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바람 좋은 날, 당신과 가고픈 그 카페

따뜻한 햇살에 찬기가 적당한 비율로 스며 있다. 나긋한 햇살과 서늘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야외 공간이 있는 곳

2020.12.02

 

나인블럭 FARM

일산의 조용한 마을에 자리를 튼 이곳은 이름 뒤에 붙은 ‘팜(Farm)’이 말해주듯 농장 분위기로 꾸며졌다. 상수리나무, 밤나무가 심어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속이 비치는 철제 구조물로 둘러싸인 벽돌 건물을 볼 수 있다. 구조물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건물 외벽은 녹슨 철판을 조각보처럼 이어 붙인 모습이다. 작업 현장을 연상시키는 무심한 건축물은 이곳이 ‘가든’이 아닌 ‘팜’이어야 했던 이유를 실감케 한다.

 

 

이토록 쿨한 무드는 내부에서도 이어진다. 실내는 붉은 벽돌과 노출 콘크리트 등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꾸몄고, 천장에는 고풍스러운 샹들리에가 달렸다. 내부를 지나 후문으로 나가면 파라솔 좌석이 있는 야외 공간이 나온다. 피톤치드 가득한 녹음이 펼쳐지는 야외 공간도 멋지지만, 이곳의 진가는 또 다른 출구와 연결된 그린 온실에서 드러난다. 그린 온실은 농촌의 비닐하우스를 모티브로 했다. 돔 형태의 철제 지붕과 철제 구조물, 창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안팎과 모두 연결된 명당이다.

 

 

비닐하우스를 재현한 탓에 대충 지어놓은 게 아닌가 싶지만 바깥 풍경을 보는 순간 의혹은 눈 녹듯 사라진다. 인공적인 조경이 아닌 시골의 흙과 수목이 자아내는 자연스럽고 고즈넉한 정취가 마음과 눈을 편안하게 만든다. 나인블럭 팜에서는 큐그레이더, 로스터, 바리스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때마다 섬세하게 관리해 선보이는 프리미엄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천연 효모종으로 발효해 풍미가 뛰어난 유기농 빵도 인상적. 브런치 메뉴도 있으니 손님이 적은 오전 시간에 방문해도 좋겠다.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충장로 614-29

 

 

모아니

모아니(Moani)는 하와이 말로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란 뜻이다. 모아니의 등 뒤에는 진재산이, 어깨 옆으로는 쇳골천이 흐른다. 도심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위치임에도 사뭇 완연한 자연이 펼쳐지는 것이 놀랍다. 흰색 건물도 자연의 태를 따라 비스듬한 경사와 유기적인 곡선으로 이뤄졌다. 건물이 거대한 자연 속에 잠긴 것은 물론이고 건물 곳곳마다 작은 정원들이 조성됐다. 입구의 ‘앞마당 정원’, 아래부터 옥상까지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지붕들판 정원’과 ‘뒤뜰 정원’ 등 그 이름도 각각. 사실 이곳은 카페 모아니와 편집숍 콜렉트먼트의 프로젝트 공간이기도 하다.

 

 

건물 1층의 모아니에서는 커피와 신선한 베이커리 메뉴를 맛볼 수 있고, 2층의 콜렉트먼트에서는 해외 신진 디자이너의 의류와 패션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자연 콘셉트에 충실하게 1층 카페에서는 유기농 재료만 쓴다. 이곳의 빵은 유기농 통밀가루와 프랑스의 고급 유제품을 사용해 저온 숙성법으로 만든다. 버터의 향과 소금의 짭조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오빵과 파인애플과 백향과를 블렌딩한 파인패션프루츠 스무디가 시그너처 메뉴. 모아니는 휴식과 치유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아이 동반을 금지하고 있다.

 

 

모아니의 설계를 맡은 배대용 건축가는 이곳에 자연에 대한 소탈한 감성을 담았다고 말했다. 야외 테라스에서 향기로운 빵과 신선한 커피를 즐기며 한갓진 산세를 감상하니 신선놀음이 따로없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쇳골로 116

 

 

428루프톱

해외에 나간 게 언제였던가. 긴 비행 끝에 낯설고 이국적인 곳에 떨어져 잔뜩 위화감을 느끼고, 정신없이 체크인한 뒤 방에 들어가 마주한 침대 위. 버터 향같이 달콤한 침구에 쓰러져 얼굴을 파묻은 기억을 수도 없이 되뇐다. 언제 다시 해외에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맛만 보는 건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호텔 크레센도 서울’은 1950~60년대의 미드센추리 분위기의 부티크 호텔이다.

 

호텔 11층 428라운지

 

앤티크한 원목 인테리어와 몰딩 벽면, 사치스러운 벨벳 소파와 실용적인 가구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뉴욕 맨해튼의 위용과 허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 테라스가 있는 호텔방에 가만히만 있어도 좋지만 외출하는 기분을 내고 싶다면 428루프톱에 가면 된다. 호텔 15층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선정릉의 시티 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회색 벽돌로 만든 외벽과 미스트 블루 컬러의 몰딩 벽, 귀퉁이에 설치된 굴뚝에서 타국의 향기가 느껴진다. 강남이 내려다보이는 옥상에서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은 마치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되기라도 한 듯 기분을 고조시킨다. 428루프톱은 계획 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현재는 대관을 통한 사적인 행사만 진행하고 있다. 한시적인 방침이니 워킹 방문을 원한다면 호텔로 문의해보자.

