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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시속 97km 가속 1.98초! 테슬라 모델 S 플래드

*가속 테스트는 테슬라가 지정한 특정 조건에서 진행

2021.10.06

 

새로운 1020마력 테슬라 모델 S 플래드를 <모터트렌드>가 최초로 독점 테스트했다. 0→시속 97km 가속 1.99초를 장담하는 바로 그 차다. 시승 이후 우리는, 그 호언장담이 거짓은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테슬라가 내건 특정 조건 아래에서였지만 말이다.

 

사실 <모터트렌드>는 모델 S와 인연이 깊다. 2013년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가 바로 모델 S였고, 2019년에는 ‘올해의 가장 궁극적인 차’로 다시 한번 이 차를 뽑았다. 물론 꼭 그래서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테슬라는 이번에 모델 S 플래드 독점 시승 기회를 우리에게 주었다. 플래드는 모델 S의 최신 버전이다.

 

 

우리는 보통 캘리포니아 폰타나에 있는 오토 클럽 스피드웨이에서 차를 테스트한다. 8자 코스와 스키드패드 테스트는 구역 1에서 진행한다(구글 지도에서 타이어 자국을 볼 수 있다). 가속과 제동 테스트는 오토 클럽 드래그 직선 코스에서 한다. 주행은 반대 방향으로 하는데, 전 세계 수많은 도로의 아스팔트 유형과 접지력 수준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드래그 레이스가 열리는 직선 코스에는 VHT라고 부르는 두껍고 찐득찐득한 검은색 수지를 바른다. 직선 코스에서 정방향으로 달리면 레이스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표면에서 출발하는 것이어서, 자동차는 본래 성능 이상으로 빨리 가속할 수 있다. VHT 코팅 표면에서 실시하는 테스트는 운전자가 일반적으로 겪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모터트렌드>는 창간 이후 지난 72년간 VHT 표면 테스트를 딱 두 번만 실행했다. 1969년과 2002년이었고, 차는 두 번 모두 드래그 레이스용으로 완전 개조한 콜벳이었다.

 

 

테슬라 측은 평상시 우리가 테스트하는 시설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양쪽이 여러 차례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올해의 차’를 테스트하는 자동차 성능 시험장을 확보하겠다고 제안했다. 테슬라 측은 자사에서 정한 파모소 레이스웨이에서 진행하는 제안을 우리가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 우리는 고심 끝에 테슬라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테스트 당일 트랙에서 테슬라 측은 운전자가 VHT 표면에서만 달려야 한다고 알려왔다. 현장에서 추가로 협상하고, 테슬라 내부 테스트 드라이버가 역방향으로 사전 주행을 한 후에 합의에 이르렀다. 테슬라가 요청한 VHT와 우리가 일반 아스팔트에서 늘 하는 방식에 따라 양방향으로 각각 달려보기로 했다. 그때 플래드 담당자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왔고 기록 테스트 조건은 다시 한번 바뀌었다. “VHT 표면에서 달리든가, 아니면 떠나든가!”

 

 

세 번째 조건을 정했다. 파모소에서 테슬라 측 요구 조건에 맞춰 진행하고, 다음 날 폰타나로 가서 모델 S 플래드가 얼마나 빠른지 확인하는 계획이었다. 파모소에서 테슬라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만큼, 폰타나에서는 실용적인 차부터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퍼카까지 평소에 <모터트렌드>가 테스트하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숫자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모델 S 플래드의 인상적인 제원부터 간단히 알아보겠다. 플래드는 9년 만에 이뤄진 모델 S의 중요 업데이트에 맞춰 등장했다. 모델 S 신차는 이전보다 낮아지고 길어지고 가벼워졌다. 실내는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다. 플래드는 훨씬 더 강력하다.

 

 

차체에도 변화를 줬는데, 넓은 휠과 타이어를 수용하기 위해 펜더가 아래쪽으로 미묘하게 벌어졌다. 플래드에 들어가는 휠 사이즈는 앞뒤 각각 9.5인치와 10.5인치다. 이전과 비교하면 1인치와 1.5인치 늘었다. 전면부와 후면부도 새롭게 단장했고 보닛도 달라졌다. 최고 성능의 플래드는 새로운 후방 디퓨저와 탄소섬유 스포일러도 갖췄다.

