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CAR

젊고 우아한 변화, 롤스로이스 고스트

우아하게 발효된 롤스로이스에 젊음 한 스푼과 역동성 한 스푼을 넣고 잘 섞어 구웠더니 신형 고스트가 나왔다

2021.01.10

 

뭔가 만드는 데 이런 조건이 붙는다고 생각해보자. 첫째, 슈퍼 럭셔리의 상징이면서 사치스럽지 않을 것. 둘째, 117년의 헤리티지를 담는 동시에 트렌드를 선도할 것. 셋째, 온갖 첨단 기술을 담지만 티 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기능할 것. 넷째,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한 발 앞서 알맞게 대응할 것. 아마 ‘혼돈의 카오스’처럼 말도 안 된다 생각할 거다.

 

 

롤스로이스 신형 고스트는 이 무자비한 조건에 부응하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의 근사한 결과물이다. 달라진 외모에서부터 느껴진다. 전 세대에 비해 직선을 많이 쓰고, 선의 형태와 경계를 명확하게 만들며 인상을 강하고 명료하게 만들었다. 판테온 그릴 아래 들어간 금속 패널을 거두고 30mm 넓어진 폭을 최대한 넓게 펼쳐 사용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젊고 역동적으로 다듬었다. 5.5m가 넘는 초대형 세단이지만, 측면 비례도 유려하다. 느긋하게 내리뻗은 C필러가 트렁크 리드 끝까지 거의 균일한 각을 유지하며 감각적인 라인을 만든다. 여기에 리어램프를 앞으로 살짝 눕혀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내도 많이 달라졌다. 복잡한 버튼과 장식을 정리하고, 여러 소재가 좁은 공간에서 혼재하지 않도록 배치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도 보다 입체적이며 늘씬하게 다듬었다. 한결 젊고 우아하다. 가장 아름다운 건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다. 무려 850여 개의 불빛으로 아득하게 펼쳐지는 영롱한 별빛을 표현했다. 은하수 한편에는 ‘GHOST’라는 이름이 정갈한 글자체로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는 판테온 그릴 속 조명과 함께 신형 고스트에서 가장 뭉클하게 빛난다.

 

 

6.75ℓ 트윈터보 엔진을 흔들어 깨웠다. 흡음제만 100kg이 들어간 고스트이기 때문에 실내는 그저 고요할 뿐이다. V12 엔진은 최고출력 571마력, 최대토크 86.7kg·m를 내뿜는다. 롤스로이스는 늘 출력과 비교해 더 강력한, 특히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풍부한 토크를 발휘하도록 세팅한다. 빠르고 강력하기보다 여유롭고 쾌적한 주행을 위해서다. 물론 세다. 2.5톤의 거구를 4.8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밀어붙인다.

 


신형 고스트는 운전자의 주행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평균 연령이 43세인 고스트의 고객은 주중에는 뒷좌석에 승차하지만, 주말에는 직접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코너에서는 고스트의 달라진 감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 빠르지 않은 속도로 진입해도 노즈가 코너로 말려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사륜조향 시스템 덕분인데, 일부러 오버스티어 성향을 강조해 실제보다 예리하고 역동적인 주행감을 만든다. 타이어도 피렐리 P 제로다. 내부에 흡음 처리한 고스트만의 특제 타이어로, 달라진 고스트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익숙한 구조의 트레드 패턴은 아니지만, 접지력과 승차감 모두 만족스럽다.

 

 

승차감도 향상됐다. 독특한 구조의 링크와 부싱이 상하 운동과 진동을 걸러주는 어퍼 위시본 댐퍼와 카메라 센서로 전방 노면 상태를 스캔해 서스펜션이 미리 대응하게 하는 플래그베어러 시스템 등이 결합한 플레이너 서스펜션 시스템 덕분이다. 마치 고요한 태평양 위를 나른하게 부유하는 느낌이다.

 

 

다만, 모호한 유격의 조향감은 내내 아쉬웠다. 코너에서의 반응 때문이 아니다. 고속도로에서 항속 주행하는데 종종 슬며시 한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이다. 물론 예민한 조향감이 승차감을 해칠 수 있어 플래그십 대형 세단은 일부러 조금씩 유격을 준다. 하지만 완벽을 지향하는 롤스로이스다. 이조차 좀 더 예민하게 신경 써야 했다.

글_고정식

 


 

 

롤스로이스 커뮤니케이션팀 총괄

매튜 존스와

신형 고스트의 디자이너

헨리 크로크와의

질의응답

 

Q1. 롤스로이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굉장히 강렬합니다.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기존 것들을 유지하고 새로운 것들을 도전할 때 조율하는 절차나 노하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A1. 저희 롤스로이스는 과거도 생각해야 하지만 미래도 생각해야 합니다. 롤스로이스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롤스로이스가 가진 고유의 캐릭터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테일한 부분에 너무 집중하기 보다는 큰 그림을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옛스러움만 고집하기 보다는 전체를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혁신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미래를 내다 볼때에는 최근 어떤 움직임, 트렌드가 지배적인 지 또한 연구했습니다. 더불어 최근 건축과 패션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포스트 오퓰런스’를 중요시하며,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 지를 찾고 있었습니다.

 

 

Q2. 뉴 고스트를 보면 직선을 많이 쓴 것 같고, 디자인 면에서 과감해진 것 같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최근 트렌드가 반영된 건가요? 또한, 헤리티지를 디자인으로 녹여내며 전통적인 형태나 브랜드가 지켜왔던 상징적인 아이콘들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과정과 최근 트렌드인 디지털화의 조화를 어떤 방식으로 반영했나요?

