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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코드리의 무모한 도전

롭 코드리는 어떻게 코미디언에서 카 마니아가 됐을까? 그 뒷이야기를 살펴봤다

2021.07.20

 

롭 코드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탑기어> 아메리카를 촬영한 첫날은 그의 마지막 날이 될 것 같았다. 그는 열심히 추격 중인 스티그와 함께 경찰차를 몰며 황무지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코드리가 계약했던 것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럴 수가! 내가 대체 무슨 사건에 말려든 거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코드리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나는 위험한 걸 무서워해. 통증에 대한 내성도 낮아. 난 저돌적인 사람이 아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죽을 수도 있는 방법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아.”

 

다섯 번째 에피소드를 보면, 한창 추격 중일 때 내용을 알 수 없는 그의 독백이 시작됐다. 두려움으로 가득 찬 코드리의 눈이 도로와 룸미러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결국엔 뒤에서 거칠게 떠밀리는 바람에 그는 패배했다. 코드리는 스티그가 자신을 박살냈으며 자신의 차가 금방이라도 구르거나 폭발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둘 다 가능성 있는 일이다. 

 

실제로는 코드리가 탄 자동차 오른쪽 뒷바퀴가 연석에 부딪히며 옆으로 튀어올랐다. 스티그가 그의 차로 가까이 다가오기는 했지만 안전한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코드리가 받은 충격은 꽤 컸다. “난 제정신이 아니었어. 첫날 겁에 질려 시간을 보낸 기억뿐이야. 경주에서 당황했고, 결국 끝내지 못했어!” 그는 “끝. 내지. 못했어!”라는 말을 강조하기 위해 손으로 탁자를 내려쳤다. 그는 어쩌다 자신이 저돌적인 ‘부캐’를 얻었는지 알 수 없었다.

 

 

올해 50세인 코드리는 1990년대 뉴욕에서 젊은 배우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경력이 이 순간으로 이어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대중교통이 24시간 움직이고, 45%의 가정만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도시에서 그는 내재된 자동차 열정을 표현할 배출구가 없었다. 대신 그는 모든 오디션을 찾아다니고 즉흥연기를 공부하는 데 집중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뛰어다니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말이다. 그의 아내 샌드라조차 자동차에 대한 남편의 관심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1994년식 토요타 코롤라는 확실히 스포츠카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5단 수동변속기가 들어가 있었다.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코드리의 자동차 유전자가 발현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코드리의 첫 차는 1975년식 포드 핀토인데, 한 가지를 제외하면 어떤 면에서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 한 가지란 오직 첫 차만이 전달할 수 있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차는 오일이 자주 새 부모님 집 앞을 엉망으로 만들었어. 또 변덕스럽고 형편없었지. 하지만 하얀색 우드그레인이 있었던 그 차를 나는 진심으로 사랑했어. 심지어 차체 바닥이 녹슬어서 물웅덩이를 건널 때 다리를 들었는데도 말이야. 그 핀토처럼 1970년대 냄새가 나는 차는 없었어. 나는 지금도 정말 유쾌한 냄새를 맡을 수 있어.”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한 일은 코드리의 자동차 열정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을 때,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을 ‘차쟁이’라고 말했다. 코드리가 주말에 운전한 자동차에 점수를 매기는 일이 그 행위의 전부일지라도 말이다. 그의 아내도 남편의 관심사를 잘 알고 있었다. 남편이 차고 크기로 집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있다는 걸 알아챘기 때문
이다.

 

그런 후 그에게 <탑기어> 아메리카 출연진에 합류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코드리는 곧바로 승낙하지 않고 신중하게 고민했다. “‘당신들도 알다시피 나는 자동차 마니아예요”라고 물으니 그들은 이렇게 답했어. ‘알고말고요.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당신을 캐스팅한 게 아니에요.’” 동료 공동진행자인 댁스 셰퍼드와 제스로 보빙던은 레이싱 경험이 있었다. 그들의 열정은 자동차 쪽 일을 하며 증폭됐다. 그와 달리 코드리는 시청자를 대표하는 평범한 사람으로 캐스팅됐다. 적어도 코드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 쇼에서는 제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다. 종종 설계 때문에, 우연 때문에 그런 일이 더 자주 발생한다. 만약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그것은 제작자와 진행자 사이의 복잡한 관계가 분명한 현실이라는 점이다. 시나리오는 작가실에서 진행자들의 장점을 강조하고 약점을 활용하기 위해 구성된다. 하지만 촬영 당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진행자들과 그들이 미션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그 에피소드에서 코드리는 두려움에 거의 잡아먹힐 뻔했다. 하지만 마른 호수 바닥을 가로지르는 드래그 레이스를 받아들인 코드리에게 행운의 여신이 함께했다. 캐릭터에 충실한 셰퍼드는 자신의 캐딜락 플리트우드 브로엄에 질소 시스템을 추가했으며, 보빙던은 미니 쿠퍼에 공기역학적인 꼬리를 달았다. 반면 코드리는 경찰차의 내부를 뜯어내고 배기구를 톱으로 썰었다. 더 가볍고 시끄러워진 코드리의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는 질소가 작동하지 않은 캐딜락과 바람으로 속임수를 쓴 미니에 맞서 승리를 따냈다.

