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탁월한 임무 완수,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

S 클래스는 탁월함과 기술력에 대한 보고서여야 한다. 새로운 S 클래스는 모든 면에서 그렇다

2021.02.03

 

메르세데스 벤츠가 요즘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델은 30종 정도다. 하지만 독일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의 본질을 규정하는 순간은 여전히 새로운 S 클래스를 출시할 때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SUV, 특히 GLE와 GLC는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S 클래스는 그야말로 엔지니어링의 탁월함과 기술적인 전문성에 대한 보고서를 의미하고, 삼각별의 참된 신뢰를 입증한다. 고로 신형 S 클래스의 임무는 아주 명료하다.

 

코드명이 W223인 신형 S 클래스는 벤츠 내부에서 MRA2로 부르는 새로운 플랫폼을 토대로 만들었다. 신형 모델의 기반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킨 MRA2는 새로운 뒷바퀴 조향 시스템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증대된 배터리를 넣기 위해 개선됐다. 전 세대인 W222 S 클래스 롱 휠베이스 모델과 비교해 앞뒤 차축 간 거리는 51mm 늘어난 3215mm이며 전체 길이는 33mm 길어진 5288mm다. 너비와 높이는 각각 53mm, 10mm 증가했다.

 

 

외부 디자인은 혁명적이라기보다 진화적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모든 패널은 이전 세대와 상당히 다르다. 그릴은 커지고 첨단 헤드램프는 작아졌다. 뒤에는 A 클래스 세단에서 봤던 모호한 삼각형의 리어램프 한 쌍이 자리했다. 겉으로 튀어나오는 방식으로, 표면과 평면을 이룬 문손잡이는 앞뒤를 가로지르는 또렷한 숄더라인과 함께 매끈한 옆면을 완성한다. 비스듬히 떨어지는 C필러는 전보다 살짝 커진 트렁크를 향해 미끈하게 흐른다.

 

신형 S 클래스에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들어간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네바퀴굴림에 단 두 종류의 파워트레인으로만 판매를 시작한다. 기본형은 S 500 4매틱이다. M256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엔진에 21마력, 25.4kg·m를 내는 EQ 부스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했다. 시스템 최고출력 435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53.1kg·m인데 엔진 제원과 같다. S 580 4매틱은 M176 V8 4.0ℓ 트윈터보 엔진을 품었다. S 500과 동일한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들어갔다. 시스템 최고출력 503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71.3kg·m다. 역시 엔진 제원과 같다. 미국에서는 19인치 휠이 기본이다. 옵션으로 20인치와 21인치를 선택할 수 있다. 한 가족을 이루는 현행 S 클래스와 닮았다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직접 보면 신형이 좀 더 현대적이다.

 

S 클래스의 커다란 메인 터치스크린은 햅틱 기능을 갖춘 OLED 디스플레이다. 화면은 전 세대보다 64% 넓다.

 

실내는 또 완전히 다르다. 전통의 고급 소재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극적인 조화를 이룬다. BMW 7시리즈와 아우디 A8의 실내가 마치 지난 세기의 것처럼 보일 정도로 현대적이다. S 클래스의 커다랗고 화려한 스크린은 이미 유명하다. 테슬라처럼 칙칙하고 궁색하지 않다. 직사각형의 간결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위풍당당한 대시보드에 우뚝 섰다. 대시보드는 윈드실드 아래 부푼 부분을 향해 뻗어 오른다. 이로 인해 앞좌석 공간이 보다 넓게 느껴진다. 아울러 곡면을 이루는 은색 테두리는 센터콘솔의 테두리와 하나로 합쳐진다.

 

 

신형 S 클래스는 뭐랄까… S 클래스처럼 달린다. 사실상 이 차는 스스로 달린다. 고속도로에서는 차로 유지 및 조향 보조 시스템과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운전자가 해야 할 거의 모든 일을 능숙하게 해낸다. 운전자는 그저 운전대만 가볍게 잡고 있으면 된다.

 

주차도 앞으로는 스스로 할 거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의 한 주차장에서 실시하는 최종 검증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S 클래스의 운전자는 발렛 구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뒤 문을 잠그고 스마트폰으로 건물에 설치된 디지털 인프라에 운전 권한을 넘긴다. 그러면 차가 스스로 시동을 걸고 갈림길과 경사로를 안전하게 지나 할당된 공간에 주차를 완료한다.

 

S 클래스는 크고 조용하며 호화로운 럭셔리 세단이다. 그럼에도 아직 주행 기술과 과학을 즐기는 사람들이 기뻐할 만한 사실도 있다. 섀시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든 세단에서 느껴지는 특징인 심오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S 클래스가 알아서 하게 두면 평범한 운전자쯤은 애쓰지 않고도 아껴주고 안락하게 해준다. 반면 강하게 몰아붙이면 놀랄 만큼의 일정한 반응과 접지력, 균형감을 보여준다.

 

 

기본으로 들어가는 에어 서스펜션의 승차감은 너무 안락하다. 물론 마냥 그렇기만 한 건 아니다. 세심하게 제어한다. 느긋하게 자갈길을 살금살금 지나든, 맹렬한 기세로 아우토반을 내달리든 마찬가지다. 운전대의 무게감은 적당하다. 브레이크는 시속 160km를 넘나들어도 손쉽게 차를 세운다.

 

다른 메르세데스 벤츠에서도 직렬 6기통 3.0ℓ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은 인상적이었다. S 500에서도 편안하다. 낮은 속도에서는 실로 고요하다. 전력으로 가속해도 아득한 울림 이상은 들리지 않는다. S 500은 굳이 더 비싼 8기통의 S 580을 사야 할 이유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좋다.