주소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28

 

 

시몬스 테라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의 소셜 공간 시몬스 테라스는 이미 소셜 미디어에서 성지로 떠오른 공간이다. 오랜 시간 편안한 수면에 대해 연구해온 시몬스가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공간을 마련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수면의 질은 라이프스타일의 질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 시몬스 테라스는 공간별로 테마를 나눴다.

 

 

지하 1층에는 매트리스 컬렉션과 프레임, 룸 세트, 시몬스의 라이프스타일 컬렉션 케노샤 등을 볼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 단순히 제품만 진열해놓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치를 더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한쪽 벽면에 세탁실 콘셉트의 옐로 컬러 공간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는 핑크색의 탁구대가 놓였다. 1층은 시몬스의 최고급 매트리스 컬렉션이 전시된 ‘호텔’, R&D 센터의 장인 정신을 녹여낸 ‘매트리스 랩’이 있다. 2층에는 브랜드 뮤지엄 ‘헤리티지 엘리’, 팝업 스토어 ‘하드웨어 스토어’가 위치한다.

 

 

현재 하드웨어 스토어에서는 시몬스 창립 150주년을 맞아 리미티드 가드닝 툴과 문구, 티셔츠 등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거기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이천의 특산물인 쌀을 감각적으로 포장해 선보인다.

 

 

풍부한 볼거리에 정신없이 돌아다녔다면 잠시 쉬어 갈 곳도 필요할 터. 그럴 땐 카페 ‘이코복스 커피’를 찾으면 된다. 이코복스 1층은 잔디밭으로 꾸며진 근사한 야외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곳에는 뜨거운 가을볕을 피할 수 있는 파라솔과 몸을 누일 수 있는 아웃도어 가구가 마련됐다.

주소 경기 이천시 모가면 사실로 988

 

 

팬케이크샵

녹사평역에 자리한 팬케이크샵은 이름 그대로 팬케이크 숍이다. 팬케이크샵이 위치한 젊은 거리엔 보물 같은 매장들이 구슬처럼 꿰어 있다. 여기도 그중 하나다. 팬케이크샵에서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것은 팬케이크와 커피, 그리고 루프톱 뷰다. 그리 높지 않은 옥상이지만 시야를 가리는 마천루 대신 나지막한 빌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변 상권 덕에 하늘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몰이 되면 하늘은 울긋불긋 물들고 스피커에서는 느린 템포의 감성 팝이 흘러나온다. 팬케이크샵은 초등학교 동창 셋이 의기투합해 만든 아지트 분위기의 카페다. 셋 중에 팬케이크 장인은 없지만, 팬케이크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있다. 보통의 카페들은 커피나 빵 둘 중 하나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대부분 다른 하나에 소홀하기 마련이다.

 

 

이들은 맛있는 커피와 갓 구운 빵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팬케이크를 주제로 삼았다. 팬케이크샵에서는 종종 비영리 국제 커피 단체 ACE에서 매년 최고의 커피 원두에 수여하는 CUE(Cup Of Excellent)를 수상한 원두를 공수해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인다.

 

 

팬케이크와의 어울림을 생각해 고소함과 씁쓸함, 산미의 균형이 좋은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매일 반죽을 만든 팬케이크 역시 주문 즉시 구워 제공한다. 콩고물을 곁들인 ‘잉_절미 팬케이크’, 초코시럽과 오레오를 곁들인 ‘오텔라 팬케이크’도 인기 있지만, 이곳이 추구하는 바이브를 느끼길 원한다면 직접 만든 시럽과 버터크림을 올린 오리지널 팬케이크를 맛보기를 권한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다길 2 3층

 

 

더하이브

내비게이션에 더하이브를 검색하면 난데없이 숲의 입구에 다다른다. 이곳에 뭐가 있을까 싶을 때쯤, 동그란 전구들이 또르르 도열한 좁은 길을 발견할 것이다. 이곳은 베이커리 카페 겸 렌털 스튜디오로도 쓰인다. 렌털 스튜디오답게 사방이 포토존이다. 커피 바가 있는 낮은 창고형 건물 내부는 식물과 나무 가구를 배치해 나른한 분위기를 녹여냈지만 여기만 봤을 땐 사실 특별한 것이 없다.

 

 

이곳의 ‘치트키’라고 할 수 있는 건 바로 바깥 공간이다. 건물을 통과해 뒤쪽 숲으로 나가면 이국적인 나무 아래 라탄 파라솔과 하얀 천막 지붕이 있는 카바나 좌석을 만난다. 벤치와 빈백도 더러 있다. 더하이브에 온 이들은 저마다 편한 자세로 앉아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거나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이름 속 ‘하이브(Hive)’는 벌집이란 의미다. 사람들이 벌 떼처럼 몰려드는 곳으로도 해석 가능하지만 이곳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왜 벌집인지 새삼 실감이 난다. 머리 위로 나뭇가지가 그물처럼 촘촘하게 메우고 있기 때문. 커피와 음료, 간단한 베이커리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는 고소한 흑임자 크림라테다. 건물 내부에는 반려견 출입이 어렵지만 야외 공간은 반려견 동반이 자유로운 편이다. 현재 확장 공사 중인 더하이브는 11월 초 새롭게 손님을 맞을 예정이다.

주소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 2156

 

 

 

 

모터트렌드, 장소, 야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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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각 카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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