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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기차가 가솔린 자동차보다 더 싸질 것으로 예측한다

2021.06.08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는 골프와 비슷한 가격이다. 테슬라 모델 3도 BMW 3시리즈와 얼추 비슷한 값으로 팔린다. 프랑스 파리에서 르노 조에 한 달 리스비는 
두 사람의 저녁 식사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유럽에서 자동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전기차만큼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구매 가격이 휘발유나 디젤 엔진을 얹은 자동차 가격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국가에 따라 1만 달러 이상 깎아줄 수 있는 정부 보조금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유럽연합의 엄격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구매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르노 조에 한 달 리스 비용이 139유로(약 19만원)다. 전기차는 미국에서 아직 인기가 많지 않다. 정부 보조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신차 판매의 약 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시장 점유율이 5%에 육박한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하면 유럽에서의 친환경차 점유율은 거의 9%에 달한다. 


전기차가 업계의 주류 모델이 되면서 자동차 산업은 빠르게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역전 현상)에 접근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화석연료를 태우는 차보다 소유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걸 알게 됐다. 따라서 자동차 구매비용을 가장 먼저 낮추는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가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2025년이 전기차가 폭발적으로 많이 판매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술은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했고, 이제 전기차는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엄격한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전기차에 대한 거래를 제안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르노 조에 한 달 리스 비용이 139유로(약 19만원)다. 

 

전기차 산업은 어떤 자동차회사나 전자회사 또는 스타트업이 무게당 전력이 높은 배터리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에너지 밀도라고 하는데,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는 같은 거리를 달리면서 더 적은 원자재와 더 가벼운 무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가격도 더 저렴하다. 


최근 티핑 포인트를 1년 앞당겨진 2024년으로 전망한 에너지 컨설턴트 밀란 타코어(Milan Thakore)는 “에너지 밀도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훨씬 더 강력한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중국의 전기차 회사 니오(NIO)의 후이 장 상무는 “2023년이면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 가격과 똑같은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카네기 멜런 대학교의 벤카트 비스와나단 교수는 신중한 의견을 내놓았다. “전기차는 이미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요. 2010년엔 2025년을 티핑 포인트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2025년보다 빠를 것이란 의견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은 전기차의 크기와 구성에 따라 서로 다른 시점을 맞게 될 것이다. 고급 전기차는 이미 내연기관차와 가격이 동등해지는 ‘가격 평등’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테슬라 모델 3와 BMW 3시리즈는 모두 미국에서 약 4만1000달러에 팔린다. 그런데 테슬라는 BMW보다 소유비용이 낮다. 엔진과 미션오일을 교체할 필요가 없고 점화플러그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거리를 간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보다 전기가 훨씬 싸다. 문제는 고객이 어떤 차를 선호하느냐다. 주유의 편리함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충전의 불편은 있지만 저렴한 소유비용을 택할 것인지 말이다. 사실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지금은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지면 가격 평등에 도달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카를스루에 연구소의 배터리 생산 장비. 막대한 투자로 인해 에너지 밀도가 크게 향상됐다. 현재는 무게를 줄이면서 전력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전쟁

전기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충전식 시스템인 배터리팩의 비용을 킬로와트시당 100달러 미만으로 만드는 것이다. 100달러가 전기차의 가격을 휘발유 자동차만큼 낮출 수 있는 지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현재 배터리팩의 가격은 기술에 따라 킬로와트시당 150~200달러다. 이건 배터리팩의 가격이 약 2만 달러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배터리 가격이 80% 하락했다고 한다.


지금 모든 전기차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그 이전엔 기초 화학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원자재가 사용됐다. 가장 가벼운 무게로 전력을 많이 저장하는 재료 조합을 찾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에게는 이런 움직임이 공포스럽다. 내연기관차는 수십 년 동안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지만, 배터리 기술은 여전히 활짝 열려 있다. 중국은 니오와 같은 신생기업들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배터리 연구에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실제로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은 10년도 안 돼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제조업체 중 하나가 됐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으로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의 CEO 피터 칼손. 그는 테슬라를 꺾기 위한 경쟁에서 “대형 완성차업체 중에서 전부가 아닌 일부가 테슬라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테슬라를 잡으려고 노력한다

