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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악몽?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R

루시드가 내놓은 첫 번째 순수 전기차는 단지 테슬라의 자리만 넘보는 게 아니다. 이 차는 다른 모든 고급차 브랜드에도 분명히 위협적인 존재다

2021.12.07

 

2022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R은 고급 전기 세단이다. 최고출력은 966마력이고 한 번 충전하면 EPA 기준 774km에서 837km까지 달릴 수 있다. 나는 837km를 직접 보고 경험했다. 그럼 774km는? 837km까지는 아니지만 끝까지 읽어보고 판단하기 바란다.

 

에어 드림 에디션 P(P는 퍼포먼스, R은 주행거리를 뜻한다)도 있는데, P의 최고출력은 1111마력이고 주행거리는 726~758km다. 이 차도 살 만하다. 가격도 같다. 매끈하게 생기고 테슬라 모델 S 플래드보다 출력이 거의 100마력 높은 전기차를 원하는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람보르기니보다 출력이 높고, 테슬라 모델 S 롱레인지보다 160km 더 달리며, 주행거리 걱정 따위 단번에 날려버릴 차가 필요한가?

 

 

나는 R만 운전해봐서 이 같은 질문에 도움이 될 만한 답을 주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루시드 직원이 아닌 사람 중에서는 처음으로 에어를 몰아봤기 때문에 할 얘기는 많다.

 

루시드의 CEO 겸 CTO는 웨일스 출신 피터 롤린슨이다. 그는 앞서 로터스 수석 엔지니어와 테슬라 모델 S 수석 엔지니어 자리를 거쳤다. 롤린슨은 이번 시승에 레이싱 슈즈를 신고 나타났다.

 

다른 전기차를 탈 때와 마찬가지로, 리버먼과 루시드 CEO 피터 롤린슨(오른쪽)은 자신들의 일정이 아니라 충전 시간에 맞춰 식사한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승차감과 로터스의 주행감각을 합친 차다. 루시드가 전기차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는 부품 크기 최소화다. 초기형 테슬라 모델 S P85 뒷바퀴 구동계의 무게는 134kg이고, 416마력의 출력을 낸다. 무게당 출력은 3.08마력이다.

 

에어는 앞뒤에 같은 전기모터를 사용하는데(테슬라와 다르다. 확실하다), 각각 74kg이고 출력은 670마력이다. 회전수 2만 rpm에서 무게당 출력은 9.05마력이다. 모델 S보다 세 배나 우수한 수치다. 테슬라와 달리 루시드는 실내도 수준에 맞게 공들여 꾸몄다.

 

 

에어의 외모는 멋진데, 특히 ‘유레카 골드’ 색상으로 칠해서 더 좋다. 스테인리스스틸 감성을 살린 지붕은 드로리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전반적인 인상은 <블레이드 러너>를 위해 다시 디자인한 시트로엥 DS도 닮았다. 누군가는 디자인이 너무 단순하다고 지적하지만, 형태에 미래주의를 의도적으로 집어넣었고 실제로도 그 의도가 드러난다.

 

루시드는 에어 출시 초기에는 검은색, 흰색, 금색만 제공한다. 짙은 진홍색 모델도 직접 봤는데 색상이 끝내준다. 루시드가 선보이는 최초 모델을 사진으로만 보면 감을 잡기가 어렵지만, 실물은 아주 파격적이지는 않아도 분명 독특하다.

 

 

와! 실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모든 테슬라는 처음부터 실내 마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출고한 듯 보였다. 반면 루시드는 완벽하게 멋진 고급차 실내를 완성했다. 무엇보다도 자동차에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메르세데스-EQ EQS의 스크린 미학을 현명하게 살짝 피했다.
스크린을 놓고 본다면, 루시드는 현재 판매하는 대형 전기 세단인 모델 S나 EQS와 다른 방식으로 화면을 분리 배치했다.

 

테슬라나 메르세데스와 달리, 스크린 세 개가 실내를 지배하지 않는다. 실내의 다른 요소를 보면, 2022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R은 멋진 소재로 가득하다. 나무, 가죽, 금속, 알칸타라, 고급 플라스틱, 심지어 리넨과 비슷한 소재도 보인다.

 

 

전기차 중에서만 최고가 아니라 자동차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멋지다고 할 만하다. 바람 세기, 온도, 오디오 볼륨, 실내등은 물리 버튼으로 조작한다. 앞좌석 측면에 수놓은 작은 ‘베어 리퍼블릭’ 엠블럼도 마음에 드는 세부 요소다. 섬세하고 훌륭하다.

 

에어의 주행은 로터스 같을까? 간단히 말해서 아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드림 에디션 R은 닛산 GT-R과 유사한 부류이고 특히 니스모 GT-R 중 하나와 비슷하다. 핸들링은 놀랍다. 966마력짜리 자동차가 빠르리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루시드 에어는 1억 원대 주요 경쟁차인 테슬라 모델 S와 달리 실내가 매우 고급스럽다

 

 

예전에 웨더테크 레이스웨이 라구나 세카에서 에어를 직접 타면서 얼마나 빠르고 실내가 멋있는지 이미 확인했다. 회사가 주장하는 주행거리도 실제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드림 에디션 R의 크기는 큰 청소차 옆을 지나가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앤젤레스 크레스트 고속도로에서 16km 정도 달리고 나니, 자동차가 과감하게 급한 코너를 즐기는 듯했다. 거칠게 밀어붙일수록 루시드 에어가 더 마음에 들었다.