A2. 지금 말씀해주신 부분은 특히 이번 고스트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의 대표적인 상징인 ‘힘들이지 않는 것(Effortlessness)’입니다. 이 개념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이 필요합니다. 말씀해주신 디지털화처럼 고객들이 사용하는 기술 뿐만 아니라 힘 들이지 않는 수월한 성능을 발휘하도록 그 저변에서 레이더, 서스펜션, 전자 기어박스와 음향 박스 등 여러 기술력을 통해 저희가 원하는 ‘힘들이지 않는 것(Effortlessness)’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들을 도입해야 합니다.

 

 

또한 선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이번 고스트 디자인 측면에서 심혈을 기울인 것이 깔끔한 선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희가 원하는 역동성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고스트는 쇼퍼드리븐과 오너드리븐의 특징이 균형있게 나타나는 차입니다. 저희는 고스트의 헤드라이트 부분을 눈썹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이전에는 차의 위엄에 초점을 두어 표현했던 사이드 보우라인을 이번에는 다이내믹하면서 깔끔하고 정교하게 표현하는데 집중했습니다.

 

 

Q3. 고스트는 롤스로이스에서 매우 인기 있는 모델입니다. 코로나 이슈로 인해 생산 일정에 차질은 없나요?

A3. 코로나가 최악의 상황일 때, 저희도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신속히 생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생산량과 생산 수준 측면에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입니다.

 

 

Q4. 새로운 서스펜션 시스템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승차감 측면에서 정면의 카메라가 노면을 촬영해 승차감에 반영되는 시스템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승을 하면서 터널에서 승차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는데, 실제로 낮과 밤에 승차감 차이가 나는 건가요?

A4. 실제로 낮과 밤의 성능 차이는 없습니다. 카메라는 전면 도로의 노면 상태를 체크하고 사전 대응해 줍니다. 또한 위성 시스템의 GPS 데이터를 확인해 전면 도로의 적합한 기어를 선별해주며, 어퍼 위시본 댐퍼로 고주파 진동을 최소화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승차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Q5. 이번 고스트는 어떤 고스트보다 빛과 일루미네이션을 잘 사용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프론트페시아 등 빛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었나요? 특정 부위에 따라 세련된 느낌의 빛의 양과 정도를 위해서 어떻게 작업했나요?

A5. 처음에는 추상적인 아이디어 가지고 있었고, 이후 여러가지를 시뮬레이션 해보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낮과 밤에 어떤 느낌을 주는 지 고민해 봤습니다. 헤드 램프의 빛의 밝기와 부드러움 등 여러가지를 시도해 보면서 얻은 결과입니다. 판테온 그릴도 처음에는 훨씬 밝았지만,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 매트 피니쉬로 작업해 지나친 반사가 없는 은은한 조명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이상적인 조명을 위해 계속해서 시도하면서 얻은 결과입니다.

 

 

Q6. 사륜 조향 시스템에서 후륜 구동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주고 있다고 느꼈는데요. 스포츠 모드나 노멀 모드와 같은 다양한 드라이빙 체험을 할 수 있는 주행 모드에 대한 고민이나 시도는 없었나요?

A6. 저희는 디자인하고 신차를 만들기 위해서 고객의 피드백을 중요시했습니다. 앞좌석에서 운전할 때와 뒷좌석에서 승차할 때 모두 편안한 승차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최근 다른 브랜드의 신차들은 너무 많고 다양한 옵션이 있는 반면, 차가 운전자를 위해 본능적으로 대응해 운전자는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 롤스로이스의 장점입니다. 앞으로 저희 고객들께서 더욱 다이내믹한 주행감을 원할 경우, 주행 모드 버튼을 추가하기 보다는 차에 탑재된 기술을 통해 주행감과 승차감을 지켜나가는 것이 저희의 주 목표입니다.

 

 

Q7. 좋은 디자인이란 헤리티지를 잘 유지한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뉴 고스트는 멋진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만약 3세대 고스트 디자인이 전기차로 나온다면, 현재 고스트의 실루엣이나 그릴 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어떤 식으로 롤스로이스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 디자인을 유지할 계획인가요?

A7. 현재 롤스로이스를 타는 고객은 V12 엔진 600 마력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수한 토크와 정숙성 때문에 선택하기 때문에 전기차의 정숙성을 생각한다면 저희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외관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기밀 사항이라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Q8. 롤스로이스의 플레그베어러(Flagbearer) 시스템은 다른 브랜드의 시스템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A8. 저희가 플레그베어러 시스템에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카메라 기술은 매우 우수하고 선제적으로 노면의 상태를 조절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가 가진 우수한 기계공학적인 기술력을 접목시켜 능동적으로도 수동적으로도 대응할 수 있게끔 해줍니다.

 

 

Q9. 풀체인지 되면서 사이즈가 커졌는데 휠 베이스를 키우지 않고 유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9. 저희가 고객에게 받은 피드백에 따르면 고스트가 더 클 필요는 없었습니다. 기존 고스트 사이즈를 많이 좋아해 주셔서 저희는 같은 사이즈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다만 알루미늄 스페이스프레임 아키텍쳐를 탑재하다보니 불가피하게 조금 커졌습니다. 이는 음향과 같은 다른 뚜렷한 장점을 살려주었기 때문에 섀시와 프레임과 같은 일부를 변경했습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롤스로이스, 신형 고스트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롤스로이스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