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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다

4세대 시에나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고 등장했다. 장거리 여행이 많은 미니밴에서 더 바랄 게 없는 장점이다

2021.06.06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이 차에 붙은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선두에는 토요타가 있었다. 1997년 세계 최초로 양산 판매를 시작한 프리우스가 그 주인공이다. 해치백인 프리우스에서 세단인 캠리와 SUV인 RAV4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차례로 얹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니밴인 시에나가 하이브리드를 얹고 나타났다. 그것도 AWD까지 갖추고. 

 

우선 겉모습부터 살펴보자. 그간 토요타의 다른 차들이 보여준 개성 강한 앞모습을 비롯해 측면의 화려한 라인들이 더 강조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4세대로 거듭난 시에나는 대담함과 공간감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했음에도 살짝 톤을 낮춘 모양새다. 커다란 그릴은 모양을 그대로 둔 채 주변의 선을 정리했다. 2세대부터 그랬듯 옆 슬라이딩 도어의 레일을 창문 아래 감춰 매끈한 옆면을 유지하되 굵직하게 튀어 오른 리어 펜더 주변의 라인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익숙하지 않기에 조금 과격하다 싶으면서도 균형을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드는 디자인이다. 

 


미니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내 공간이다. 새로운 시에나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조금 보수적이고 안정적이다. 특히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그렇다. 운전석으로 살짝 틀어지긴 했어도 거의 대칭을 이루는 대시보드와 높게 솟은 기어 레버 주변의 센터 콘솔은 쓰기 편하다. 모니터 아래 가장 손이 쉽게 닿는 부분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을 넣은 것도 반갑다. 비슷한 기능끼리 잘 묶여 있는 스위치 덕에 차에 익숙한 사람은 물론 처음 타는 사람도 쉽게 차를 쓸 수 있다. 

 

 

그럼에도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재질이다. 도어 트림을 비롯해 팔이나 손이 닿는 부분은 충분히 부드러운데 넓게 펼쳐진 우드그레인은 감촉이 좋지 않다. 무엇보다 놀라게 되는 건 스크린에 표시되는 경고 문구의 폰트다. 후진 기어를 넣었을 때 켜지는 ‘안전을 위해 차량 주변을 직접 확인하십시오’는 두툼한 빨간색 고딕체다. 물론 경고의 기능과 효과는 충분하지만 해상도가 떨어지고 너무 정직하다. 브랜드 전용 폰트까지는 아니라도 기왕이면 좀 더 세련된 모양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소심한 지적을 벗어나면 실내는 넉넉한 공간과 충분한 활용성으로 가득하다. 새로 쓰인 TNGA 플랫폼의 장점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저중심 설계 덕에 시트 포지션을 낮추면서도 창문 아래와 후드 등을 낮춰 밖을 볼 때 개방감이 좋아졌다. 2열은 물론 특히 3열에 앉았을 때 답답하지 않은 건 장거리 여행에서 큰 장점이 된다. 네 명이 탄다고 했을 때 뒤로 한참을 밀어낼 수 있는 2열은 그야말로 광활한 공간을 만든다. 잠깐 2열에 앉아 쉴 시간이 있었는데, 이런 넓은 발 공간에 2WD 모델에 있는 오토만 시트의 발받침을 떠올리는 건 나뿐이 아닐 거다. 

 


내연기관이 포함된 AWD 파워트레인이라면 엔진을 가로로 넣건 세로로 넣건 뒤쪽으로 가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반면 토요타가 RAV4 등에서 먼저 선보인 전자식 AWD 시스템 E-포는 뒤쪽 구동을 위해 전기모터를 쓴다. 덕분에 차 바닥이 편평해 활용도가 높다. 배터리를 비롯한 뒤쪽 구동계가 모두 3열 시트 고정 부위 앞쪽에 있어 트렁크 공간도 골프백을 세워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원터치로 3열 시트를 접어 넣기도 편하다. 

 


달리기는 부드럽다. 빗길에 성인 서너 명을 태운 상태에서 넉넉하게 달린다. AWD의 동력 배분을 보면 출발할 때, 그것도 급하게 가속페달을 밟는 경우를 제외하면 뒤쪽 모터의 작동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물론 EV 모드나 속도를 줄이는 회생 제동에서는 뒤쪽 모터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원래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앞쪽에 달린 두 개의 모터-제너레이터가 연결된 e-CVT 기어의 움직임이 핵심이었는데, 뒤쪽 전기모터가 더해지며 가장 높은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한 것이라 생각된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가속과 감속이 이뤄져 이질감을 찾기 어려웠다. 한겨울 등 AWD가 진짜로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 달려보면 어떨까 궁금하다. 

 

 

무엇보다 대단한 건 연비다. 시승차에 표시된 주행연비는 14.4km/ℓ였고 기름이 거의 가득 채워진 상태에서 주행가능거리는 800km를 넘었다. 68ℓ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1000km 넘게 달리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여행이 많은 미니밴에서 더 바랄 것 없는 장점이다. 경쟁 모델인 혼다 오딧세이가 V6 엔진의 파워풀한 달리기와 단정한 외모를, 기아 카니발이 가격 경쟁력과 디젤 엔진의 유지비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과 비교하면 시에나는 차별화가 확실하다. 일단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조용함과 뛰어난 연비가 그렇다. 오히려 힘든 선택은 AWD와 2WD 중에 골라야 하는 것이다. 시에나 AWD가 6200만원인데 2WD 모델은 6400만원으로 오토만 시트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20인치 휠과 11.6인치 리어시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살짝 좋은 연비까지 더해진다. 필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다른 장비를 모두 같게 만들고 구동 계통만 다르게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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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장현우(장현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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