테슬라는 2008년부터 전기차를 판매해 왔으며 수년간의 데이터를 활용해 과열이나 과도한 마모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배터리 성능을 안전하게 뽑아내는 기술을 지니게 됐다. 이런 테슬라 노하우는 경쟁사들보다 한발 더 나간 것으로,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차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미국의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 블루 북(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테슬라의 4개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48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유일한 전기차라고 한다. 스위스 은행 UBS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이미 1파운드당 50% 더 많은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배터리 기술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테슬라 경쟁업체들은 훨씬 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초기 테슬라의 공급망을 운영하며 폭스바겐과 BMW의 배터리 제조 계약을 맺은 스웨덴의 신생기업 노스볼트(Northvolt)의 최고경영자 피터 칼손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전기차 제조사들에게 뒤처져 있습니다”라며 “그래서 그들은 테슬라를 이기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자동차 회사는 아니지만, 많은 대형 자동차 회사들이 테슬라를 따라잡을 것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그들이 지닌 공급망과 대량생산 전문지식을 활용해 수백만 대의 저렴한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하고자 한다. 이게 전기차 시대에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기존 자동차 업체의 생존 능력을 테스트하는 좋은 표본이 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다. 현재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3만 유로(약 4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제조 및 판매망을 활용해 몇 년 안에 수백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올해엔 전기 SUV ID.4를 미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의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진입인 셈이다. 과연 폭스바겐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우리는 헨리 포드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량 생산해왔습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는 거의 없었죠. 이건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기술입니다. 문제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학습시간을 얼마나 빨리 통과하느냐에 달렸죠.” 독일의 카를스루에 공과대학 위르겐 플라이셔 교수의 말이다.

 

위르겐 플라이셔 카를스루에 교수는 “우리는 헨리 포드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량 생산해왔습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는 거의 없었죠”라고 말했다.

 

배터리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테슬라 모델 S의 디자인을 이끌었고, 현재는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Lucid)의 최고 경영자인 피터 라울린슨은 이 회사의 초소형 드라이브 유닛을 들고 다니며 자랑하길 좋아한다. 루시드의 고급 전기차 에어(Air)에 들어가는 기술로 전기모터, 변속기 및 디퍼렌셜을 하나로 결합해 공간을 절약하고 무게도 줄였다. 이 외에도 수백 개의 무게절감 장치가 들어가 한 번 충전으로 643km를 주행할 수 있다. 라울린슨의 요점은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처음부터 크고 비싼 배터리가 아니라 공기역학과 무게 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배터리에 집중하는 건 근시안적인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시스템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테슬라 디자인센터의 충전기다. 유럽연합은 거의 20만대의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은 유럽의 절반도 안 된다.

 

충전기 인프라 확충이 도움될 것

2013년, 자나 호프너가 전기차 르노 조에를 샀을 때 그녀의 집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운전하는 건 어디든 모험이었다. 충전소는 드물었고 있어도 작동하지 않는 게 많았다. 현재는 테슬라 모델 3로 갈아탔다. 테슬라는 자체 충전기 네트워크로 안내하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그리고 30분 정도면 배터리를 80%까지 채울 수 있다. 그녀는 전기차 석기시대에 재충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회상하며 말한다. “지금은 지루하다고 할까요? 어디로 가고 싶은지 말하면 나머지는 차가 알아서 하니까요.”


유럽연합은 전기차가 유비쿼터스가 될 때 필요한 충전기 300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20만대의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보다 절반도 안 되는 등 크게 뒤처져 있다. 그러나 “유럽 네트워크는 이미 충분히 밀집돼 있어 전기차를 소유하고 충전하는 것이 문제없습니다”라고 호프너는 말한다. 호프너는 현재 집에서 충전할 수 없어 공공기관 시설을 사용한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가격과 인프라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사람들은 빨리 재충전할 수 있는 장소가 근처에 있다면 크고 비싼 배터리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충전 시간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루시드가 만든 첫 번째 전기차는 비싼 고급형이지만, 라울린슨은 중산층이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가 의미하는 차는 240km 내외의 주행거리를 가진 소형 전기차를 말하는 것이다. 라울린슨이 말했다. “저는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만들고 싶어요. 그게 세상을 바꿀 겁니다.” 

글_JACK E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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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모터트렌드PHOTO : NEW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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