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DCAR

새로운 길들이기를 마치다, 포르쉐 911 카레라 S

새로 단장한 헤드 유닛으로 엔진 길들이기를 다시 해야 했다. 워밍업에 신경 쓰고, 부드럽게 엔진 회전수를 올리며 3000rpm 이하를 유지하며 1000km 정도를 주행하면 끝이다

2020.11.28

 

한밤중 고속도로에서 멈춘 911은 견인차 등에 업혀 수백 km를 이동해 정비소에 도착했다. 문제의 원인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여러 검사를 해봤지만 전기나 연료 관련 문제도 아니었다. 아마도 많은 포르쉐 오너가 이 시점에서 걱정하는 부분, ‘실린더 스코어링’ 이슈가 아닐까 싶다. 실린더 내벽이 긁혀서 통상 ‘엔진 스크래치’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되기 전 수랭식 수평대향 엔진에서 주로 발생했고, 991 이후에도 완전히 자유로워진 건 아니었다.

 

엔지니어와 상의 후, 엔진을 내려서 헤드를 열어보기로 했다. 엔진룸을 열어도 보이는 게 하나 없는 991의 구조 때문에 엔진의 형태를 이렇게까지 자세히 살핀 적도 처음이었다.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은 꽤나 근사했다. 제한된 부피 안에서 엔진 구성 부품을 집어넣으려는 집요한 설계와 효율성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실린더 헤드를 걷어내니 매끈하고 영롱하게 빛나는 실린더 내부가 얼굴을 드러낸다. “건강하네요!” 실린더는 깔끔했다. 20만km까지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엔진 헤드 내부의 피로 문제로 파악돼 필요한 부품 목록을 만들었다.

 

 

엔진을 열고 닫으려면 기본적으로 교체해야 할 부품이 많다. 엔진을 내린 김에 해주면 좋을 작업도 일부 추가했다. 가령 워터펌프 근처 배관은 노후 누수가 종종 발생하는 부분인데 나중에 교체하려면 엔진을 내려야 해서 작업 비용이 중복된다. 독일에 주문한 부품이 들어오는 기간과 재조립 기간을 포함해 대략 3주가 걸렸다. 조립을 마친 엔진은 커다란 엉덩이 속으로 다시 모습을 감췄다. 트랜스액슬 타입의 변속기와 엔진을 조립하기 위해 뒤 서스펜션도 탈거해야 한다. 따라서 얼라인먼트도 새로 점검했다. 얼라인먼트가 많이 틀어진 상태가 아니었는데 약간 수정하니 승차감이 제법 좋아졌다. 아무래도 30cm쯤 되는 광폭 타이어가 토 각도 변화에 민감한 듯하다.

 

새로 단장한 헤드 유닛으로 엔진 길들이기를 다시 해야 했다. 신차를 출고할 때 진행하는 방법과 다를 건 없다. 워밍업에 신경 쓰고, 부드럽게 엔진 회전수를 올리며 3000rpm 이하를 유지하며 1000km 정도를 주행하면 끝이다. 순항 영역에서는 작업 전보다 소폭 연비가 향상된 모습도 보였다. 밸브의 기밀성이 좋아져서 효율이 올라간 덕분일 거다. 주행거리가 누적되면서 한계 회전수의 60%, 80% 순으로 회전 영역을 늘려갔다. 재조립 이후 2000km 정도를 주행한 후 마침내 회전수 봉인을 풀어버리기 위해 와인딩 로드를 찾았다. 두 달 만이다. 최고 회전수로 달리는 박서 엔진의 사운드를 듣기 위해 창문을 모두 열고 달렸다. 자연흡기충? 뭐라 불러도 상관없다. 수평대향 6기통 자연흡기 엔진 사운드는 이렇게 사랑스러우니까.

글_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겸 레이서)

 

 

PORSCHE 911 CARRERA S

가격 1억6700만원 레이아웃 뒤 엔진, RWD, 2+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8ℓ, 400마력, 44.9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무게 1415kg 휠베이스 2450mm 길이×너비×높이 4491×1808×1295mm 연비(복합) 9.2km/ℓ CO₂ 배출량 195g/km

 

구입 시기 2018년 12월 총 주행거리 13만3000km 평균연비 9.3km/ℓ 월 주행거리 1000km 문제 발생 엔진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7만원(유류비), 600만원(수리비)

 

 

 

 

모터트렌드, 자동차, 포르쉐, 911 카레라 S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강병휘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