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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 도전했다

랜디 포브스트가 파이크스 피크에서 벌어진 충돌사고와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팀이 그에게 준 두 번째 영광의 기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2021.02.08

 

나는 파이크스 피크를 갈기갈기 찢고 있다. 그리고 해발 3962m에 위치한 ‘무저갱(바닥이 없이 깊은 구덩이)’이라 불리는 코너를 향해 테슬라 모델 3 경주차를 타고 시속 182km로 진입 중이다.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이 진행되는 20km 구간에는 모두 156개의 코너가 있다.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모든 것은 따뜻한 퐁뒤보다 부드러웠다. 이 이야기는 아메리카 마운틴 해발 4267m 산봉우리에서 열리는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의 사이렌 소리에 응답하는 나의 여섯 번째 도전기다. 나는 일반도로에서 펼쳐지는 경주의 스릴과 도전을 거부하지 못한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나빠졌다.

 

 

불과 3개월 전, 테슬라의 유명 튜너인 언플러그드 퍼포먼스의 벤 셰퍼와 함께 ‘서드 로 테슬라(Third Row Tesla)’ 팟캐스트에 참석했다. 당시 나는 경주차가 필요해서 이렇게 말했다. “파이크스 피크 참가를 위해 모델 S 플레이드를 빌릴 수 있을까요?” 그러자 셰퍼가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안 될 것 같아. 하지만 우리가 만든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모델 3 퍼포먼스면 달릴 수 있을지도 몰라.”

 

 

정말일까? 나는 언플러그드 퍼포먼스가 주최하는 테슬라 코르사 트랙데이에서 그들이 만든 서스펜션과 카본 와이드 보디 부품을 적용한 모델 3로 주행했다. 그때 나는 셰퍼의 제안이 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들이 만든 모델 3에는 인상적인 핸들링, 개선된 브레이크와 냉각 시스템, 막대한 토크, 그리고 조절 가능한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높은 고도에서도 배터리 전자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지 않으면서 10분이면 코스 완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연기관차들은 그와 같은 고도에서 숨 쉬기가 힘들고 터보차저 또한 쉽지 않은 환경이다. 따라서 실패는 흔한 일이다. 반면 모델 3는 정상의 해발고도 4302m인 파이크스 피크에 완벽했다. 이런 이유로 프로토타입 버전의 전기 경주차를 이끌고 파이크스 피크로 향했다.

 

 

언플러그드 팀은 신형 모델 3를 벗겨내서 그들이 알고 있는 속도 향상을 위한 모든 부품을 넣었다. 복잡한 고전압 시스템은 개조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구동계를 순정 상태로 유지했다. 다만 희박한 공기로 냉각을 유지하는 기능 몇 가지는 추가됐다.

 

 

우리는 이 차를 <모터트렌드>의 안방과도 같은 라구나 세카 서킷에서 테스트했다. 그리고 첫 번째 주행에서 전기차 기록을 새로 썼다. 모델 3의 즉각적이고 육중한 토크는 4개의 레이싱 슬릭 타이어로 전달돼 협소한 코너를 맹수처럼 탈출하도록 돕는다. 또한, 무게중심이 극도로 낮다. 이 차의 발진 가속력은 정말 최고다. 긴 직선주로를 달릴 때 경외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456마력치고는 정말 빠르다.

 

크레이그는 새로운 구동장치를 조정했다. 언플러그드 퍼포먼스의 주인이자 리더인 벤 셰퍼는 수리를 할수록 미소를 지었다. 네 바퀴에 장착하기 위한 새로운 조절식 댐퍼가 도착했다.

 

나는 안정적인 설정이 주는 신뢰감의 진가를 알아보는 공격적인 드라이버다. 그래서 모델 3의 최대 강점인 저속 탈출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앞뒤 토크 배분을 50:50으로 하는 것을 선호했다. 여기에 언플러그드 팀은 뒤 차축 차동제한장치를 더해 뒷부분이 날카롭게 돌아가도록 설정했다. 하지만 나는 안쪽 앞바퀴의 휠스핀을 막기 위해 트랙션 컨트롤이 출력을 조금씩 갉아먹는다고 느꼈다.