 

실내는 고급스럽고 여유로울 뿐 아니라 즐거운 공간이 되도록 대폭 손질했다. 테슬라 측 설명에 따르면 이전 모델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부품은 시트 레일밖에 없다고 한다. 가장 큰 변화는 대시보드다. 모델 3와 모델 Y 비슷하게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가로 방향으로 배치했다. 새로운 디지털 계기반, 뒷좌석 승객용 스크린, 숨김 처리한 송풍구, 논란이 많은 ‘요크’ 운전대가 실내 변화의 주요 특징이다.

 

이 차의 무게가 2268kg이라는 사실을 알면, 모델 S 플래드의 놀라운 가속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훨씬 중요한 변화는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플래드는 테슬라 최초로 삼중 전기모터를 도입해 최고출력 1020마력, 최대토크 145.2kg·m를 실현했다.

 

플래드의 앞쪽 단일, 뒤쪽 이중 전기모터는 근본적으로 모델 3와 모델 Y의 구성을 변형한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플래드는 독창적인 탄소섬유 슬리브를 사용한다는 사실. 이 슬리브 덕분에 전기모터 로터가 2만 rpm으로 회전할 때 고정자에 펀치스루 현상(전압이 높아질 때 증폭작용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현상)이 생기지 않으면서 주행속도는 시속 322km까지 올라간다.

 

여기에는 볼 것이 없다. 드래그 레이서는 자동차의 하드웨어를 아래에서 보는 걸 좋아한다. 플래드의 하부 덮개는 모델 S의 마법을 신비의 영역으로 가둬버린다

 

탄소섬유 슬리브를 활용하면 포르쉐 타이칸에 들어가는 복잡한 2단 변속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테슬라 측은 설명한다. 모델 S 플래드의 엔진 파워 밴드는 놀랍도록 선형 특성을 유지하는데, 시속 130km에서 최고점을 찍은 출력이 시속 322km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진다. 4500달러(약 525만 원)를 줄이기 위해 옵션인 21인치 휠을 선택하지 않거나 아직 출시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거치지 않는다면, 플래드의 속도는 시속 262km로 제한된다.

 

배터리 팩은 이전 모델 S에서도 성능 분화의 아킬레스건이었다. 테슬라는 삼중 전기모터 시스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배터리 팩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용량은 이전보다 살짝 줄어들었는데(플래드 100kWh, 대체 전 모델인 퍼포먼스 104kWh), 냉각과 전류 경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종 목표는 더 나은 열 용량을 확보해 과열이나 출력 감소 없이 일정한 성능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로 배터리 팩을 더 빨리 충전할 수 있다고 테슬라 엔지니어들은 설명한다. EPA 기준 21인치 휠(이번 테스트 차와 같다)을 끼운 모델 S 플래드의 주행거리는 560km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실행한 주행과 충전 테스트 결과 수치는 거의 맞아떨어졌다.

 

모델 S 플래드를 최종 완성하는 요소는 적응형 댐퍼를 포함해 개선한 에어 서스펜션과 맞춤형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다. 앞쪽 브레이크도 이전보다 살짝 커졌다.

 

 

코스 표면과 상관없이 모델 S 플래드를 가장 빠르게 달리게 하려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들어가 드래그 스트립 모드를 선택해야 한다. 그다음 8~15분(상황에 따라 변동) 동안 급가속, 배터리 예열 또는 냉각, 전기모터 냉각 등을 고려해 파워트레인을 미리 조절해야 한다.

