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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카레라 S, 20년 차이를 경험하다

911은 모든 세대마다 각자 위대함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신·구형으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다.

2021.04.25

 

911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다른 911 모델을 탈 때에도 그 차이가 민감하게 느껴진다. 지난 한 달은 내가 타고 있는 991을 기준으로 과거의 911과 미래의 911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두 모델 다 내가 타고 있는 991과는 많이 달랐다. 


첫 번째 주인공은 앞선 페이지에 등장한 992 터보 S다. 내 차와 비교해 세대가 바뀐 신형 모델인 데다 터보까지 갖췄다. 이 차가 속도를 붙여나가는 과정은 911이라는 이름 아래 공통점을 전혀 찾을 수가 없다. 동그란 눈망울의 선한 얼굴은 모두 위장이다. 힘도 속도도 모두 2배 이상이다. 끈끈한 접지력은 과장을 더해 벽에 붙어서 달릴 수 있을 정도다. 새로운 8단 PDK는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에서도 수동변속기처럼 인위적인 변속 충격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럴 만하다. 엄청난 토크를 전달하는 와중에 덜컹거리면 순간 스핀에 빠질지도 모르니까. 992 터보 S를 타다 991 카레라 S에 오르니 엔진회전 바늘부터 풍경까지 모든 것이 슬로모션처럼 지나간다. 스포츠카를 타다가 승용차로 옮겨 탄 기분이다. 400마력도 일반도로에서 차고 넘친다고 믿어왔는데, 터보 S보다 두 단이나 기어를 낮춰 가속해도 영 굼뜬 느낌이다. 바보같이 엉덩이에 엔진을 달고 있는 911이라는 플랫폼에서 이렇게나 넓은 스펙트럼의 성능이 발휘된다는 점이 놀랍다.

 


또 다른 911은 수동변속기를 탑재한 996 카레라 4다. 관리 상태가 공장에서 갓 나온 신차급이었다. 수랭식 엔진을 처음 얹었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혔던 세대지만, 이번에 타본 996의 회전 질감은 무척 인상적이다. 크랭크샤프트의 회전 밸런스가 예술이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전달되는 엔진의 진동이 991이나 992보다 적다. 아니, 없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피스톤과 커넥팅 로드, 엔진 블록 모두 제조 공차가 없는 부품을 모아 제작하면 이런 느낌일까? 박서 엔진의 구조적 장점이 극대화된 느낌이다. 991보다 좁고 작은 차체 때문인지 스로틀과 엔진도 밀접하게 연결된 감각이다. 가속페달을 밟고 회전수가 올라가는 과정이 계기반 바늘보다 몸으로 먼저 느껴진다. 991이 CD로 듣는 음악 같다면 996은 라이브 공연 같다. 300마력대 초반을 발휘하는 엔진이지만 재미도 991 카레라에 뒤지지 않는다. 재미는 숫자로만 만들어지지 않는 법이니까. 세월이 20년 가까이 흐른 모델이지만 여전히 견고함이 느껴지는 차체 강성은 잡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 이는 1990년대 설계된 독일차의 완벽주의 특성이기도 하다. 


992 터보 S는 다른 차원의 초고성능으로 991보다 매력적이고, 996 카레라 4는 단순함과 솔직함으로 991을 타는 내게 의외의 감동을 준다. 911은 모든 세대마다 각자 위대함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신·구형으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다. 큰일이다. 991이 정답인 줄 알았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글_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겸 레이서)

 

 

PORSCHE 911 CARRERA S

가격 1억6700만원 레이아웃 뒤 엔진, RWD, 2+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8ℓ, 400마력, 44.9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무게 1415kg 휠베이스 2450mm 길이×너비×높이 4491×1808×1295mm 연비(복합) 9.2km/ℓ CO₂ 배출량 195g/km 구입 시기 2018년 12월 총 주행거리 14만600km 평균연비 9.0km/ℓ 월 주행거리 15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8만원(유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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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강병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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