 

 

우리는 앞부분의 하중을 견디기 위해 앞쪽 댐퍼의 리바운드를 키웠다. 아울러 조정 가능한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댐퍼의 뒤쪽 컴프레션을 줄여 뒷부분으로의 하중 이동을 늦췄다. 게다가 우리는 안쪽 타이어가 뜨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앞쪽 안티롤바를 부드럽게 조절했다. 그 결과,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모델 3는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 S보다 약간 느리며, 쉐보레 C7 콜벳 그랜드 스포츠보다 미세하게 빠른 1분 35.79초를 기록했다. 이후 우리는 파이크스 피크를 경험하기 위해 라구나 세카를 떠났다.

 

사고 당일에는 희망이 매우 희박했다. 단조 휠이 종이처럼 접혔다.

 

파이크스 피크에서는 달릴 수 있는 한 번의 기회가 경주날에만 주어진다. 연습은 주중 도로가 개방되기 전 일출 시기에 3개 구역에서 진행된다. 태양이 솟아오를 때, 그곳의 산악 절경은 황홀하다. 예선은 비교적 낮은 2743m에서 출발하며, 우리도 첫날 그곳을 달렸다.

 

 

솔직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놀라운 차이로 참가 부문 1위에 올랐다. 나는 파이크스 피크에서 그와 같은 접지력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배터리 온도는 적당했고, 전자식 회생제동과 결합한 브레이크는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전에 없던 방식으로 코너의 정점을 공략했다. 모델 3는 좁고 구불구불한 리본 같은 아스팔트 위의 나무들 사이로 운전대를 힘껏 비틀 때 예상한 대로 움직였다.

 

 

우리는 2일 차에 자신감을 갖고 고지대에서 연습에 돌입했다. 고지대는 4℃에 머물 정도로 춥고, 땅이 언 곳도 저지대보다 더 심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이런 모습은 일반적이다. 셰퍼가 나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쉽게 생각해. 이곳은 여유 공간이 넓어.” 나는 경례를 하며 “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무저갱’ 코너를 향해 시속 160km가 넘는 속도로 직활강해 진입하는 순간에는 모든 것이 그저 멋지게 보였다. 첫 번째 주행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겨우 세 번째 주행 만에 상황은 변했다. 산속 냉기 가득한 포장도로 때문에 슬릭 타이어의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굽은 길에 진입한 직후에는 거대한 둔덕이 나타난다. 나는 규정 속도로 진행한 연습과 전날 같은 코스를 달린 친구들의 경로로 그 둔덕이 어떤 것보다 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카본으로 된 스플리터를 긁으며 급강하할 때처럼 적정 속도로 달렸다. 그러고 나서 갑작스러운 재앙이 찾아왔다.

 

사고 여파: 차의 손상도는 보기에 따라 나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쿵! 모델 3가 움푹 팬 부분을 빠져나오며 옆으로 튀어 올랐다. 어이쿠! 이전에는 이런 일이 벌어진 적이 없었다. 나는 항상 <모터트렌드>에서 격렬한 트랙 시승을 주로 해왔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재빨리 스티어링을 수정하고 미끄러짐을 멈추기 위해 운전대를 격하게 조작했다. 그 후 차체를 원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모델 3가 아주 느긋하게 움직였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전자 보조장비는 사고를 막지 못했다. 나는 이런 점을 알아차렸고, 이와 같은 고성능 차에서는 보조장비의 개입이 더 많은 컴포트 모드로 주로 달렸다. 하지만 모델 3는 그간 전자장비가 잘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나는 더 나은 감각을 위해 전날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

 