 

드래그 스트립 모드를 활성화하면, VHT 표면(파모소 레이스웨이에는 끈적한 VHT가 너무 두껍게 깔려 있어서 신발이 벗겨질 뻔했다)에서 재빨리 가속 페달을 급하게 밟아 타이어에 달라붙은 이물질을 떨어낸다. 론치 컨트롤을 작동하려면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밀고 가속 페달을 바닥에 닿을 때까지 밟은 후 기다린다. 이후 9초 정도 지나면 전면부가 내려앉으면서 ‘치타 자세’로 변한다. 마지막으로 ‘론치 컨트롤 준비’ 메시지가 뜨면,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힘주어 기대고(우리 말을 들어야 한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잠시 기다린다.

 

 

모델 S 플래드는 400m 거리를 놀랄 만큼 빠른 9.25초 만에 통과하고 속도는 시속 245.6km까지 올라간다. 인정사정없이 세차게 출발한 후 불과 1.98초 만에 시속 97km에 도달한다. 400m 구간을 너무 빨리 통과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록조차 하기 힘들었다. 요크 운전대가 손 안에서 가볍게 느껴지고, 헬멧을 쓴 머리가 헤드레스트에 파고들면서 목 근육이 경직된다. 400m를 지날 때쯤이면 포장도로는 뒤로 사라져버리고 주변 광경의 형태와 색이 단순하게 변하고 흐릿해진다.

 

노면에 속임수가 있든 없든 시간 기록은 믿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다. 플래드가 그 시간을 지속해서 실현할 수 있다는 테슬라 측의 주장이 더 인상 깊고 현실감 넘치게 들린다. 우리가 직선 코스에서 테스트할 때마다 결과 변화는 소수점 단위에 그쳤다. 지속성 면에서 그토록 로봇 같은 자동차는 테스트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이다.

 

 

주행 결과에 차이를 일으키는 요소는 노면의 이물질이나 적절치 않은 시간대다. 이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는 환경이었다. 뜨거운 정오 무렵에는 배터리와 전기모터 온도를 이상적으로 유지하기가 살짝 힘들었다. 브레이크는 차의 유일한 흠이었는데, 마지막 주행 후에 과열되었다.

 

VHT에서 하는 테스트와 관련해 우리에게 제시한 테슬라 측 요구사항의 명시적 근거는, ‘대부분의 고객’이 드래그 직선 코스에서 모델 S 플래드를 탈 것이라는 가정이다. 엄청난 속도와는 별개로 테슬라 측의 근거가 사실이라면 우리가 받는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NHRA(드래그 레이싱 허가 기관)는 400m 주파 기록이 9.99초보다 빠르거나 시속 217km를 넘어가는 차에 대해 필요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으면 트랙 주행을 금지한다.

 

 

안전장비라 하면 전체 롤케이지, 윈도 네트, 운전자용 안전벨트 장치, 구동축 고리(이번 테스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주 차단 스위치를 말한다. 레이스 슈트와 헬멧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 품목이다. 테슬라 측도 이 사실을 잘 안다. 우리가 테스트한 후에 너무 빨리 달려서 쫓겨난 상황에 대해 현장에 있던 테슬라 직원이 트랙 운영 요원과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였다. 테슬라 측에 필요한 안전 장비를 제공할 수 있냐고 문의했지만,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답은 없었다.

 

안전 장비를 다 갖추더라도 플래드가 론치 컨트롤을 사용한다면 브래킷 경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드래그 직선 코스에 있는 신호등 담당 요원과 친하지 않다면, 녹색등으로 바뀌었을 때 플래드는 계속 대기 줄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치타 자세를 잡는 데만 10초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다음 날 폰타나에서 제동과 스키드패드 테스트를 한 후, 파모소에서 실행한 가속 테스트 하나만 빼고 모두 반복했다. 속도가 올라갈 기미가 보이자 폰타나 오토 클럽 측에서 응급구조 대원과 구조 요원 대기를 요청했기 때문에 400m 주파는 하지 못했다. 파모소의 VHT 표면과 폰타나의 일반 아스팔트에서 얻은 V박스 데이터를 모두 합쳐 모델 S 플래드가 VHT 표면이 아닌 곳에서 어느 정도 기록을 낼지 합리적으로 추정했다.

