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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 This Sedan’s Life

그의 아름다운 외모는 한때 모든 이를 유혹했다. 하지만 이후 갖은 수모와 곡절을 겪으며 내면이 조금씩 단단해졌다. 그리고 6년, 그는 이제 ‘한국 국적’을 이야기한다

2021.11.06

 

한국에 자리 잡은 지도 햇수로 벌써 6년이다. 이 낯선 땅을 처음 밟았을 때만 해도, 앞날은 창창해 보이기만 했다. 거리에 나설 때마다 주변 모든 이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고, 딱히 뭔가 한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칭찬과 감탄이 쏟아졌다. ‘그래, 역시 오길 잘했어!’

 

아빠의 국적은 프랑스, 엄마는 한국 국적이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혈통이 절묘하게 담긴 외모는 아름다웠다. 눈매는 깊고 신비로웠으며, 몸매는 날씬했다. 어디 외모뿐이랴. 일단 조금씩 자신감이 붙고 나자, 친가와 외가의 걸출한 부분만 골라 닮은 ‘특급 유전자’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아빠를 쏙 닮은 눈매와 몸매는 물론, 외가의 내력이 스며든 넉넉한 마음가짐과 영리한 머리도 오래지 않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는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됐으며, 어디에서나 우아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너무 급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탓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시기와 질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직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한국말도 채 익히지 못했던 그는 갑작스레 바뀐 사람들의 시선에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칭찬과 찬사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비난과 욕설이 쏟아졌다. 무서웠다.

 

한국 땅을 밟은 지 불과 2년 만에 그는 자신감을 통째 잃고 말았다. 거리에 나서기가 두려웠고, 어쩌다 SNS에서 자신의 이름을 보기라도 하면 정신이 몽롱해지기부터 했다. 외모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빛을 잃어갔다.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했음에도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하체 근육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한국인들은 부드럽고 유연한 몸놀림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들에 비해 어딘가 어색하게 뻣뻣한 듯한 그의 움직임을 두고 처음엔 다들 ‘유럽 느낌’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지만, 그게 비난보다 무서운 ‘립 서비스’일 뿐이었음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 그는, 한국인들에게 함께 다니면 부끄럽고 민망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영리하게 돌아가던 머리도 제자리에 멈춰 선 지 오래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타고난 외모를 가꿀 겨를조차 없게 되고 말았다. 유럽 혈통이 섞여 있는데도 ‘한국 국적’이라며 그를 감싸 안던 사람들은 일순간 ‘역시 유럽계는 한국에 어울리지 않아’라며 등 돌리기 일쑤였다. 한국이 무섭고, 한국인과 마주치기가 겁났다.

 

 

 

그래도 큰맘 먹고 엄마의 나라에 온 이상, 이곳에서 꼭 자리를 잡고 싶었다. 성공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한국에 섞여 살 수 있기만을 바랐다. 정신없이 붕 떠서 보냈던 첫 2년과, 걷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졌던 그 후 2년의 세월을 견뎌낸 그는 한국 정착 5년 차에 접어든 지난해에 비로소 한국 체질을 갖추기 시작했다. 한국 문화도 충분히 익혔고 한국어에도 능통해졌으며, 무엇보다 팔다리의 긴장을 제대로 풀면서 한국의 산과 들을 마음껏 누비고 다닐 수 있을 만큼 근육도 유연해지기 시작했다. 온갖 수모를 겪고 풍파에 시달리는 사이, 그의 체력도 단단하게 익어 있었다. 흔들리고 무너지기 일쑤이던 정신력도 어지간한 비난과 욕설쯤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이 아니었다. 훨씬 적게 먹고도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심장까지 튼튼해졌다. 그리고 다시 1년여가 흘렀다. 그를 만나 함께 달려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가 달라졌다며 수군거렸다. 그의 무릎과 발목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유연해졌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면서도 단 한 번도 삐끗하거나 풀썩 주저앉지 않았다. 그새 관록과 여유가 붙은 그는 어느 때보다 날래고 부드럽게 달려나갔다.

 

커넥티비티 기능은 더욱 강해졌다.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카페이먼트 기능을 활용해 CU 편의점과
GS 주유소 결재도 차 아에서 끝낼 수 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겠지만, 타고난 아름다움은 여전했고 이제는 나이에 걸맞은 우아함까지 풍기고 있었다. 세월이 엿보이는 외모와 달리, 그의 체력과 근육은 점점 더 건강해졌다. 요즘 말로 '역주행’이었다. 그의 단단하고 강인한 심장은 프로 운동선수 못지않은 힘을 과시했고, 날랜 발놀림은 권투선수 뺨칠 정도였다. 번개 같은 순발력에 스키선수 수준의 유연한 관절로 도로의 모든 굴곡을 이겨냈다. 함께 달려본 이들은 모두 달라진 그의 몸놀림에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 외모만으로 눈길을 끌던 과거의 그가 아니었다. 

 

원기를 회복하고 나니 명석했던 두뇌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처음에 그를 그토록 힘들게 했던 ‘스마트 라이프’에도 익숙해 있었다. 유럽보다 훨씬 앞서 있는 한국의 디지털 기술에도 자신감을 얻었다. 이젠 거리를 누비면서도 편의점이나 주유소 같은 주위 상점과 스마트 기기로 연결해 쇼핑 정도는 척척 해낼 수 있는 경지에까지 올라 있었다. 손가락만 몇 번 까딱해 사람들에게 커피 한잔 대접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그는 이제 외모뿐 아니라 뼛속까지 한국화가 다 되었다. 한국어에도 익숙해진지라, 그의 어색한 발음에 사람들이 뒤돌아볼 일도 없다. 어딘가 불편한 듯한 걸음걸이를 보며 뒤에서 쑥덕쑥덕 들려오던 비웃음도 이젠 옛 추억이다. 마음이 편해지고 나니, 걸음걸이가 오히려 더 씩씩해졌다.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며 몸값 높이려던 욕심도 잊은 지 오래다. 한국 생활에 익숙해진 지금, 그는 오히려 아직 배울 게 많다며 자신의 몸값을 낮추기로 마음먹었다. 어디서든 눈에 띄는 화려한 생활보다, 섞여 들고 스며드는 생활이 훨씬 더 가치 있다는 걸 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이다.

 

2022 SM6 Tce 260의 주행 감각에서는 어느새 숙성된 맛이 느껴진다. 천방지축 철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어느새 한국 생활도 6년을 넘기고 있다. 올겨울만 지나면 한국 생활 7년 차에 접어든다. 이젠 어디에서든 ‘한국 국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차분하고 나긋나긋한 발걸음도, IT 강국의 젊은 트렌드 속에서 전혀 당황하지 않는 능숙함도 “한국 국적 맞네”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하다. 그것으로 됐다. 지난 6년의 우여곡절은 지낼 만한 시간이고 경험이었다. 외모에 집착하던 성격을 내려놓고 마음속까지 철저히 한국화하기로 마음먹은 그의 이름은, ‘2022 SM6’다. 

 

RENAULT SAMSUNG 2022 SM6 TCe 260
기본 가격 2386만~2975만 원
레이아웃 앞 엔진, 앞바퀴굴림, 5인승,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1.3ℓ 직분사 가솔린 터보, 156마력, 26.5kg·m
변속기 7단 자동
공차중량 1420~1450kg
휠베이스 2810mm
길이×너비×높이 4855×1870×1460mm
연비 13.6km/ℓ
CO₂ 배출량 121g/km

 

 

 

 

르노삼성, SM6, Tce260,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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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우성PHOTO : 르노삼성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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