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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빠른 BMW M3

BMW의 신형 M3는 눈치가 빠르고 실력이 출중하다. 운전자의 심장을 뜨겁게 주무를 줄 안다

2021.06.09

 

궁금해서 미칠 뻔했다. BMW M3와 M4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하고 기사도 썼지만 정작 시승은 하지 못했다. 이 차의 개발 뒷얘기와 데이터, 제원에 대해 전혀 몰랐더라면 궁금증이 이렇게까지 부풀어 오르지는 않았을 거다. 그걸 다 꿰고 있는데 M3와 M4를 실물로도 본 적이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내게 구원의 손길을 건넨 건 BMW 코리아였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미디어 시승행사를 연다고 알렸다. 역시. 이런 수준의 고성능차는 트랙에서 시승하는 게 M 타운의 ‘국룰’이다.

 


행사 당일 M3와 M4의 실물을 처음 봤다. 세로형 키드니 그릴은 이미지로 봤던 것보다 더 어색했다. 단, 나 같은 사람보단 오히려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물론 서로를 이해할 순 없었다. 그리고 외모보다 중요한 건 실력이었다. 실력 검증을 위해 트랙으로 이동했다. 트랙으로 향하는 잠깐 사이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승차감이 안락해졌다. 아! 한 가지 전제를 빠뜨렸다. 비교적이라는. 몇 년 전부터 스포츠카는 적응형 댐퍼를 통해 매일 타도 괜찮은 차로 진화했다. 포르쉐 911이 그렇고 아우디 R8이 그렇다. 그럼 M3를 패밀리카로 탈 수 있을까? 추천할 순 없지만 가능은 할 것 같다. 아! 한 가지 전제가 또 빠졌다. 아이가 충격에 예민하지 않아야 한다. 

 


인스트럭터의 통솔에 따라 트랙을 달렸다. 웜업을 하며 코스를 익힌 뒤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였다. M3의 가속은 폭발적이었다. 7000rpm 가까이 회전수가 올라가자 엔진은 거칠게 울부짖었다. 코너에 들어가기 직전 강하게 제동했다. 웬걸. M3가 전과 달랐다. 운전자에게 미묘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의도적이었다. 보다 안정적인 자세로 속도를 줄일 수 있지만 운전자에게 더 큰 쾌감을 선사하려는 계산이 깔린 듯 보였다. 코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바닥을 착 붙잡고 돌아나갈 수 있지만 일부러 바깥으로 살짝 흐르거나 안으로 조금 말려 들어가도록 차를 잠시 내버려둔다. 운전자는 그저 스릴을 즐기면 된다. 제어가 안 된다 싶으면 ESC가 바로 들어오니까. 쉽게 말해 운전자의 짜릿함을 배가하기 위해 ESC의 개입을 일부러 약간 늦춘다는 얘기다. 이런 의도된 쾌감을 M3에서 느껴본 건 처음이다. 요즘 ESC는 참 똑똑하다. 운전자가 실력 이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이렇게 의도적인 스릴도 챙긴다. 510마력짜리 차를 일반인들이 제대로 다루는 건 불가능하지만 짜릿함을 안전하게 즐기는 건 충분히 가능하겠다.

 


다음엔 러버콘으로 만든 코스를 따라 달리는 짐카나로 향했다. 슬라럼과 급격한 방향 전환 등을 통해 M3의 몸놀림을 느껴볼 수 있는 코스다. 짐카나에서 M3는 의도된 긴장감 따위 꿈도 꾸지 않았다. 계속해서 이뤄지는 방향 전환과 반복되는 가속, 제동 때문에 가능한 한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았다. 일상에서는 편하기까지 하던 서스펜션이 지레 긴장했는지 스스로를 바짝 조였다. 롤을 최대한 억제하며 바닥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타이어가 한계에 다다르며 소리를 질러도 차체는 예상만큼 쏠리거나 휘둘리지 않았다. 컨트롤을 벗어나도 속도를 줄이며 운전대를 휘감으면 즉시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문득 이마저도 M3의 의도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겠지만 그만큼 똑똑해진 M3가 내 마음을 홀렸기 때문일 거다. M3가 오늘 내 심장을 뜨겁게 주물렀다. 그것도 아주 짜릿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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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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