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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않아도 양탄자는 양탄자, 아우디 Q8 55 TFSI

더 이상 고성능으로 올라갈 필요는 없다. SUV의 편안함과 기분 좋은 달리기, 흡족한 배려를 두루 느낄 수 있다. 그럼 됐지 않나?

2021.09.11

 

서울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경기도 북동부를 향해 쭉 올라가는 길은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무척 한가롭다. 짙푸른 물감이라도 풀어놓은 듯한 하늘은, 시원한 차 안에서 바라보기엔 완벽하게 아름답다. 그럼에도 그 말끔한 도로를 한 시간여 달리다 보니 뭔가가 자꾸만 거슬리기 시작한다. 바로 거의 1km마다 하나씩 있는 과속단속 카메라다. 평소 통행량은 많지 않은데, 도로 포장이 잘돼 있으니 간혹 이곳을 찾는 국민의 안전을 염려하는 마음은 백번 이해한다. 그래도 절절 끓어오르는 서울 도심을 벗어나 모처럼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데, 흠칫 놀라며 브레이크 페달을 서둘러 밟거나 초조한 마음으로 속도계를 내려다봐야 하는 것도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마치 마법의 양탄자에 올라앉은 듯 매끈하게 달려나가는 Q8 55 TFSI의 주행감은 때론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도심을 벗어나면서부터 그랬다. 시각을 뺀 온몸의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하더니, 지금 대체 어느 정도의 빠르기로 미끄러져가는지 체감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고 말았다. 길이 5m에 무게만 2t이 넘는 이 거구가 이럴 줄은 몰랐다. 선글라스를 끼고도 눈부신 한여름 햇살은, Q8 55 TFSI의 멋진 활강을 더 몽롱하게 만들어주었다. 

 

 

대시보드를 가로질러 좌우로 길게 뻗어 있는 에어컨 송풍구는 부지런히 찬 바람을 뿜어낸다. 강렬한 햇볕이 쬐는 속에서도 계기반은 온갖 주행정보를 선명하게 전달해준다. 버튼식도, 다이얼식도 아닌 8단 변속기 레버도 마음에 든다.


 
센터페시아 하단의 터치스크린으로 공조장치 등을 조작할 수 있는데, 차 안으로 햇볕이 쨍하니 들어올 때마다 고스란히 드러나는 엄청난 지문 자국들은 은근히 불편하다. 대시보드와 센터터널 부분을 모두 하이글로시 재질로 마감해 근사해 보이지만, 외곽 도로를 계속 달리다 보니 반짝이던 하이글로시 표면에는 뽀얀 먼지가 가득 내려앉았고 터치스크린 표면에 찍힌 지문 개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갔다. 이런 것들이 이 차의 본질을 해치는 건 전혀 아니지만, 몸값만 1억 원을 넘는 이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포티 SUV는 어쩔 수 없이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만 한다. 프리미엄의 운명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 신축 고급아파트를 떠올리게 하는 ‘더 뉴 아우디 Q8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이라는 긴 이름에는 이 차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든 게 담겨 있다. 강력한 V6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을 얹고 브랜드 고유의 상시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갖춘 아우디 SUV 라인업의 기함. 이 차는 쭉 뻗은 도로를 가만히 달리고 있는 동안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주었다.

 

해치 게이트를 닫으면, 그 안쪽의 차양막이 자동으로 쭉 내려와 짐칸을 덮어준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SUV의 뒷유리창 너머로 짐칸 안쪽이 슬쩍 보이는 걸 늘 찜찜해하던 나 같은 사람들에겐 별것 아닌 게 아니다. 사람들은 이런 소소한 데서 프리미엄을 느낀다. 배려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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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우성PHOTO :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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