 

그렇긴 해도 S 580의 V8 4.0ℓ 트윈터보 엔진은 EQ 부스트 모터와 훌륭한 짝을 이뤄 여유롭지만 폭발적인 가속을 보여준다. 그 와중에 소음이라곤 속삭임 정도뿐이다. 여유롭냐고?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놓인 강력한 토크의 전기모터는 멈춰 선 S 클래스가 넌지시 발을 떼게 한다. 엔진회전수가 3000rpm을 넘어서면 V8 엔진은 최정예 육상선수가 자신만의 리듬으로 달리듯 긴장을 푼다. 9단에서 시속 160km로 달릴 때 엔진회전수는 겨우 1900rpm에 머문다.

 

시승한 모델 둘 다 뒷바퀴 조향 시스템이 들어갔다. 10° 꺾일 뿐인데 낮은 속도에서 몸놀림이 감탄할 만큼 민첩하다. 커다란 덩치로 작은 해치백처럼 좁은 길을 누비고, 빠듯한 코너를 휙휙 지난다. 회전반경을 1.8m 이상 줄인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오직 S 580 4매틱 이그제큐티브 라인만 뒷바퀴 조향 시스템을 옵션 패키지로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는 20인치 휠과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30개 스피커로 구성된 1750W짜리 4D 부메스터 오디오 시스템이 묶여 있다. AMG 라인도 옵션으로 뒷바퀴 조향 시스템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20인치와 21인치 휠의 광폭 타이어 때문에 최대 조향각이 4.5°로 제한된다.

 

신형 S 클래스가 좋긴 하지만 누군가는 기계적인 한계를 뛰어넘진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9단 자동변속기, 에어 서스펜션, 뒷바퀴 조향 시스템 중 새로운 건 없다. 삼각별의 엔지니어링과 최고의 기술력을 쏟은 곳은 디지털 영역이다.

 

실내는 전통적인 소재와 최신 디지털 감각이 조화를 이뤄 S 클래스에 기대하는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만들었다.

 

신형 S 클래스에는 다임러의 2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처음으로 들어갔다. 처리 능력이 50% 향상됐다. 음성 명령 시스템은 27개 언어를 지원하며, 운전자와 탑승객의 목소리를 개별적으로 학습한다. 또한 네 가지 방법으로 운전자를 알아챈다. 눈동자 추적 카메라를 이용해 안면을, 비상등 스위치 옆 네모난 터치패드를 통해 지문을 인식한다. 음성도 구별한다. 개인식별번호도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운전자를 확실하게 인지하면 모든 설정을 해당 운전자가 저장한 것으로 전환한다.

 

하지만 2세대 MBUX 시스템에서 진짜 인상적인 부분은 따로 있다. 3D 계기반과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두 기능은 모든 라인업에서 옵션으로 제공한다. 3D 계기반은 메인 디스플레이의 왼쪽 상단 모서리에 있는 가상 버튼으로 켠다. 그러면 계기반 상단 가장자리에 자리한 2개의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한다. 고해상도 계기반에는 이를 반영한 2개의 미묘하게 다른 상이 띄워진다. 이를 통해 입체적인 이미지를 구현한다.

 

계기반 레이아웃은 네 가지를 제공한다. 더불어 내비게이션으로 계기반을 꽉 채울 수도 있다. 운전자 보조 기능만 띄울 수도 있다. 5개의 레이다와 5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통해 도로 위 내 차의 위치와 주변의 교통 흐름,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3D 효과는 이 두 가지 모드에서 특히 생생하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1세대 MBUX에서 처음 선보인 스크린 기반의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스크린 위에 화살표와 주변 정보를 겹쳐서 띄워 운전자가 올바른 길을 따라갈 수 있게 했다. 최신형은 디지털 거울 장치를 통해 그래픽을 윈드실드에 투사한다. 피사체 심도를 통해 마치 운전자의 10m 앞에 안내 표시가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상을 띄운다.

 

초반에는 효과가 묘하지만, 몇 분 지나면 완전히 자연스럽다. 적어도 체험했던 대낮에는 산만하지 않았다. 게다가 증강현실 HUD는 운전자가 기대하는 모든 일반적인 정보를 보여준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 관찰하는 앞차를 빛나는 녹색 선으로 가늠하고, 좌우측 사각지대에서 주행하는 자동차가 있는지도 표시한다. 기발하다. 무슨 SF 영화 속 기술 같다. 직접 써본다면 대부분은 더 정확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고마움을 느낄 거다.

 

 

향후 S 58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된다. 최고출력 367마력을 발휘하는 직렬 6기통 3.0ℓ 엔진에 최고출력 142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조화를 이룬다. 시스템 출력은 500마력 정도에 최대토크는 S 580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같은 71.3kg·m쯤 된다. 28kWh 배터리가 들어가 전기모터만으로 96km를 주행할 수 있다. 구형인 S 560e PHEV의 두 배 정도다. 물론 엄청난 힘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최고출력이 800마력에 다다르는 AMG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상의 고급감을 선보일 마이바흐도 머지않아 만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신형 S 클래스는 조금은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자신의 임무를 드러낸다. 기름칠한 부분들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대표하는 특제 세단에 기대하는 게르만족 특유의 정밀함으로 작동한다. 그러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위엄 있고 고급스러운 풍모도 함께 지녔다. 여기에 정성스레 만든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기초적인 인공지능을 갖춘 2세대 MBUX 시스템 같은 최신예 전자장비를 경험하면 S 클래스를 통해 미래가 이미 다가온 듯 느껴진다.

에디터_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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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앵거스 매켄지PHOTO : 메르세데스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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