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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의 기술

자동차 시동을 거는 방식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지문으로 시동을 거는 기술까지 등장했다

2021.02.17

스마트폰을 스마트키처럼 쓸 수 있는 BMW 디지털키

 

초창기 자동차는 시동을 거는 방법이 요즘과는 달랐다. 프런트 그릴에 쇠막대 같은 크랭크 봉을 꽂고 손으로 힘차게 돌리면서 크랭크축을 회전시켜 시동을 걸었다. 그러다 1912년 캐딜락이 전기로 작동하는 셀프 스타터를 개발하면서 손으로 크랭크축을 돌려 시동을 거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1912년형 캐딜락 투어링 에디션은 대시보드에 달린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 수 있었다. 시동 버튼의 시작이다. 시동 버튼은 편리하고 신박한 장치였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누구라도 버튼만 누르면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는 거였다. 당연히 도난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바퀴를 쇠사슬로 꽁꽁 묶어놓는대도 끊고 시동 버튼만 누르면 차를 훔칠 수 있었다.

 

 BMW M5의 시동 버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49년 크라이슬러가 열쇠를 꽂고 돌려 시동을 거는 방식을 소개했다. 차에 맞는 열쇠를 꽂아야만 시동이 걸리는 이 신박한 기술에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열쇠만 잘 지키면 누가 내 차를 훔쳐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으니까. 이후 50년 넘게 꽂고 돌리는 방식의 시동 기술이 이어졌다.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시동 버튼이 달리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21세기의 시동 버튼은 과거의 시동 버튼과는 차원이 달랐다. 누른다고 무조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스마트키가 시동 버튼에 신호를 보내야 스타터 모터를 작동시켜 시동을 걸 수 있었다. 지금 국내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자동차에는 시동 버튼이 달려 있다. 그렇다면 시동 버튼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테슬라 모델에는 시동 버튼이 아예 없다. 그럼 시동은 어떻게 거냐고? 신용카드처럼 생긴 스마트키를 센터콘솔 앞에 놓거나 스마트폰 앱으로 차와 연결한 다음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린다. 시동을 끌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멈춘 후 변속기를 ‘P’에 두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거는 방법도 있다. 현대차가 선보인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 앱에 차를 등록한 다음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거는 것은 물론 문을 여닫고, 비상경보를 울릴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15m 안에 차가 있으면 조작이 가능하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링컨 등 많은 브랜드에서 스마트폰을 스마트키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제네시스 GV70는 지문으로 도어를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다.

 

제네시스 GV70는 여기에 더해 지문인증 시스템을 챙겼다. 지문으로 도어를 열고 시동을 거는 방식이다. 대시보드 디스플레이에서 지문 인식을 선택하고 시동 버튼 아래에 있는 지문 센서에 손가락을 올려 지문을 등록하면 스마트키가 없어도 시동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 수 있다. 내가 설정한 운전석 시트 위치와 룸미러나 사이드미러 각도도 알아서 조정한다. 카페이도 쓸 수 있다. GV70의 지문인증 방식은 센서 면에 손가락이 닿았는지 닿지 않았는지를 인지해 파악하는 정전 용량 방식이라 꼭 손가락을 대야만 인증이 가능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유리잔 등에 있는 지문을 테이프 등에 붙여 인증하는 건 어렵다는 얘기다. 이 밖에 중국에서는 얼굴이나 정맥을 인식해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기술도 개발됐다. 자동차에서 시동을 거는 방식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앞으론 어떤 기술이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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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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