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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어떻게 전기차 강국이 됐나?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견인하게 된 배경은 뭘까?

2021.06.24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2020년 중국에서 판매된 신에너지차(전기차, 하이브리드 차 등 전동화 동력계를 쓰는 차)를 약 137만대로 집계했다. 이는 2019년보다 약 11% 늘어난 숫자다.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차(BEV)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5%로 117만여 대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급성장한 유럽 시장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국가별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것이다.

 

중국이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가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커진 것과는 별개로 지난 몇 년간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어느 자동차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와 같은 규모와 성장세는 자동차업계의 움직임을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러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새 전기차를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공개하는 사례가 늘었고, 중국 전용 전기차 브랜드와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토종 업체들도 전기차 개발과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하는 업체 수가 5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차 업계의 외국 진출도 신생 전기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니오, 샤오펑, 리샹이 미국 주요 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주목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여러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전기차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전기차 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탄소배출 저감정책 추진에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UN 총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2030년을 정점으로 2060년까지 탄소 중립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자동차 동력원의 전동화를 정책적으로 강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중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경제성장과 함께 커진 내수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다른 제조업 분야에 비하면 글로벌 시장 진출은 지지부진했다. 게다가 내연기관 중심의 기술로는 기존 자동차업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은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전기차는 기존 업체와 신생 업체 모두에게 비교적 새로운 기술인 만큼 후발 주자인 중국 자동차 업체들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게다가 이미 전기차 관련 원자재 수급 능력과 배터리를 포함한 부품 단위 생산 능력은 높은 수준에 올라 있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기반과 공급망은 모두 갖추고 있다고 봐도 좋다. 적어도 전기차 분야에서는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 벌어졌던 미·중 간 갈등과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기차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반(反)중국 노선을 걸었다. 아울러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고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전기차에 부정적인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전기차 관련 기술과 부품의 서방 의존도를 줄일 구실을 찾았고, 상대적으로 미국의 관련 산업 발전 속도가 둔화된 틈을 타 해당 분야에서 좀 더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아울러 중국은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고, 파리협정 준수를 위해 서둘러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교통수단에서 내연기관차가 차지하는 비율을 빠르게 줄일 필요도 있었다. 이는 중국 내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더불어 업계의 기술 개발도 중국 전기차의 경쟁력을 키웠다. 전기차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인 배터리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미 중국은 CATL, BYD 등 세계적 규모의 배터리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뛰어나다. LFP 배터리는 전기차에 주로 쓰이고 있는 NCM(니켈· 코발트·망간) 계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낮은 에너지 밀도와 성능 특성이 약점으로 꼽혔지만, 꾸준한 기술 개발로 성능이 높아졌고 높은 안정성과 저렴한 값을 내세워 전기차 가격 하락과 보급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쟁력 높은 완성차도 속속 중국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퉈 전기차의 중국 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상하이 현지 공장을 완공하고 모델 3를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모델 3는 출시 이후 상당한 실적을 기록하며 단숨에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그 밖에도 니오, 샤오펑, 리샹 등 전기차 스타트업이 내놓은 제품들도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의 스마트화도 소비자들에게 전기차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용자 경험 기반의 서비스 제공에는 중국의 높은 스마트폰 보급과 방대한 데이터 수집 능력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미 바이두, 텐센트 등 IT 기업들이 자동차업계와 손잡고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차 사용 환경에 반영해 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차 기술 로드맵 2.0’을 통해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2035년 판매될 신차 절반을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나머지 절반을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도록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배터리 혁신기술 연구사업으로 배터리 기술개발 목표를 구체화하는 한편, 자동차와 에너지, 운송, 정보 및 통신 분야 등 산업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목표를 실현하기 어려우리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중국은 정부의 결정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현실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진행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패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있는 만큼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이 폭넓은 파급효과를 낳을 것은 분명하다.

글_류청희(자동차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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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장은지PHOTO : 셔터스톡,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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