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똑똑한 운전법 수강기

레이서 랜디 포브스트와 함께한 드라이빙 스쿨은 나의 배움에 대한 경험 중 가장 잊지 못할 기억이 됐다

2021.07.22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대학 시절 내 방식대로 바꿔본 고전소설들을 이제야 제대로 완독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말하는 건 지식에 대한 갈증이다. 중년에 들어서며 학습 능력은 자꾸만 감퇴하는데 지식에 대한 갈망은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이건 인생에서 가장 잔인한 농담 중 하나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마침내 뭔가 배우고 싶어질 때에야 뇌가 이미 조기 은퇴 후 내 곁을 떠나버렸단 걸 깨닫는다. 사실 금요일 저녁에 사람들과 마작을 즐기고, 매일 아침 낱말 퍼즐을 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총명함을 유지할 수 있다.

 

 

난 계산기 없이 간단한 계산을 하고 싶다. 스페인어도 유창하게 구사하고 싶다. NHL 선수처럼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 그러나 내 지식의 버킷리스트 첫 줄에는 단 하나의 기술이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전문 드라이버가 되고 싶다. 협소한 공간에 완벽하게 평행 주차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그건 운전면허를 가졌다면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 운전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종종 <탑기어> 아메리카 진행자로서 특출한 운전 실력과 용기를 요구받는다. 그것도 세계적인 드라이버의 수준만큼. 그리고 <탑기어> 아메리카를 함께 진행하는 제스로 보빙던과 댁스 셰퍼드가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타고 정신줄을 놓은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며 드리프트할 때의 자신감을 나 또한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적어도 나는 <탑기어> 아메리카 진행을 맡을 수준의 능력은 타고났다. 그래선지 난 이례적으로 충분히 해낼 각오가 됐다. 내가 가진 유일한 강점은 강박적인 집중력이다. 나는 무언가를 하기로 마음먹으면 무조건 해내는 편이다(다행스럽게도, 난 코미디언이다).

 

그래서 나는 <모터트렌드>의 샌님들과 화상회의를 했다. 그리고 윌로 스프링스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랜디 포브스트에게 드라이빙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조치할 때까지 TV와 영화에서 내가 얼마나 잘나갔는지 자랑질을 해댔다. 그들은 엄밀히 따지면 자신들이 내 상사라는 점을 상기시키려 점잖게 애썼다. 나는 개의치 않았다. 내가 받은 수많은 에미상 트로피 중 하나로 턱을 벅벅 긁으며, 이번 경험에 대해 퓰리처상 받을 수준의 글을 써서 <모터트렌드>에 기고해주겠다고 했다. 이 얼마나 하해와 같은 배려인가! 매우 흥분한 그들은 몇 대의 차를 구해왔다. 그리고 현역 레이싱 챔피언이자 드라이빙 강사인 랜디 포브스트에게 도움을 청했다.

 

 

일정이 정해졌고 전문 드라이버를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내겐 정서적으로 중대한 난관이 하나 있다. 선생님과 잘 지내지 못한다. 나는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분했다. 스스로 비범하기를 갈망해서다. 마음속에 자리한 이 못난 구석은 대개 조급함과 초조함으로 나타난다. 지금부터 이 추한 마음을 ‘밥’이라고 부르자. 나는 좋은 사람이지만 밥은 ‘빵꾸똥꾸’다.

 

가르침을 받는다는 극도의 고통에 굴복할 때면 나는 선생님이 단 한마디로 비결을 알려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그리고 거의 그렇게 될 뻔했다. 랜디는 내가 바라던 유형에 가까웠다. 단연코 나의 ‘마스터’다.

 

 

랩타임을 재며 트랙을 주행할 차로 랜디는 2021년형 마쓰다 3 2.5 터보를 추천했다. 네바퀴굴림이라 다루기 좋고 고속에서 제어하기도 까다롭지 않아서다. 스트리트 오브 윌로 서킷에 마련된 <탑기어> 아메리카 테스트 트랙의 기준 랩타임을 2분04초05로 설정했다. 이후 나는 첫 번째 강의를 들었다. 주제는 ‘차 밖에서의 간단한 설명’이었다. 이날은 비가 예보됐다. 트랙에서는 불운한 일이다. 첫 번째 강의가 차 밖에서의 설명이라면 더더욱. 사막의 강한 바람에 의해 형성되는 적란운을 제외하면 하늘은 다행히 맑았다. 다만 7℃의 기온은 좀 불만이었다. 캘리포니아치고는 추웠다.