 

가속 테스트를 위해 줄을 섰고, 드래그 스트립 모드를 준비하는 10여 분 동안 조바심 내며 기다렸다. 우리가 테스트한 차들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우려면 0→시속 97km 가속 시간이 2.28초여야 한다. 모델 S P100D 루디크러스+를 타고 같은 트랙에서 2017년에 달성한 기록이다. 400m 주파는 9.7초, 시속 239km인데 2015년에 페라리 라페라리가 달성했다.

 

 

준비가 끝나고 치타 자세가 된 후 출발했다. VHT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는데도 별 무리 없이 성능을 발휘해, 이전 기록보다 0.2초 이상 빠른 2.07초 만에 시속 97km까지 가속했다. 400m까지 계속 달린다면 데이터에 근거해서 9.34초 만에 시속 245km로 통과하게 된다. VHT 표면과 아닌 곳에서 시간 차이는 시속 97km 도달 시점에 0.09초에 불과할 만큼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흥미롭게도 플래드는 매우 격렬하게 출발해서 0.2초에서 2.6초 사이에 가속도가 1.00g를 넘고, 시속 52km에서 최고 1.227g를 기록했다. 시속 97km→0으로 제동할 때 31.7m가 필요하고 최고 1.221g까지 올라간 기록을 뛰어넘는다.

 

대부분 사람은 이 차 안에서 거센 출발이 어떤지 느끼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모델 S 플래드는 우리가 지금까지 테스트한 모든 차 중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 자리에 올랐다. 엄청난 성과다. 양산차 중에서도 최고 기록이다. 리막은 유럽 저널리스트가 운전한 네베라 하이퍼카의 0→97km/h 가속과 400m 주파 기록이 더 앞선다고 주장한다. 리막의 주장을 우리가 직접 증명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모델 S 플래드의 1020마력과 번개처럼 빠른 가속은 8자 테스트에서도 효과를 드러냈다. 평균 0.90g로 23.5초 만에 코스를 한 바퀴 돌았다. 스포츠 모드에서 스티어링과 섀시는 역동적인 느낌이 드는데, 스키드패드에서는 조금 무거워졌고 결국 넓게 드리프트하기 시작했다. 언더스티어가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운동량이 더 많이 전달돼서, 결국 브레이크와 타이어 모두 성능이 떨어졌다.

 

평범한 아스팔트 표면에서 모델 S 플래드는 2.07초 만에 시속 97km에 도달한다

 

플래드는 0→시속 97km 가속과 400m 주파 기록을 깨는 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업적을 이뤘다.  0→시속 161km→0 결과는 8.2초로 이전에 맥라렌 세나가 세웠던 기록보다 0.3초 앞선다.

 

모순되게도 놀라운 직선 코스 기록은 또 다른 기념비적인 성과에 가렸다. 모델 S 플래드는 테슬라 중에서 최고 모델이다. 고속도로에서 순항하든, 도심의 교통체증을 뚫고 지나가든, 좋아하는 뒷길을 가로질러 내려가든 중요하지 않다. 이 차는 운전자가 무엇을 요구하든 다 해낸다. 고속도로와 도시 주변은 편안하고 조용하게 지나가기 좋은 곳이다. 에어 서스펜션과 적응형 댐퍼 덕분에 승차감은 부드럽고, 아주 심각한 충돌을 제외하고는 제어가 잘된다.

 

 

여전히 강력한 힘에 감탄한다. 전기차의 순간적인 가속에 익숙하지만, 제한속도를 훌쩍 넘기도록 강하고 꾸준하게 밀어붙이는 힘은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모든 진입로와 추월 상황은 자제력을 시험하는 항목이다. 가속 페달을 너무 오래 밟았다간 고속도로 순찰대와 예정에 없던 즉석 만남이 이뤄질지도 모른다.

 

캘리포니아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에서, 이 차는 모델 S 데뷔 이후 테슬라가 많은 것을 배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같은 도로에서 포르쉐 타이칸 터보 S만큼 정교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나온 테슬라 모델 중에서는 가장 매력 넘치는 성능을 드러낸다.

