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제5원소

담긴 그릇에 따라 어떤 모양도 되고, 받아들인 몸을 어떤 존재로도 바꿔놓는. 이 연말, 얼마든지 부어도 좋을 백약지장의 술

2020.12.30

 

FIRE

불 / 진도홍주

고대인들은 우주의 근원을 불, 물, 흙, 공기라고 생각하고 이를 4원소라 불렀다. 술은 불과 물의 속성을 동시에 가진다. 물에는 불이 붙지 않지만 알코올에는 불이 붙는다. 알코올 함량이 높은 술일수록 잘 붙는다. 보리쌀로 만든 술을 뿌리가 붉은 지초로 거른 진도홍주는 알코올 함량이 40%나 된다. 토르소 모양의 잔에 불을 붙이자 새빨간 술이 서슬 퍼렇게 타오른다.

 

 

WATER
물 / 진

곡물을 주정으로 증류한 술에 주니퍼 베리를 넣고 다시 증류한 진은 독특한 향을 지닌다. 17세기에 네덜란드를 통해 영국에 보급된 진은 당시 값이 싸고 도수가 높아 “거지도 진을 마시면 왕이 된 기분”이란 말이 나돌았다. 무색의 술을 잔에 담으면 물로 오해하기 십상이지만, 알코올 도수 40도나 되는 독주다. 칵테일글라스를 타고 흐르는 투명한 술이 별처럼 부서진다.

 

모래시계와 다양한 모양의 유리 오브제, 사과 문진은 모두 카인더앤젠틀러

 

EARTH
흙 / 와인

단언컨대 와인은 땅에서 자란 술이다. 와인은 포도가 자라는 지역에 따라 품질이 결정될 정도로 토양의 영향을 받는다. 흔히 알려진 보르도, 샤블리가 모두 지명일 정도로 와인에서는 땅의 권위가 지배적이다. 지형과 토질, 기후 등 포도나무가 자라는 환경을 총칭하는 ‘테루아(Terroir)’는 와인의 고유한 개성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와인의 맛에서 흙과 미네랄의 뉘앙스가 느껴질 때 얼디(Earthy)하다고도 표현한다.

 

 

METAL
금속 / 맥주

맥아와 홉을 원료로 만든 맥주는 세계에서 물과 차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음료다. 맥주는 머리가 얼얼할 정도로 차게 마셔야 제맛이란 점에서 차가운 금속과 비슷한 성질을 공유한다. 맥주는 알루미늄 캔에 담겨 유통되고, 맥주가 발효되는 발효조도 대부분 금속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은색의 원통 안에서 황금빛과 독특한 맛으로 익어간다.

 

 

AIR
공기 / 샴페인

샴페인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와인을 의미하지만, 오늘날엔 대중적으로 스파클링와인과 동의어로 쓰인다. 스파클링와인은 효모와 당분을 사용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와인에 탄산가스를 발생시킨 것이다. 탄산이 날아가는 것을 늦추기 위해 샴페인은 흔히 목이 가는 플루트 잔에 따라 마신다. 한 입 머금으면 까끌까끌한 기포가 입천장을 파도처럼 쓸고 지나간다.

 

 

1. 진도홍주 - 무려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진도의 전통술이다. 대대로영농의 진도홍주 루비콘은 달큼하고 쌉싸래한 맛이 있다. 700ml 2만3000원.
2. 트라피체, 이스까이 말벡-까베르네 프랑 - 아르헨티나 멘도자에서 생산한 말벡 70%와 까베르네 프랑 30%가 블렌딩된 와인이다. 잘 익은 검은 베리와 스파이시한 향신료, 발사믹 식초와 바이올렛꽃 등의 매혹적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750ml 14만원.
3. 테라자스, 레제르바 말벡 2016 - 아르헨티나에서 생산한 가성비 좋은 말벡 와인. 와이너리가 있는 멘도사 지역의 테루아를 충분히 표현하기 위해 서로 고도가 다른 2개의 포도밭에서 자란 말벡 품종을 블렌드해 만들었다. 말벡은 다른 와인보다 타닌이 농밀해 스테이크와 즐기기 좋다. 750ml, 3만원대.
4. 샹파뉴 드라피에, 까르뜨 도르 브륏 NV - 샹파뉴 드라피에는 12세기 프랑스의 시토 수도회의 와인 저장고로 시작한 유서 깊은 샴페인 하우스다. 피노 누아 80%와 피노 뮈니에 5%, 샤르도네 5%가 블렌딩돼 싱그러운 산미와 우아한 균형을 선사한다. 12만 4000원.
5. 아크 페일에일 - 아크 비어의 아크 페일에일은 페일에일을 한국식으로 해석한 맥주다. 쌉싸래한 홉과 고소한 보리 향, 감귤과 솔의 청량한 향이 조화를 이룬다. 잔잔한 과일 향이 있어 한식과 무난하게 페어링하기 좋다. 500ml 4500원.
6. 부자진 - 부자진은 한국 최초의 크래프트 진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만들었다고 해서 부자진이라 이름 붙었다. 마티니나 진토닉 등 칵테일로 즐기기 좋다. 부자진 525ml 5만4800원, 오미자진 375ml 4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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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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