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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사운드의 가벼움, 기아 K8 메리디안 오디오 리뷰

기아 K8의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 뒤에는 현대모비스의 기운이 잔뜩 어려 있다. 오리지널리티는 과연 누구?

2021.08.16

기아 K8 실내

 

스치는 향기에 홀연한 기억이 떠오르듯 흐르는 음악에 잊힌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를 때가 있다. 청각은 예민하고 음악은 강렬하다. 잔잔한 멜로디에도 기억은 언제든 타래처럼 얽힐 수 있다. 그래서다. 자동차 회사에서는 오디오를 각별하게 생각한다. 드라이빙에 대한 인상과 분위기가 음악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 브랜드라고 다를 리 없다. 기아는 품격을 더하며 이름까지 격을 올린 K8에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메리디안을 도입했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현대모비스가 차려놓은 밥상에 메리디안이 숟가락을 얹은 격이다. K8에 들어간 오디오는 두 회사가 2년간 공동으로 개발한 시스템인데, 현대모비스가 주도했다. 직접 스피커와 앰프 설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K8 출시 전에는 메리디안 소속 마에스트로와 엔지니어를 국내로 초청해 오디오 튜닝을 맡겼다. 그렇게 탄생한 게 지금 K8에 들어간 메리디안이다.

 

기아 K8의 오디오 시스템은 메리디안의 호라이즌을 통해 세 가지 음향 모드를 제공한다. 현장감을 강조한 스테이지 모드와 입체감이 도드라지는 서라운드 모드, 여기에 커스텀 모드를 추가해 입체감과 몰입감을 각각 1~4단계로 조정해 나만의 음향효과를 만들 수 있다. 인텔리 큐는 속도에 따라 음량과 음질을 자동으로 보정하는 시스템이다. 단순히 볼륨 조절에 그치지 않고 음향까지 섬세하게 조정한다.

 

기아 K8에 들어간 메리디안 오디오 스피커

 

현대모비스는 K8의 메리디안 오디오가 “기존에 비해 우퍼 출력을 높여 저음 재생이 탁월하다”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스마트폰을 케이블로 연결해 FLAC 음질의 다양한 음악을 재생했다. 실제 우퍼의 해상력은 괜찮았다. 음향 조절 없이 묵직한 소리를 잡음 없이 들려줬다. 다만 소리가 바닥에 그대로 머문다. 공명감도 부족하다. 때문에 귀에서 멀리 들린다. 높아진 출력을 실감하기 어렵다. 센터스피커도 출력이 약하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의 제원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윈드실드를 타고 넘어오는 중음역의 생생함을 기대할 수 없다.

 

다만 트위터가 발군이다. 명료한 소리가 귓가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귀와 가깝게 들리지만 피로감도 적다. 티타늄으로 만든 트위터가 K8의 사운드 시스템에서 가장 멋지게 제 역할을 한다. 덕분에 K8의 메리디안 사운드 by 현대모비스는 대체로 무난하고 가끔은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단, 뒷좌석에서는 아쉽다. 메리디안 호라이즌을 서라운드 모드로 선택했을 때 그렇다. 오묘하고 기괴한 사운드가 귀 바로 뒤에서 들린다. 후방 스피커가 입체감을 너무 강조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 부분은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는 메리디안의 뛰어난 음향처리 기술을 오롯이 경험하기엔 부족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메리디안이란 이름값에 비해 아쉬울 뿐, 충분히 즐길 만하다. 우퍼에 대한 기대만 살짝 내려놓는다면.

 


 

 

기술의 메리디안

메리디안은 1977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오디오 브랜드는 대체로 스피커나 앰프 등 하드웨어에 대한 개발과 발전을 이어가는데, 메리디안은 다르다. 오래전부터 디지털 사운드에 관심이 많았다. 음장 시스템과 음향, 디지털 음원 압축 등 디지털 사운드 관련 기술이 발군이다. DVD와 블루레이의 사운드, 돌비의 트루 HD 사운드가 모두 메리디안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수프얀 어때?

K8에 들어간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은 우퍼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장르의 음악과 잘 어울린다. 시승하면서 들었던 앨범 중에는 수프얀 스티븐스가 2015년 발표한 앨범 <Carrie & Lowell>이 가장 좋았다. 트위터를 통해 흘러오는 기타의 여린 감성과 수프얀 스티븐스의 반쯤 비어 있는 목소리가 귀를 타고 들어와 가슴을 공기 반 온기 반으로 채운다. 생각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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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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