 

모델 S 플래드의 8자 코스 주파 기록 23.5초는 콜벳 Z51보다 불과 0.1초 느린 수치다

 

공기가 희박한 고도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는 제 성능을 내기 힘들지만, 모델 S 플래드는 초자연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마치 파워밴드가 무한한 스몰 블록 V8처럼 힘이 넘친다. 트랙에서 과열 현상을 보인 브레이크는 공공도로에서 테슬라를 통제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페달을 밟는 초기에 더 큰 제동력을 발휘한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상태 좋은 교외 길에서는 속도가 빨라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요크 타입 운전대가 문제 되지 않는다. 급한 코너에서도 90도 이상 돌릴 필요가 없어서 그렇다. 운전대 조작감을 의도적으로 무겁게 해놓아서 정밀도가 좀 떨어진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바퀴를 원하는 대로 통제하기는 쉽다. 놀랍게도 뒤 차축 토크벡터링의 효과는 많이 느끼지 못했다.

 

 

코너 중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도 모델 S 플래드는 빠르게 돌아나가고 대부분 다른 네바퀴굴림 모델과 마찬가지로 의도한 라인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대신 언더스티어를 피하면서 바깥쪽 타이어를 세게 밀어낸다. 더욱 과감한 스포츠 모드 서스펜션 세팅도 도움이 된다. 가장 단단한 주행 모드에서도 플래드는 마치 핫해치처럼 강하게 기우는 경향을 보인다.

 

모델 S 플래드의 가격은 13만1190달러(약 1억5290만 원)부터 시작한다. 테스트했던 차처럼 옵션을 완전히 갖추면 가격은 14만9190달러(약 1억7388만 원)로 올라간다. 타이칸 터보와 비슷하고 타이칸 터보 S보다는 1만5000달러(약 1750만 원) 정도 싸다. 테슬라는 이제 연방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되지 않는다. 왜 플래드라고 부르는지 궁금한가? 루디크로스를 뛰어넘는 가장 빠른 주행 모드를 갖춘 유일한 모델이 플래드다. 1987년 멜 브룩스가 제작한 코미디 <스페이스 볼>에 ‘플래드(plaid, 격자)’라는 단어가 나온다. 차 안에 실제 격자무늬는 없다.

 

일반 아스팔트에서 0→시속 97km 가속을 2초 이내로 끝내지는 못하더라도(적어도 아직은), 플래드는 놀라운 성과다. 결국 우리가 테스트한 자동차 중에서 가장 빠른 차는 탄소섬유로 무장한 수십억 원짜리 이국적인 자동차가 아니라, 15만 달러(약 1억7483만 원) 가격표가 붙은 5인승 세단이었다. 편안함, 고급성, 성능, 효율성이 고루 조화를 이루는 완성도 높은 자동차다. 사람들이 얼마나 가속에 관심을 두는지, 어떻게 가속을 해내는지에 상관없이 테슬라 모델 S 플래드는 오늘날 판매되는 차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자동차에 이름을 올렸다. 

 


 

요크: 새로운 운전대는 테슬라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아니다

 

운전대의 재발명은 재미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 운전재미를 높여주지도 못했다. 일상에서 평행주차가 쓸데없이 어려워졌고 저속으로 달릴 때 작동이 번거로웠다

 

테슬라의 새로운 운전대는 모양이 멋지지만 제대로 작동할 때만 제대로 움직인다. 모서리는 둥글고 권총 모양 손잡이가 두 개 달린 직사각형 모양이다. 터치 감지 버튼과 스크롤 휠 두 개는 예전에 사용하던 기능 레버 역할을 한다.

