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CAR


국내에 출시될까? <모터트렌드> 에디터들이 선정한 자동차

지금 당장 국내에 들어오면 두 팔 벌려 환영할 매력 넘치는 모델들을 꼽아봤다. 에디터 각자의 취향 담아 진지하게 고민했다

2021.11.20

 

콜벳 C8

미국인들의 자동차에 대한 애착은 좀 무섭다. 그들은 아무리 오래된 차라도 '클래식'이란 명목으로 대를 물려 보수하고 보존한다. 그런 미국인들에게 이름만으로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 브랜드가 있는데, 바로 '콜벳'이다. 

 

쉐보레의 고성능 디비전인 콜벳은 미국산 스포츠카의 자부심이자 동의어다. 1953년부터 시작된 콜벳의 역사에는 부침이 있기도 했지만 C6, C7 모델에 와서는 "유럽의 스포츠카에 견줄 만하다"는 호평을 얻었고, 마침내 작년에 출시한 C8은 브랜드 최초로 MR(미드십 엔진, 뒷바퀴굴림) 구조를 채택하며 공고한 미드십 스포츠카 세계에 입성했다.

 

C8은 현존하는 최고의 가성비 스포츠카다. Z51 패키지를 적용한 C8의 최고출력은 502마력이지만 0→시속 97km 가속 시간은 2.8초에 불과하다. 같은 가속력을 내는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최고출력 800마력)의 가격은 약 37만 달러(약 4억4000만 원)지만 가장 비싼 C8은 8만 달러(약 9500만 원)대에 그친다. 물론 스포츠카를 평가할 때 힘과 가속성능이 전부는 아니다. 실제로 콜벳 C8은 (<모터트렌드> 미국판 에디터들에게) "주행 퍼포먼스는 인정, 그러나 못생겼어"란 평가를 받았다. 유럽산 스포츠카처럼 정교하고 정제된 맛은 없지만, C8은 무소의 뿔처럼 투박하게 밀어붙인다.

 

미국 내에서는 6만~8만 달러(7000만~9000만 원대)에 팔리지만, 국내에 들어온다면 1억 원은 훌쩍 넘을 것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탓에 콜벳이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면 아마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C8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하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쇼미더머니 시즌10>에서 심사위원인 '염따'는 한 참가자의 무대를 보고 이런 심사평을 했다. "무식하다" "강하게 무식하면 그게 제일 멋있는 거거든." 국내 도로 위에서 콜벳 C8과 마주한다면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긍정적인 의미로 무식하게 강력한 미국산 슈퍼카니까. 장은지

 

 

피아트 500e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피아트는 3년 전, 결국 한국  시장을 떠났다. 미니 대항마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500은 이미지 전략과 마케팅의 참패로 애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고, 그렇게 떠날 브랜드와 모델이 아니었지만 결국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2020년 신형 500이 해외에서 출시됐다.

 

500을 위시 리스트에 담았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내 앞을 스쳐 지나던 민트색 500. 동그란 눈매와 앙증맞고 다부진 디자인과 민트색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언감생심 갖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애증의 모델로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유럽에서 데뷔한 신형 500은 이름 뒤에 e를 달고 등장했다. 전기차 모델로 진화한 것이다. 500만의 특별한 디자인과 더불어 전기차의 기준 중 하나인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에서도 500e의 매력은 도드라진다. 320km(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500e의 힘? 귀여운 이미지에 어울리는 118마력 전기모터를 얹었다. 0→시속 100km 가속에 9.0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시속 150km에서 제한된다. 하지만 복잡한 도심을 누비기에 이만하면 차고 넘친다. 500e는 디자인과 감성으로 즐기기에 충분하다. 

 

미국에서 3만5500달러(약 4200만 원)에 판매 중인 500e가 국내에 들어와 국가보조금 등을 조절한다면 2000만 원대에도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 e-208이나 조에와 비슷한 가격으로 시장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FCA에서 스텔란티스로 이름까지 바꾸고 절치부심한 그들이 다시 치밀하게 준비해 피아트를 한국 시장에 소개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2000만 원대의 재기발랄한 500e가 존재하면 좋겠다. 윤수정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

몇 해 전, 유럽 출장이었다. 공식 일정을 마친 후 맞은 며칠의 휴가. 프랑스에서 국경 넘어 독일 자동차 투어를 계획하며 고른 렌터카는 알파로메오 미토였다. 지금은 단종된 이 B세그먼트 3도어 해치백은, 경쾌하고 상냥한 생김새와 실용적인 패키징에 100마력이 조금 넘는 1.4ℓ 엔진을 품고 즐겁게 잘도 달렸다. 그렇게 알파로메오를 경험하며 은근히 브랜드의 국내 공식 입성을 내심 고대했다. 하지만 피아트마저 급히 한국을 떠난 터라 가능성은 이전보다 더 희박해졌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질수록 브랜드와 모델에 대한 아쉬움은 짙어졌고, 알파로메오의 특정 모델이 더욱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바로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다. 

