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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 스포츠 칸, 변화의 서막을 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이 선 굵은 강인한 디자인으로 시대의 조류에 합류했다. 과감한 변신은 과연 쌍용차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2021.06.12

 

자동차 디자인은 점차 과감해지고 있다. 시선을 갈구하듯 매서운 눈빛과 잔뜩 벌린 입으로 거리의 풍경을 압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쌍용차는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았다. 티볼리의 성공이 오히려 독약으로 작용했다. 신형 코란도는 덩치만 부풀린 티볼리가 돼버렸다. 렉스턴도 플래그십의 카리스마를 찾아볼 수 없었다.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도 그랬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최강자로 불리지만 디자인 때문에 이 차를 선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실용적인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SUV 시장이 커지는 것보다 더디게 성장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SUV를 사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기보다 SUV 시장 확대에 기대어 판매량을 유지하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렉스턴 스포츠 칸 부분변경 모델에서 쌍용차의 변화가 감지됐다. 선이 굵은 강인한 디자인으로 바꾸며 시대의 조류에 드디어 합류했다. 사실 이런 변화를 시작한 건 렉스턴 스포츠 칸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렉스턴의 변화도 과감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게 넓히고 다이아몬드 모양의 도트 패턴을 넣으면서 이전의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이보다 더욱 급격한 변화를 택했다. 헤드램프 사이를 간신히 메우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앞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커졌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로지르는 라인은 두툼하게 불려 크롬을 덧씌웠다. 여기에 라디에이터 그릴 가장 높은 부분에 ‘KHAN’이라는 글자를 큼지막하게 넣었다. 이 레터링 아이디어도 좋다. 이 부분이 빠진 렉스턴 스포츠의 앞모습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은 네 개의 알파벳이 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그 밖에 장식처럼 들어간 요소 역시 대담하고 선 굵은 기조를 유지한다. 라디에이터 그릴 양옆으로 자리한 LED 안개등도 과감해서 보기 좋다. 리어램프 사이를 채우는 두툼한 플라스틱 패널 장식도 렉스턴 스포츠 칸의 인상을 젊은 모험가의 차로 바꾸는 데 일조한다. 사실 전에는 밋밋했다. 일상은 물론 오프로드까지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렉스턴 스포츠 칸이라면 선 굵은 장식이 과감하게 들어가는 게 낫다. 우직하게 키운 두툼한 근육을 굳이 말끔한 정장 속에 꽁꽁 숨겨 감출 필요는 없다.

 


실내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렉스턴은 기어노브를 운전자 쪽으로 몰아서 배치하고 남은 공간을 컵홀더 등으로 사용하며 실용적인 부분과 심미적인 모습을 모두 개선했는데, 렉스턴 스포츠 칸은 종전과 다르지 않다. 시승한 차에는 14만원짜리 커스터마이징 품목인 무선충전 패드가 들어갔다. 충전할 때마다 전원을 켜야 하는 불편함이 아쉽다. 다만, 서른 가지가 넘는 커스터마이징 품목을 제공해 고르는 재미는 충분하겠다.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은 종전과 같다. 2.2 ℓ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뤘다.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를 발휘한다. 수치는 같지만 내용까지 같진 않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압축비를 15.5:1로 낮췄다. 쌍용차에 따르면 소음과 진동 성능도 개선했다는데 단순히 압축비를 낮췄기 때문만은 아닐 거다.

 

가속 반응은 초반부터 경쾌하다.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부터 토크를 풍부하게 발휘하기 때문에 거침없이 바퀴를 굴린다. 빈 차로 시승했지만 적재중량을 가득 채워도 힘이 부족하다 느낄 일은 없을 것 같다. 변속기와의 궁합도 좋다. 최대토크 구간을 적절하게 이용하며 힘과 연비를 모두 균형적으로 활용한다.

 


기다란 픽업트럭이지만 움직임도 나쁘지 않다. 시승한 모델에는 다이내믹 서스펜션을 포함한 다이내믹 패키지 2가 들어가 있었다. 전에는 너무 말캉한 서스펜션 때문에 마치 빈 껍데기가 휘둘리듯 달리는 감각이 헐거웠는데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의외로 괜찮았다. 5405mm나 되는 길이지만 뒤쪽이 잘 따라 들어왔다. 접지력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오프로드용 머드타이어를 신어서 접지력은 오히려 손해가 컸을 텐데 의외였다. 아울러 울퉁불퉁한 머드타이어 때문에 승차감에선 손해를 좀 본다. 하지만 이 정도의 움직임과 느낌이라면 머드타이어를 선택해도 괜찮겠다. 보기에 멋지다. 잘 어울린다. 한껏 터프하게 꾸며놨는데 밋밋한 트레드 패턴의 온로드용 타이어가 들어가면 왠지 어색할 것 같다.

 

아울러 렉스턴 스포츠 칸을 구입한다면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품목을 확인해보기를 추천한다. 이런저런 조합에 따라 렉스턴 스포츠 칸이 풍기는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나만의 렉스턴 스포츠 칸을 만들 수 있다. 사실 신차를 사기로 마음먹고 모델까지 결정한 다음 가장 즐거울 때가 옵션을 고를 때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옵션 이외에도 조합할 수 있는 게 많아 차를 사는 즐거움이 더욱 클 듯하다. 부디 렉스턴 스포츠 칸의 부분변경 모델이 쌍용차의 변화에 성공적인 밑거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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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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