 

버튼은 과거 레버에 달린 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왼쪽에는 좌우 방향지시등 버튼을 개별 배치했다. 하나를 터치하면 신호가 한 번, 세게 누르면 계속해서 깜박인다. 다시 터치하면 꺼진다. 차선 변경 시 한 번 누를 때 세 번 깜박이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한 번 깜박이는 방식도 써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다른 제어 기능은 헤드램프, 와이퍼, 경적, 오디오, 오토파일럿, 음성인식 등이다. 음성 인식은 실망스럽다. 어린애처럼 대충 말해도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데, 막상 비슷한 목소리로 ‘FM 주파수를 95.5로 맞춰줘’라고 정확히 말하면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스티어링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는 한 되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 속도가 빠르거나 상태 좋은 교외 도로에서도 문제없다. 디자인 때문에 자연스레 손이 9시와 3시 방향에 놓이는데 느낌이 좋다. 상단 작은 돌기 부분에 엄지손가락을 자연스럽게 걸치는 구조인데, 일종의 견고한 권총 손잡이를 잡은 기분이 든다. 조향비는 14:0:1이고, 록투록은 2.3이어서 고속에서는 빠르게 반응하고 급한 커브 길에서도 휠을 90도 이상 돌리지 않아도 된다. 불행하게도 시내에서 조향비 반응은 빠르지 않다. 시장에 팔리는 다른 차들이 왜 요크를 도입하지 않는지 알 만하다.

 

실제로 일상적인 저속주행 때는 번거롭다. 예를 들어 평행주차할 때는 요크 손잡이에 손을 대고 부자연스럽게 방향을 트는 동시에 뒤쪽 상황도 확인해야 해서 주차가 평소보다 어려워진다. 오랫동안 출시가 지연된 로드스터에서는 요크의 엉뚱함이 크게 문제 되지 않겠지만(장난감처럼 주말에만 잠깐 탈 테니), 모델 S처럼 일상에서 타는 차에서는 효과 없이 성가시기만 하다.

 


 

모델 S 플래드 테스트: 단계, 기록, 그 밖의 괴상한 사실

 

 

들어는 봤나? VHT 표면에서 테슬라 모델 S 플래드의 0→시속 97km 가속 시간은 2초 미만이다. 가속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은 NHRA가 하는 출발 방식과 같다. 공식 타이머는 자동차가 1피트(약 30.5cm) 전진한 후부터 작동한다(롤아웃 방식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드래그 직선 코스 출발선에서 차가 광선 빔을 완전히 건드려야 측정이 시작된다(대부분 광선 빔 없이 테스트하고 소프트웨어로 처리한다). 신발이 벗겨질 정도로 끈적거리는 VHT 표면에서 삼중 전기모터, 네바퀴굴림, 최대토크 145.2kg·m 구성으로 달린다는 점이 중요하다. 1피트 전진할 때뿐만 아니라, 시속 97km 또는 그 이상 속도를 올릴 때까지 차 안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난다.

 

VHT가 차이를 유발하나?
트랙바이트는 수지에 기반을 둔 화합물이다. VHT라고도 부르는 이 화합물이 테슬라가 2.0초 기록을 깨는 데 정말로 필요했을까? 
두 가속 기록을 그래프(왼쪽)에 함께 표시했는데 시간 대 속도 곡선의 차이는 거의 없다. 빨간색 선은 VHT 표면이고, 노란색은 평범한 아스팔트다. 출발해서 끝날 때까지 거의 정확히 10분의 1초 차이 난다. 그래프 왼쪽 아래 곡선 시작 부분이 0, 0이 아닌 이유는 무엇일까? 1피트(약 30.5cm) 롤아웃 때문이다. 타이머가 작동하는 순간에 자동차는 VHT 표면에서 시속 9.7km, 일반 아스팔트에서 시속 8.1km로 이미 달리고 있는 상태다.

 

 

만족스러운 단위
우리는 시간 기록을 0.1초 단위로 기록한다. 데이터 기록계가 20Hz짜리여서 초당 20번 ‘이동 경로’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초면 데이터 포인트가 40개 나온다.

 

컴퓨터는 성능이 우수해서 데이터 포인트 사이의 공간을 수월하게 채울 수 있다. 덕분에 이번에는 0.01초 단위를 사용했다. 끈적끈적한 VHT 표면에서 2021 테슬라 모델 S 플래드는 실제로 1.98초(반올림하면 2.0초) 만에 시속 97km에 도달했다. 일반 아스팔트에서는 2.07초(반올림하면 2.1초)를 기록했다.