 

바깥에서 바람에 벌벌 떨던 밥은 랜디의 첫 번째 강의 전부터 모터트렌드 <비하인드 신> 제작진이 카메라에 대고 멘트를 하라는 걸 참지 못했다. 랜디는 이 수업을 ‘간단한 탭댄스(내가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중 하나다)’라고 불렀다. 그리고 고성능차 운전 시 무게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불현듯 운전 중 밥이 나타날 것 같았다. 그러곤 자기가 읽은 무게에 관한 모든 물리학 책에 대해 외쳐댈 것 같았다. 하지만 이해한 건 그중 절반에 그친다는 걸 난 인정해야만 했다. 차체 롤링에 관한 심각하고 지루한 도표만큼 불면증에 특효인 약도 없다.

 

마쓰다 3 2.5 터보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빨리 달리기 위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걸 증명하는 훌륭한 트랙 훈련용 도구다.

 

랜디는 내게 오른발을 왼쪽으로 두드린 뒤 다시 오른쪽으로 두드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른발에 온몸의 체중을 싣고 다시 이 행동을 반복하라고 했다. 당연히 난 할 수 없었다. 그러자 랜디가 두 번의 폭풍 설교 중 첫 번째를 시전했다. “당신의 체중이 브레이크고, 당신의 발이 접지력이라구욧!”

 

쿠궁. 이제야 그가 날 이해했다. 나도 그를 이해했다. 앞 타이어는 무게가 실릴 때 접지력이 더 향상된다. 당연하다.

랜디가 물었다. “무엇이 차를 조향하나요?”
쉽다. “운전대요!”

 

랜디의 말문이 막혔다. “뭐. 네. 그렇죠. 그런데 누가 차의 방향을 이끌죠?”
“아! 완전 저죠! 제가 조향하죠. 하핫!”

 

랜디는 마치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대하듯 말을 이었다.
“됐고. 앞 타이어죠. 앞 타이어가 차의 방향을 바꾸잖아요. 그렇죠?”
“아하하하! 그렇죠! 맞습니다, 맞아요!” 

 

 

이로써 두 가지 사실이 명확해졌다.
1. 나는 바보다. 
2. 고속에서 조향할 때는 충분한 접지력을 얻기 위해 반드시 브레이크를 먼저 밟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다. 하지만 가장 간단한 것일지언정 실질적인 감각으로 완벽하게 익히기 위해서는 때론 어른의 자존심을 내려놓아야만 한다. 코너 진입 전 제동 지점을 설정하고 정확히 제동하기를 반복해서 연습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시늉에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스키드 패드에서 진행할 두 번째 강의에 흥분했다.

 

 

랜디는 이번 실습을 위해 차를 바꿨다. 뒷바퀴굴림 방식의 2020년형 BMW M2 CS로 스키드 패드에서 마치 발레 같은 움직임의 드리프트를 보여줬다. 그의 솜씨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나는 마냥 신났지만 밥은 잔뜩 화가 났다. “이번 주행은 무조건 잘해야만 해!”

 

하지만 랜디와 자리를 바꾸자 나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사람처럼 차를 몰았다. 마치 술 취한 무용수처럼 빙빙 돌기만 했다. 난 잠깐씩 성공했을 뿐, 대체로는 실패했다. 랜디가 두 번째 폭풍 설교를 시전했다. “기본부터 꾸준히 해보세요.” 반복해서 숙달하는 게 답이라는 의미다.

 

영화에서는 멋지게 옆으로 미끄러지는 게 쉬워 보인다. 하지만 직접 하려면 시간과 전념, 자신감이 필요하다.

 

나는 늦은 오후까지 내내 트랙에서 연습을 이어갔다. 랜디는 내가 숙달될 때까지 설교를 반복했다. “가고 싶은 방향을 바라보세요. 왼쪽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을 보면 됩니다.”

 

몇 시간이 지났다. 트랙에서 더 활기차고 잘 달리는 M2 CS를 운전하던 끝에 나는 결국 지쳐버렸다. 랜디는 이 경험을 ‘과몰입 교육’이라고 묘사했다. 나는 콧대 높은 나의 자존심에게 그저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제 마쓰다 3로 최종 랩타임을 측정해 오후 반나절 만에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 랜디는 내가 2분04초05에서 10초쯤은 줄일 거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적란운이 결국 비와 우박으로 트랙을 완전히 적셔버렸다. 랜디의 자신감도 꺼져버렸다. “그럼 한… 5초?”

 

나는 흠뻑 젖은 트랙에서 몇 바퀴 연습 주행을 했다. 이는 마쓰다 3 ESC의 한계치를 찾아내 슬쩍 자극해보는 수업이었다. 나는 최종 랩타임 측정에 도전할 준비가 될 때까지 랜디의 설교를 되뇌며 달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은 코스 전체를 드리프트로 누비고 있었다!

