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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이 정도면 즐길만 하지?

서울 강동구에 문을 연 현대 EV 스테이션에서는 전기차 충전도 즐거워진다

2021.04.16

 

많은 사람이 전기차 사기를 주저하는 큰 이유는 충전 때문이다. 나만 해도 “다음 차로 전기차 어때?”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머뭇거리며 이렇게 얘기한다. “음, 가끔 주유소 가는 것도 귀찮을 때가 있는데 충전은 더 귀찮지 않을까?” 요즘은 충전 상황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충전소를 찾아다니는 건 번거롭고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간도 많이 든다. 기름은 1분 만에 넣을 수 있지만 충전은 다르다. 좁은 충전구역에 제대로 주차하는 일부터 충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데 적어도 30분은 넘게 걸린다. 충전기가 꽉 차 있거나 고장이라도 났다면 기다리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전기차 충전이 빠르고 즐거울 순 없을까?

 

 

지난 1월 21일 서울 강동구에 현대 EV 스테이션이 문을 열었다. 현대차가 SK네트웍스와 함께 세운 전기차 충전소인데 일단 겉모습이 근사하다. SF 영화에 나올 법한 멋진 충전기가 띄엄띄엄 놓여 있다. 현대가 개발한 전기차 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다. 하이차저는 350kW급 고출력·고효율 충전 기술을 품고 있다. 국내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의 전력이 120kW니까 세 배 남짓 센 셈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800V 충전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18분 이내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다. 정말 빠르다.

 

 

이곳에 있는 하이차저는 모두 여덟 개다. 하이차저 위에 원반처럼 있는 건 충전기 거치대라고 보면 된다. 충전구역에 차를 세우고 터치스크린에서 메뉴를 선택한 다음 충전구 위치를 터치하면, 위에 달린 충전기가 차의 충전구 위치에 맞게 자리를 잡은 뒤 아래로 내려온다. 충전기는 좌우로 90° 남짓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차의 앞쪽에 충전구가 있으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상관없이 앞으로, 뒤쪽에 충전구가 있으면 뒤로 대기만 하면 된다. 그런 다음 디스플레이에서 좌우를 선택하면 충전구가 내 차 충전구에 맞게 알아서 위치를 맞춘다. 충전구역이 넉넉한 데다 충전기가 알아서 내려오니 충전하기가 꽤 편하다.

 

 

현대·기아차만 충전이 가능한 건 아니다. 충전 규격이 DC 콤보인 전기차는 모두 충전할 수 있다. 단, 현대·기아차 오너들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인증을 받으면 충전 요금을 23% 할인받을 수 있다. 이곳에는 전기차 충전소만 있는 게 아니다. 충전소 옆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카페가 나온다.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테라로사다. 카페 1층은 도서관 분위기로 꾸몄다. 한쪽에 다양한 책이 장식하듯 놓여 있다. 2층은 분위기가 또 다르다. 호텔 라운지처럼 테이블이 띄엄띄엄 놓인 공간과 도서관처럼 꾸민 공간, 갤러리 같은 공간이 섞여 있는데 다양한 공간이 잘 어우러졌다. 1층과 2층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천장도 높아 탁 트인 느낌이다. 충전을 하는 동안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겠다.

 

 

4층에는 SK네트웍스 직원들이 워크숍이나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채움라운지가 있다. 널찍한 공간을 도서관과 회의실처럼 꾸몄는데 한쪽에 있는 커다란 창으로 햇볕이 잘 들어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다. 회의실 한쪽엔 갈대 같은 식물과 나무를 심고 바닥에 자갈을 깔아 삭막한 분위기를 덜어냈다. 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런 곳에서 회의를 하면 없던 아이디어도 마구 샘솟을 것 같은데….

 

 

요즘 유럽에서는 맥도날드와 전기차 충전소를 결합한 맥차저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맥도날드 이탈리아는 200개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충전하는 동안 햄버거를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 충전하는 일이 마냥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을 듯하다. 현대 EV 스테이션이 전국 곳곳에 생기면 전기차 충전도 즐거울 수 있겠는데?

 

 

 

 

 

모터트렌드, 자동차, 전기차 충전소, 현대 EV 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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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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