 

“화면 뒤의 비밀이 있다면, 시청자는 단 하나의 경주를 보고 있다는 거야. 우리는 제작진이 다른 각도로 여러 번 촬영할 수 있도록 경주를 네다섯 번 했어.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경주에서 이겼지. 그래서인지 키가 1.5m는 더 커진 느낌으로 차에서 내릴 수 있었어.” 당시 상황은 코드리가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프로그램을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포용력을 키웠다. 

 

 

그때부터 코드리의 머릿속 바퀴가 재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미션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즌1에서 내가 자부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어. 백과사전 같은 셰퍼드와 보빙던이 나보다 차에 대해 많이 알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거야.” 그는 경주에서 체계적인 사고와 전략적 기획을 통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탑기어>에서는 단지 최고의 차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도전에 적합한 차를 골라야 한다. 이런 식의 줄타기 같은 사고방식은 코드리의 전술적 본능을 자극한다. 잘못된 선택이 올바른 차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전할 때마다 선택해야 하는 자동차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

 

코드리는 자신을 오도 가도 못하게 했던 차를 떠올렸다. “사브 900 터보를 선택했어. 그 차는 여태껏 내가 탑기어에서 고른 것 중 최악이었지. 나는 항상 최고의 차로 일했기 때문에 선택한 차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어. 하지만 사브를 받았을 땐 그러지 않았어. ‘난 이제 <탑기어> 아메리카 사람이야. 고장 난 차를 갖고 있는 사람 말이야’ 같은 입장이었지. 그런데 상황은 반전됐어. 터무니없는 상황에 대처하는 게 재미있다는 걸 깨달았거든.”

 

 

그 순간 코드리의 접근법이 즉흥적으로 바뀌었다. 당시의 경험으로 인해 그는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신속하고 융통성 있는 재치를 발휘했다. 드리프트 미션이 시작될 때 그는 마음속으로 미끄러지는 방향을 향해 코스를 바꾸며 날아갔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했다. 

 

촬영장에서 코드리를 보면 이 일의 이중성을 느끼게 된다. 일단 에피소드의 아이디어가 승인돼 자동차가 정해지면 코드리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 모든 디테일을 흡수한다. 만약 미션에 레이스가 포함되면 그는 더 빨리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똑똑하게 달릴 수 있을지에 집중할 것이다. 그의 병든 사브가 트랙에서 셰퍼드와 보빙던의 더 건강한 자동차와 맞설 기회가 없다는 게 분명해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발길이 뜸한 도로를 달리는 걸 선택했다. 포장도로에서 이탈해 지름길을 찾아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달하는 흙길 말이다.

 

 

“나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세웠던 계획을 모두 뒤집을 준비가 돼 있어. 그리고 바로 그 점이 <탑기어> 아메리카의 자질이라고 생각해. 우리는 언제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어딘가로 향해. 그리고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지.”

 

체계적인 것이 즉흥성과 결합한 이 기술은 자동차 리뷰에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코드리는 보다 지적인 접근법을 위해 타이어를 녹이는 번아웃과 풀스로틀 전략을 피한다. 대신 사전에 기술 제원에 몰두해 전략의 기초를 만든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자동차로 무슨 말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람과 기계 사이의 관계를 구축하는 게 다소 특이하게 들린다면 이것만 기억하자. 엄밀히 따지자면 코드리는 여전히 평범한 사람이다. 적어도 현재는 그렇다. 다만 매번 진행되는 에피소드마다 그가 좀 더 빨리 달리고, 운전석에서 좀 더 경험을 쌓는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와 같은 180° 태세 전환은 코드리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새로운 두려움도 안겼다. “나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내가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야. 현저히 말이야. 나는 아직 다른 두 사람만큼 실력이 충분하지 않아. 그래서 잘하고 있음에도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게 위험해. 단지 난 처음 캐스팅됐을 때보다 잘하고 있을 뿐이야.”

 

더 많은 영향력을 자랑하는 건 좋은 문제다. 그것 또한 코드리가 더 알찬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어떤 도전일까? 코드리는 대답하기 전에 잠시 생각했다. “대형 트럭! 대형 트럭이야!” 그는 연달아서 그 말을 다섯 번 더 말했다. 틀림없이 그의 목소리에는 환희가 묻어 있었다. 코드리가 그 도전을 실행할 수 있을까? 하지 못한다면 슬플 것 같다.

글_데렉 포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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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DCL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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