 않지만 레이서들은 아닐지도 모른다. 트랙에서는 몇 그램이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로드스터를 사려는 사람들은 그런 걱정으로 고민하지 않는다. 자동차가 무엇에 쓰이고,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면 그저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때와 장소는 중요하지 않으니 언제 어디서든 즐기면 그만이다.

 

페라리 로드스터에 컵홀더가 있다! 이렇게까지 사려 깊은 로드스터를 일상용으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 레이싱 시트에는 관심을 갖지 마시라. 어차피 당신은 트랙을 달리지 않을 테니까.

 

운전자는 F8 스파이더의 힘을 만끽해야 한다. 720마력을 즐기지 않고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페라리의 교묘한 부스트 컨트롤 시스템은 트윈터보 엔진이 자연흡기처럼 느껴지도록 마법과도 같은 일을 계속해서 수행한다. 그리고 운전대에 달린 변속 경고등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까지 동력을 일관되게 전달한다. F8에선 그 어느 때보다 경고등이 필요하다. 페라리가 V8 터보 엔진 소리를 다른 터보 엔진보다 듣기 좋게 만들었다 할지라도 극적인 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엔진 소리만 듣고 변속하려고 한다면 곧장 회전수가 레드존까지 상승할 것이다.

 

시프트 패들로 변속하는 건 꼭 해야 해서가 아니라 운전을 즐기기 위해서다. 페라리가 직접 변속을 하면 운전자가 하는 것보다 랩타임이 더 빨라진다는 사실은 스파이더가 쿠페보다 20kg이 늘었다는 사실만큼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페라리는 운전자가 직접 변속하기를 장려한다. 실제로 직접 시프트 패들을 당기면 기어 변속이 눈에 띄게 날카로워진다. 마치 수동변속기의 기어를 쾅쾅 집어넣는 것처럼 말이다.

 

페라리는 이 스위치를 마네티노라고 부르지만 난 드리프트 다이얼이라고 하겠다. 스위치를 오른쪽으로 돌릴 때마다 운전자의 의지보다 더 많이 미끄러질 수 있다.

 

드라이브 트레인이 운전자에게 안겨준 미소는 2% 부족한 브레이크 시스템으로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구형인 488은 항상 브레이크 어딘가에 문제가 있었다. 심지어 <모터트렌드 > ‘2017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에 선정됐을 때도 488 GTB는 브레이크가 잘 물리지 않았고(좋게 말해 이 정도다) 이는 오점으로 남았다. “페달을 부술 것처럼 온 힘을 다해 밟고 있어야 해.” 당시 내가 남긴 평가다. 하지만 F8의 브레이크 감각은 488의 것보다 대체로 낫다. 그렇다고 훌륭하단 건 아니다. 운전자는 운전대 한가운데 놓인 ‘도약하는 말’이 눈을 부릅뜨고 발굽을 꽂는 모습을 본받아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한다. 페라리는 포르쉐 911 터보 S를 구입해 브레이크 시스템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가 빠른 주행을 어떻게 즐길지는 전적으로 운전대에 놓인, 주행모드를 바꾸는 마네티노 컨트롤 스위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다. 스포츠 모드는 운전자가 주행을 망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만큼 충격을 줘 스스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게 한다. 레이스 모드는 투명 망토를 입고서 수정과 조정을 매우 약삭빠르게 수행한다. 운전자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을 정도다. 운전자는 정말로 차가 침착하고 접지력이 엄청나다고 믿는다. 또 스스로 훌륭한 운전자이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제자리에 놓여 있다고 여긴다. 음, 거짓이 이렇게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 여러분 중 몇몇은 좌절할지 모르겠다. 사실, 마네티노 스위치를 ‘CT 오프’나 ‘ESC 오프’로 돌리면 시스템이 대단한 거짓말쟁이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운전대를 돌리고 스로틀에 힘을 주면서 720마력짜리 미드십 엔진 슈퍼카를 빠르게 몰다 고삐를 풀어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게 될 거다.

 

만약 지붕을 열고 이 모든 일을 한다면 몇 가지 다른 점을 눈치챌 수 있을 거다. 하나는 F8 스파이더가 말도 안 되게 좋은 로드스터라는 점이다. 조그만 타르가 스타일 지붕은 뒤집힌 채로 엔진 위쪽 유선형 험프 덮개 아래로 수납되는데, 페라리는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흐름을 제어하는 일을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확실히 비슷한 가격대와 힘을 갖춘 맥라렌 720S 스파이더보다 훨씬 낫다. 하지만 탄소섬유 섀시를 두른 맥라렌과 달리 알루미늄 섀시를 입은 페라리를 타면 카울 일부가 흔들린다는 걸 알아챌 수 있다. 이건 10여 년 전 458에서 설계된 섀시의 유일한 산물이다.

 

 

F8 스파이더가 일상용 페라리라고 해서 출퇴근할 때만 운전하란 법은 없다. 눈썰미 좋은 사람이라면 무수히 많은 운전대 버튼 중 두 번째로 중요한 버튼을 발견할 것이다. 바로 범피 로드 모드다. F8 스파이더의 자기유동 쇼크업소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미안, 맥라렌). 매일 출퇴근을 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안락한 승차감부터 스포티하거나 짜릿한 승차감까지 제공한다. F8 스파이더는 더 나은 GT카로 거듭나기 위해 조금 더 넓은 ‘프렁크(앞쪽 트렁크)’도 챙겼다. 덕분에 20인치 여행용 가방을 비스듬하지 않고 평편하게 눕힐 수 있다. 1박 2일 자동차 여행도 거뜬하단 얘기다.

 

주말에 여행이라니, 무슨 소리냐고? 매주 그러면 차의 주행거리가 엄청 늘지 않겠냐고? 물론이다. 그리고 이게 요점이다. 로드스터를 살 때 랩타임에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주행거리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모든 슈퍼카들은 창고에 머물지 않고 달리고 싶어 한다. 그리고 F8 스파이더 같은 로드스터는 달리기 위한 모든 이유와 핑계 그리고 자극을 제공한다. 자, 달릴 준비는 됐겠지?

글_Scott 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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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 PHOTO : Renz Dimaan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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