보통 사고에서는 세 가지를 실수해야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첫 주행, 차가운 타이어, 느긋한 스티어링 보조 시스템, 거대한 요철을 충분히 흡수하기 위한 뒤쪽 리바운드 댐핑의 부재 등 적어도 네 가지 실수를 저질렀고, 그로 인해 도로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나는 높이 300m에 이르는 절벽과 도로를 분리하는 돌담에 모델 3를 박았다. 그 뒤 모델 3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건너편의 배수관에 인정사정없이 처박혔다. 나는 아름답고 새로운 창조물을 망가뜨렸다. 물론 나는 팀의 훌륭한 안전대책 덕분에 괜찮았다. 하지만 마음이 아팠고,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모델 3 또한 마찬가지였다. 팀원들이 불쌍한 자동차를 트레일로 끌고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돌아갔다. 말 그래도 정말 끔찍한 사고였다.

 

테슬라 차체 전문가인 크리스티안(왼쪽)과 브라이언(오른쪽)은 수로 센터에서 48시간 동안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속에서 그들은 이제 막 뒤쪽 구동계의 하위 부품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일단 충격이 가라앉자 언플러그드 퍼포먼스의 정신력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희미한 희망이 나타났다. 포르쉐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조 브레너가 전화를 해 두 명의 숙련된 테슬라 기술자인 브라이언, 크리스티안과 함께 그들의 수리 센터를 내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들이 부서진 모델 3를 훑어보는 사이, 언플러그드 퍼포먼스의 CEO 셰퍼가 가장 먼저 수리에 들어갔다. “나는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길 원치 않아. 뭔가 더 나은 결과를 원해.” 그는 정말 놀라운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이다.

 

테슬라의 도움 덕분에 셰퍼는 또 다른 모델 3를 구입했고, 팀원들은 그들이 원하는 모든 부품을 찾아낼 수 있었다.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팀과 수리 센터는 48시간 내내 박살 난 서스펜션과 구동계를 재건했다. 내가 벽을 박은 날은 화요일이었고, 경주날은 일요일이었다. 토요일 밤까지 우리는 주차장에서 원을 그리며 차를 몰았고, 그런 후 브레너가 마련해준 사설 공항에서 8자 주행을 이어갔다. 그녀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

 

 

일요일 아침, 투지 넘치게 복귀한 우리는 경주를 치르기 위해 출발선에 섰다. 나에게 영광스러운 기회를 다시 한번 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낸 이 팀이 고마웠다. 새롭게 만든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테슬라 모델 3는 훌륭했고, 초반 2분은 날아다녔다. 하지만 그 후 전력이 떨어졌다(충돌 후 배터리 팩이 정상인 것을 확인했지만 잘못된 과열경보기가 경주를 할 때 전력을 차단해버렸다).

 

랜디 포브스트는 데이토나 24시간 경주에서 2회 우승했으며 프로 경주에서 90회 이상 우승하며 7회 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마쓰다, 아우디, 볼보, 그리고 포르쉐의 지원을 받아왔다. 랜디는 <모터트렌드>의 뛰어난 객원 레이서이자,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와 같은 행사에서 랩타임을 측정한다.

 

나는 절반의 전력으로 열심히 달리며 정상을 향했다. 그 자체만으로 위대한 승리였다. 심지어 나는 2위를 차지했다. 11분대의 기록으로 들어왔지만, 안타깝게도 선두에 1.3초 뒤지고 말았다. 팀의 수석 엔지니어인 에디는 전체 주행에서 시속 0.2km 느렸기 때문에 그 같은 차이가 발생했다고 계산했다. 아까웠지만 우리는 승자를 축하해줬다.

 

잿더미 속에서 언플러그드와 함께 경주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셰퍼의 말대로 우리는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2021년에 돌아올 것이다. 파이크스 피크가 보내는 유혹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_랜디 포브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레이스, 랜디 포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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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테일러 브로드스키, 댄 올드필드, 언플러그드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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