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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왜 빼? 폭스바겐 제타

독일 세단을 2000만원대의 가격으로 누릴 수 있는 건 과연 행운일까?

2021.02.06

 

손으로 직접 사이드미러를 접어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작은아버지의 무옵션 K5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꽤 오래전 일인데, 최근 폭스바겐 신형 제타를 타면서 직접 사이드미러를 접고 내려야 했다. 7세대 제타에는 전동 사이드미러 기능이 빠졌다. 요즘은 너무나 기본적인 옵션이어서 살짝 당황스러웠다. 수입차 타면서 조수석에 앉은 사람에게 사이드미러를 접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니…. 독일 세단을 2000만원대에 구매하려면 이런 수고쯤은 감수해야 하나 보다.

 

 

신기하게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나름 풍부하게 담았다. 앞차와 간격을 스스로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기본이고 긴급제동 시스템,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등을 모든 라인업에서 누릴 수 있다. 앞좌석에 통풍 시트도 들어간다. 물론 손과 엉덩이를 따듯하게 데워주는 히팅 시스템도 포함된다. 다만 개별 조작이 아니라, 열선 시트를 켜면 무조건 스티어링휠도 따뜻해지는 방식이다. 사실 전동 사이드미러가 빠진 게 살짝 충격이긴 하지만, 신형 제타의 편의 및 안전사양은 크게 부족하지 않다. 키리스 액세스 스마트키, 파노라믹 선루프(프레스티지 사양), 무선 충전 장치, 앰비언트 라이트 등 갖출 건 다 갖췄다. 딱 하나 빼고.

 

 

주행 감각도 의외로 괜찮다. 엔진도 작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차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신형 제타는 고개를 끄덕일 만큼 잘 달렸다. 특히 엔진이 인상적이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성능을 내는 직렬 4기통 1.4ℓ 가솔린 터보 엔진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엔진회전수를 높인다. 보통의 작은 엔진은 거칠게 쥐어짜며 힘을 내는 경우가 많다. 제타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현대 아반떼가 그렇다. 심지어 배기량도 아반떼가 0.2ℓ 더 크지만, 제타의 엔진이 더 여유로운 감각을 전한다. 엔진의 떨림이 적다 보니 승차감도 좋다. 미세한 잔진동도 쌓이다 보면 탑승객의 피로도를 높이기 마련인데, 제타는 그런 진동을 잘 억제했다. 하지만 뒤쪽이 조금 가벼운 느낌이다. 과속방지턱을 살짝만 세게 넘어도 뒤쪽이 통통 튄다. 토션빔 서스펜션의 구조도 그렇지만 차체 뒤쪽이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이다. 트렁크에 쌀 한 가마니 실어주면 승차감이 더 차분해질 것 같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수입차 대중화’를 위해 아주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건 맞다. 예전 같았으면 몸집이 훨씬 작은 폴로밖에 살 수 없는 가격이다. 국산차에 집중되던 시선을 분산시키기 충분하다. 우선 자동차를 허투루 만들 폭스바겐이 아니다. 그리고 제타는 아주 폭스바겐다웠다. 그래도 수동 사이드미러는 너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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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안정환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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