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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도 가상의 시대가 도래했다

현실의 것이 아니면서도 실재처럼 보이는 시대, 우리는 지금 가상의 시대에 산다

2021.05.26

 

컴퓨터를 활용해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세계,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 우리는 이를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 부른다. 비슷한 단어로 인공현실, 사이버공간, 가상세계가 있다. 가상현실은 사용자의 감각을 자극하며 실제와 유사한 공간적, 시간적 체험을 선사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게 한다. 사용자는 가상현실을 통해 단순히 몰입하는 것은 물론, VR 디바이스를 이용해 조작이나 명령 등 가상현실 속에 구현된 것들과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가상현실의 앞선 특징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를 개발해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 온라인에서 만나는 온택트와 맞물리며 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 전시장

코로나19로 자동차 매장 가기를 꺼리는 고객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디지털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데 VR 디바이스를 이용하거나 인터넷 지도의 거리뷰 방식으로 만나는 것이다. 둘 사이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3월, 7년 만에 G80를 출시하며 디지털 쇼룸을 도입했다. 고객들은 VR 디바이스를 이용해 직접 쇼룸을 걸으면서 G80의 외관과 실내를 살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큐레이터에게 설명을 들을 수도 있었다. 최대한 현장감을 느끼도록 하자는 제네시스의 취지에서다. 벤틀리는 지난해 5월 신형 플라잉스퍼를 국내에 소개했을 때 프라이빗 프리뷰 스튜디오를 인터넷 지도의 거리뷰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로 재현했다(VR 디바이스로도 이용 가능). 입구부터 신형 플라잉스퍼가 전시돼 있는 야외 정원까지 실제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게 특징이며, 원하는 방향이나 장소를 클릭하면 이동할 수 있다. 주요 특징들을 클릭하면 자세한 설명이 화면 위에 뜬다. 

 


 

 

전기차 소리

전기차에서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소리는 가짜다. 전기차는 움직일 때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기차는 엔진음이 없어 차가 약 2m를 접근해야 보행자가 알아차릴 수 있다. 디젤차의 경우 10m 내외라고 하니 이것과 비교하면 전기차의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EU는 2019년 시속 20km 이하로 주행하는 차에 대해 56dB 이상의 소리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고, 미국 역시 지난해 9월부터 EU와 비슷한 법안을 실행 중이다.

 

 

전기차를 만드는 자동차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이미지와 색이 들어간 가상의 소리를 개발하는데, 그중 단연 주목을 끄는 브랜드는 BMW다. BMW는 앞으로 출시되는 비전 M 넥스트 기반 모델에서 듣게 될 소리를 위해 유명 음악감독 한스 짐머와 손을 잡았다. 그리고 2020년 6월 그 결과가 공개됐는데, 기존에 우주선에서 날 법한 ‘위잉’과는 사뭇 달랐다.  

 


 

 

음성인식 시스템

음성인식 시스템이 주목받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4년 IBM이 혼다 차에 들어가는 내비게이션에 음성인식 시스템을 넣으면서 시작됐다. 손은 운전대에, 눈은 전방을 주시해야 했으니 주행 중 말로 명령을 내린다는 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2017년 아마존의 알렉사 기반 스마트 스피커가 자동차 분야로 들어오면서 음성인식 시스템은 놀랄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운전자가 요구하는 작업을 처리하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때부터 ‘가상 비서’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예를 들어 운전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내비게이션 경로 변경뿐 아니라 일정 관리, 이메일 전송, 에어컨 온도 조절 등 여러 작업을 수행한다. 꼭 실제 비서같다. 최근 미국에서는 명령을 내려야만 실행하는 게 아닌 시스템이 스스로 운전자 상황을 판단하고 경고하는 시스템도 개발됐다. 계기반이나 운전대에 설치된 카메라가 운전자의 무거워진 눈꺼풀이나 부주의, 곁눈질 등과 불필요한 동작을 감지해 졸음운전을 경고하거나 차의 속도를 줄인다. 자동차뿐 아니라 다른 스마트 가전기기에도 응용하는 등 활용 분야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

자동차 디자인을 원하는 대로 만들고 주행 환경을 바꿔가며 주행 테스트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러면 자동차 회사는 신차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할 거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개발 프로세스에서 VR 기술을 반기는 이유다. VR 개발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나 주행 환경을 구축해 디자인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건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2019년 3월 150억원을 투자해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를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VR 디자인 품평장을 제작했다.

 

 

VR 디자인 품평장에서는 20명의 디자이너가 VR 디바이스를 활용해 각도나 조명에 따라 생동감 있게 차를 실제처럼 볼 수 있다. 또 차 안에 들어가 실제 차를 타고 있는 것처럼 실내를 살펴보고 기능을 작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VR 디자인 품평장 안에는 36개의 모션캡처 센서가 설치돼 있다. 이 센서는 VR 디바이스를 착용한 디자이너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1mm 단위로 정밀하게 감지해 가상현실 속에서 정확하게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기아차는 디자인뿐 아니라 VR 개발 프로세스를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가상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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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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