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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페라리 포르토피노 M

페라리가 포르토피노 M의 첫 국내 행사를 트랙에서 열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2021.07.04

 

6월호 마감이 끝난 직후 페라리 홍보담당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번에 포르토피노 M을 타고 트랙을 달리는 행사를 열어요.” 순간 귀를 의심했다. “포르토피노를 트랙에서 탄다고요? 성능은 둘째치더라도 포르토피노와 트랙은 콘셉트가 전혀 맞지 않을 텐데요. 포르토피노는 멋진 휴양지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타는 차 아닌가요?”

 

그러자 홍보담당자가 대답했다. “그 말도 맞죠. 그런데 이번에 트랙에서 타는 차는 그냥 포르토피노가 아니에요. M이 붙었다고요.” M은 이탈리아어로 ‘변화’를 뜻하는 Modificata의 앞글자를 따온 것으로, 기존 모델의 성능이 상당 부분 높아졌을 때 붙이는 페라리의 명명법이다. 

 

엔진은 포르토피노에 들어간 V8 3.9ℓ 터보(600마력)를 손봤다. 탄소배출 관련 규정이 새로워지면서(가솔린 미립자 필터 추가) 최고출력이 22마력 낮아졌지만, 새로운 캠 프로파일과 배기 시스템 등을 적용해 42마력을 높여 620마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로마에 들어가는 8단 듀얼클러치를 얹어 뒷바퀴를 굴린다. 포르토피노 M의 최고속도는 시속 320km로 포르토피노와 동일하지만, 무게가 약 40kg 가벼운 데다 최고출력을 더 빨리(7500→5750rpm) 쏟아내는 까닭에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3.5초에서 3.45초로 조금 단축됐다.    
포르토피노 M에서 주목할 특징은 따로 있다. 바로 마네티노에 레이스 모드가 추가된다는 점이다(웨트 모드도 추가). 레이스 모드에는 페라리 다이내믹 인핸서(FDE)가 함께 들어가는데 일종의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차체가 미끄러지는 순간을 예측해 바퀴마다 제동을 걸어 차체 움직임을 섬세하게 조율한다. 성능과 퍼포먼스를 끌어올린 만큼 안전장비도 더 챙겼다는 이야기다. 과감하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는 자신감은 덤이다. 

 

 

몸놀림은 한결 힘차고 묵직하다. 빠르게 달리면 다양한 에어로다이내믹 시스템이 다운포스를 만들어 네 바퀴를 노면에 더욱 밀착시킨다. 이렇게 늘어난 앞바퀴 접지력 덕분에 빠른 속도로 코너를 진입해도 제대로 안쪽을 파고든다. 코너의 정점을 지나 가속페달을 밟아 무게를 바깥쪽 뒷바퀴에 싣고서 차체를 밀어내는 순간은 정말 짜릿하다.

 

이러한 순간에도 좌우 쏠림 현상 없이 차체가 편안하다. 물론 이런 표현 방식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페라리가 그렇다. 상황은 급변하게 돌아가는데 몸으로 다가오는 감각은 무척 편하다. 물리적인 특성을 설명할 수 없으니 헛헛한 웃음만 날 뿐이다. 

 

또 하나의 아이러니는 터보의 존재다. 터보가 두 개나 붙어 있는데 터보 지체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자연흡기 엔진처럼 가속페달을 밟은 만큼 엔진회전수가 일정하게 움직인다. 일정한 반응은 차체 움직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트랙에서 랩타임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트랙 시승이 끝난 후 뒷골이 얼얼했다. 포르토피노 M은 페라리 컨버터블 GT의 활동 영역을 휴양지로 한정한 나의 뒤통수에 제대로 된 한 방을 날렸다. 물론 화끈한 가속력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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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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