 

아스팔트 주행 기록을 보면, <모터트렌드> 테스트 역사상 시속 97km 가속과 400m 주행에서 가장 빠른 차가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아스팔트 기록을 공식 자료로 채택하기로 했다. 성능이 같다면 VHT 표면은 아스팔트보다 0.1초 앞선 2초 이하의 기록을 세우는 데 필요한 초기 접지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VHT를 바르지 않은 아스팔트, 1피트(약 30.5cm) 롤아웃 제외, 드래그 스트립 주행 모드 제외, 론치 컨트롤 제외, 페달 중첩 제외 조건 아래에서 0→시속 97km 가속 시간은 2.45초였다.

 

시간 감속
시계를 천천히 돌려서 장엄한 1.98초의 0→시속 97km 가속 시간, 400m 주파 기록인 9.25초와 시속 251.4km를 밀리 초 단위로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다. 노트북을 열고 400m 경로를 따라 특별히 관심이 가는 부분을 캡처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실행했다. VHT 표면 주행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데이터 포인트는 일반 노면에서도 유사하리라 예상한다.

 

<모터트렌드>의 데이터 기록기는 GPS를 이용해 초당 20회 가상 이동경로 값을 뽑아낸다

 

시계 시작
론치 컨트롤을 세팅한 후에 마침내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운전자는 즉시 1.00g에 이르는 종방향 가속도를 경험하게 된다. 그 순간 머리와 몸통을 등받이에 밀착하는 힘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서 윗몸일으키기를 시도할 때와 유사하다. 지금 바로 시도해보라. 진심이다.
0.15초 후에 차는 1피트(30.5cm) 이동하고 타이머가 작동한다. 속도는 이미 시속 9.5km로 올라갔다. g값은 1.23으로 뛰어올랐다.

 

모델 S 플래드의 차체 길이는 5m인데, 앞범퍼가 있던 자리를 뒷범퍼가 지나칠 즈음엔 이미 1.24g의 가속도와 시속 39.9km의 속도에 도달한다.

 

1.52m 더 가면 타이어가 정말 파고든다. 최대 g값 1.30은 시속 45.7km일 때 발생한다. 시속 81.1km가 될 때까지 g값은 1.2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1.98초 만에 시속 97km에 도달했을 때, 가속도는 1.11g를 기록하고 출발 지점으로부터 거리는 29.9m다. 2.0초 미만 드라마는 모두 30m 남짓 되는 짧은 거리 안에서 일어난다.

 

아스팔트에서 시속 97km→0 제동에 필요한 거리는 31.7m. 걸리는 시간은 2.38초이고, g값은 평균 1.16이었다. 이런 세부 데이터를 자주 다루지는 않는데, 모델 S 플래드는 시속 97km→0에 걸리는 시간과 거리보다, 0→시속 97km 가속에 필요한 시간과 거리 값이 더 작은 차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뗀 이후 처음으로 종방향 g값은 시속 109.6km에서 1.00 이하로 떨어진다.

 

플래드를 타는 사람은 거의 3초 동안 1.00g를 초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탑승객이 가장 많이 비명을 지르는 순간도 이 3초 동안이다. 이후 결승선까지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침묵하다 탄성을 내뱉고 주체할 수 없이 껄껄거린다.

 

출발선에서 단 4.17초, 109.7m(400m 결승선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거리에서 모델 S 플래드는 시속 161km를 내고 0.66g로 운전자를 압박한다.

 

5초 후, 시속 245.6km까지 속도가 오르고 9.25초 만에 결승선을 가로지른다. 이때 g값은 0.36. 이렇게 특별한 자동차를 테스트하거나 세부 사항을 확인할 기회는 흔치 않다. 기록이 단축되면, 어떻게 이런 성과를 냈는지 알아내는 데 열중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 모델 S 플래드의 가속 성능은 현재로서는 비교 대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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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크리스천 시보PHOTO : 렌즈 디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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