 

정밀한 시간 측정 프로그램의 좋은 점과 나쁜 점: 운전자의 실력에 대한 의문점이나 모호한 부분을 찾을 수 없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랜디와 나는 낙관적이었다. 그는 진도를 좀 더 빼자고 했지만 난 이미 너무 지쳐 있었다. 다른 드라이버들에게 내가 느낀 피곤함의 유형에 대해 설명했다. 그들은 운전대 뒤에서 열심히 일하며 느낀 육체적, 정서적 고통에 대해 잘 안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거친 말을 쏟아내자 랜디는 더 이상 나를 압박하지 않았다.

 

타이머 담당자들은 차분했다. 은밀히 상의했고 엷은 미소 이상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제발! 이 모든 게 헛수고였다니! 댁스와 제스로에게 계속해서 패배할 거라고! 랜디의 얼굴에 먹칠을 할 거라고!’

 

 

나는 911을 타고 달릴 절벽을 검색했다. 더 이상 운전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다. 그때 인쇄물을 건네받았다. 거기에 그래프가 있었다. 그래프의 의미를 알아차리곤 갑자기 엄마를 껴안고 울고 싶었다. “와! 7초!”라는 소리가 들렸다. 과연 내가 어느 수준인지 비슷한 기록을 찾았다.
내 어깨 위로 랜디의 얼굴이 불쑥 들어왔다. 물론 그는 그래프를 잘 본다. 1분57초55란 기록을 가리켰다. 내가 랩타임을 7초나 단축시켰다니! 갑자기 진짜 드라이버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제스로와 댁스가 우라칸으로 드리프트할 때처럼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났다. 돌이켜보니 나는 당시 경험을 이렇게 회상하기를 좋아한다. 그 7초를 발견한 사람은 드라이빙 스쿨 명예교수인 랜디 포브스트였다. 랜디와 나는 그저 함께 실행할 뿐이었다. 랜디와 함께할 때 나는 달라졌고 밥은 그저 속삭일 뿐이었다. 이제 나는 끊임없이 연습할 때만 마법이 일어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랜디 덕분에, 거의 매일 연습할 수 있는 <탑기어> 아메리카에 합류한 것에 대해 더욱 감사한다. 운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해야 할 일은 가고자 하는 곳을 바라보는 일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그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글_롭 코드리

 


 

 

랜디 포브스트가 알려주는 운전 꿀팁
한계 상황에서 운전하는 법을 배우는 건 사실 소방 호스로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마셔야 할 게 너무 많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강의 초반은 보통 간단하고 기본적인 내용으로 채운다.

 

무게 관리는 드라이버의 주요 임무다. 무게를 타이어 쪽에 실으면 접지력이 향상된다. 이는 발로 쉽게 입증할 수 있다. 예컨대 발을 가볍게 미끄러트리면 접지력이 사라진다. 반면 발에 체중을 실어 누르면 바닥에 잘 달라붙는다. 같은 원리를 타이어에 적용해보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이용하면 자동차의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다. 무게는 감속하면 앞으로, 속도를 올리면 뒤로 이동한다. 무게가 뒤쪽으로 이동할 때 차의 앞부분은 가벼워진다. 때문에 조향이 잘되지 않는다. 반면 브레이크를 밟아 앞 타이어에 무게를 충분히 실으면 조향이 잘된다.

 

코너에 들어서면 빠져나갈 때까지 브레이크를 밟거나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어 계속 서행해야 한다. 가속은 코너를 탈출하며 시작한다. 제동과 가속으로 인한 작은 변화가 차의 진행 방향에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는 걸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동력을 더하는 과정은 부드럽게 이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누구든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가기 마련이다. 코너에 진입할 때는 도로 앞의 안쪽 가장자리를 바라보면 된다. 인간의 눈과 손은 자연스럽게 협력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앞을 내다보는 행동은 우리의 손과 발이 옳은 일을 하도록 이끌 것이다.

 

만약 통제력을 잃고 회전하면 브레이크를 급히 밟고 차가 멈출 때까지 유지하면 된다. 차를 가장 빨리 멈출 수 있는 방법이므로 가장 안전한 행동이다. 만약 같은 상황에 수동변속기 차를 물고 있다면? 간단하다. 즉시 두 발을 쭉 뻗어 클러치와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아 차가 멈출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물론 차의 뒷부분이 미끄러지기 시작한다고 해서 전부 불가피하게 빙글빙글 회전하지는 않는다. 페달이 아닌 운전대를 사용해 미끄러짐을 바로잡고, 시선은 항상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야 한다. 자동차가 향하는 곳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대신 코너로 향하는 운전자의 시선과 그렇게 생각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억하자. 우리의 자연스러운 생존 본능은 우리가 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을 보게 만든다. 따라서 시선은 반드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유지해야만 한다. 

글_랜디 포브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롭 코드리, 랜디 포브스트, 똑똑한 운전법, 드라이빙 스쿨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포비 풀리넨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