 

독특한 엠블럼과 부가티를 닮은 앞 그릴이 매력이자 특징인 알파로메오는 스텔란티스 그룹 내에서 스포티한 성격의 모델들로 존재감을 발산한다. 독특하게 매력적인 엠블럼 속 붉은 십자가는 밀라노를, 그 옆의 문장은 14세기 밀라노를 지배한 비스콘티 가문을 상징한다. 1910년 밀라노에서 탄생 후 모터스포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레이싱 DNA를 아로새긴 이들은 세월 속 풍파와 몇 번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브랜드 고유의 색을 잃지 않고 르네상스를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고, 줄리아의 부활로 알파로메오의 화려한 비상을 알리고 나섰다.

 

2015년 공개된 줄리아는 2011년 단종된 159 이후 한동안 비어 있던 알파로메오 D세그먼트의 빈자리를 채워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2세대인 줄리아는 세로배치 엔진에 뒷바퀴굴림 모델로 2016년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콰드리폴리오는 알파로메오의 고성능 라인업의 표식이다. BMW M이나 메르세데스-AMG라고 보면 된다. 알파로메오 레이싱을 상징하는 콰드리폴리오 모델들은 하나같이 어딘가에 네잎클로버 배지를 달고 있다. 참고로 이탈리아어 Quadrifoglio(콰트리폴리오)는 네잎클로버를 뜻한다.

 

콰드리폴리오 모델은 엔진의 거의 모든 부품을 페라리와 공유한다. 덕분에 V6 엔진이지만 마세라티보다 페라리에 가까운 성격을 품고 있다. 2.9ℓ V6 트윈터보 엔진은 무려 510마력을 내뿜으며 0→시속 100km 가속은 단 3.9초, 횡가속도는 1.17G로 코너링이 매우 뛰어나다. 알파로메오답게 경량화에도 신경 써 엔진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극 활용하고 보닛과 지붕도 탄소섬유로 완성했다.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을 7분 39초 만에 주파해 잠시 세단 부문 신기록을 갖고 있기도 했다. 이후 AMG GT 4도어에 자리를 내준 후 ZF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줄리아 콰드로폴리오 모델로 다시 도전해 파나메라보다 6초 앞선 7분 32초로 서킷을 주파하며 파나메라 터보의 기록을 꺾기도 했다.

 

BMW M, 메르세데스-AMG, 아우디 RS 등과 견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품은 알파로메오 콰드리폴리오. 이미 고출력 콤팩트 세단의 강자인 독일차들과 다른 이탈리아차만의 감성으로 또 다른 재미와 매력을 선사하는 줄리아 콰드리폴리오. 비교적 가벼운 차체와 페라리 같은 엔진 반응, 운전자가 차와 나눌 수 있는 교감의 범위가 제법 넓은 고성능 이탈리아산 콤팩트 세단의 또다른 운전의 맛. 확률은 낮지만 국내 공식 입성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이유다. 이병진 

 

 

혼다 e

새로운 전기차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하나같이 너무 진지하다. 이쯤에서 경쾌하고 통통 튀는 한 방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혼다 e만 한 모델이 없다. 혼다 코리아가 국내 수입만 하면 된다. 혼다 e는 도로 위 진지함을 깨버리기에 충분하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사방이 뭉툭한 차체는 앙증맞고 귀엽다. 보수적인 일본 브랜드답게 발상 자체는 1972년식 시빅에서 따왔다. 귀여운 외모에 레트로한 감성이 묻어나는 이유다. 헤리티지로 가득한 실내도 멋지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영락없는 1972년형 시빅인데, 대시보드 상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워 2021년에 걸맞은 첨단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 아래 식탁을 연상케 하는 나무 트림은 일본 가정집 같은 아늑함을 연출한다.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서울 도로 위, 혼다 e의 실내에 머물면 정서적 안정감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물론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35.5kWh밖에 되지 않는 배터리 용량이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약 220km(WLTP 기준)에 머문다. 국내에서 인증을 거치면 아마도 주행가능거리는 이보다 줄어들 확률이 높다. 게다가 전기차 국가보조금은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돼 가격은 테슬라보다 200만 원 이상 비싸지고 만다(일본 기준). 그럼에도 2000만 원이 넘는 예쁜 경차가 역대급 인기를 누리는 걸 보면 혼다 e 역시 희망은 있다. 홍석준

 

 

 

콜벳C8, 피아트500e, 알파로메오줄리아콰드리폴리오, 혼다e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이병진PHOTO : 각 브랜드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