 

 

니스모 GT-R처럼 날쌔고 경쾌하게 코너를 빠져나갔다. 가속페달은 지능적인 네바퀴굴림을 최대한 활용하는 ‘추진력 폭풍’을 일으킨다. 직선 구간을 달릴 때 에어는 대부분 뒷바퀴만 사용한다.

 

이 차는 놀랄 만큼 빠르며, 균형 잡힌 조향 반응도 즉각적이다. 2300kg에 가까운 차를 스포츠카라고 부르기는 힘들지만(루시드가 밝힌 무게는 2290kg), 경험한 바로는 에어 드림 R을 4도어 5인승 고급 GT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도 없다. 정식 양산차는 트랙션 컨트롤이 완전히 개입하지 않고 앞쪽 서스펜션 설정을 다시 한다고 하니, 더 나아지리라 예상한다.

 

 

현재 차체 뒤쪽은 장치들이 조화롭고 댐핑도 적절해 환상적이지만, 전면부는 좀 더 조여야 한다. 섀시와 역학 부문을 책임지는 데이비드 릭폴드는 앞쪽 스프링 비를 약 10% 줄이고 안티롤바를 강화하는 한편, 액티브 댐퍼를 조정하겠다고 이야기한다. 벌써부터 조바심이 인다.

 

고려할 사항은 또 있다. 릭폴드는 (결국 불필요하게) 앤젤레스 크레스트의 도로 품질을 걱정했고, 내게 에어를 탈 때 스위프트 모드에 두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루시드 에어의 주행모드는 스무드, 스위프트, 스프린트로 나뉜다. 스무드는 전기모터 출력과 토크를 각각 670마력과 92.6kg·m로 제한하고, 댐퍼와 브레이크 페달 느낌을 부드럽게 한다. 스티어링의 무게감도 살짝 줄인다.

 

 

릭폴드가 제안한 스위프트 모드는 784마력까지 허용하고 모든 부분을 역동적으로 강화한다. 스프린트는 966마력 출력을 전부 쓰는 모드다. 댐퍼는 더 단단해진다. 배터리 상태 조절은 테슬라 플래드와 비슷한데, 6600개 전체 셀이 이상적인 온도를 유지하도록 냉각하거나 예열하는 동안 기다려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승 시간이 길지 않아서, 그리고 784마력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스위프트 모드에 놓고 달렸다.

 

다음 날 루시드의 효율성과 에너지 기술 부문 수석 책임자인 이매드 달라라는 스위프트 모드에서 에어 전체 출력의 69%(670마력, 스무드 모드와 같다)가 나온다고 알려줬다. 이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보라.

 

 

784마력은 에어 드림 P 모델 스위프트 모드의 출력이었다. 릭폴드의 실수였다. 어찌 되었건 69% 출력으로 대단한 성능을 발휘한 데 더 놀랐다(토크는 스위프트 모드가 스무드보다 크다).

 

이제 전체 출력의 매운맛을 이야기할 차례다. 스무드와 스위프트 모드에서 드림 에디션 R의 출력은 670마력이고, 스프린트에서 966마력이다. 드림 에디션 P는 각각 784마력과 1111마력이다. 세 모드에서 토크는 R이 92.6, 102.0, 122.4kg·m이고, P가 102.0, 110.5, 127.5kg·m다. 론치 컨트롤을 갖춘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R과 P의 최대토크는 모두 141.7kg·m까지 올라간다.

 

 

테슬라 모델 S가 처음 나온 이후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주행거리 테스트를 실행해왔다. EPA 기준 400km이면 정확히 400km를 달린다. 필요하다면 전체 구간에서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라디오나 조명도 사용하지 않는다.

 

전기차 초창기이고 충전기가 부족하던 때는 이렇게 했지만 요즘에는? 왜 고민해야 하지? EPA 테스트 대부분은 시속 44km 부근에서 이뤄진다. 주변 온도, 가속 방법, 세게 흔들리는 시트 마사지 기능 외에 운전자의 체중도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캘리포니아 전역에는 충전기가 깔려 있다.

 

루시드가 테슬라에 대응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는 파워트레인 부품 크기 최소화와 앞선 배터리 기술이다. 테슬라와 비교해 전력 밀도를 세 배 높였고, 주행거리 확장 효과를 낸다. 시장이 관심을 보일까?

 

배터리 용량은 113kWh이고 드림 R 19인치 모델의 공식 주행거리는 837km여서,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560km를 달리기로 했다. 17만 달러(약 2억 원)짜리 차를 소유한 오너라면 같은 방식으로 가능하다. 꾸준하게 달리고, 차 흐름에 맞추고, 배터리를 충전해야 할 때는 충전소를 찾으면 된다.

 

전날 앤젤레스 크레스트에서 달릴 때처럼, 롤린슨이 자신의 에어 드림 R을 타고 뒤따라왔다. 루시드 홍보와 엔지니어링팀도 함께했다. 제한속도는 거의 지켰다. 베벌리힐스에 있는 루시드 쇼룸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할 때 주행가능거리는 810km였다. 스무드 모드에 맞추고 고속도로에 올라 크루즈 컨트롤 속도를 시속 108km로 설정했다. 이 속도가 오래 이어질 듯했다. 

 

 

에어는 조용하고 편안하고 고급스럽다. 살짝 흔들리지만 스무드 모드에서 승차감은 좋아서, 고급차라 하기에 손색없는 수준이다. 바람 소리가 약간 들리지만 어느 모로 보나 나쁘지 않다. 노면 상태가 좋은 도로에서는 타이어 소리도 작게 들렸다. 차를 탔던 날마다 타이어와 휠이 달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앤젤레스 크레스트에서는 21인치 휠과 접지력이 좋고 주행거리를 줄이는 루시드 전용 피렐리 P 제로 타이어 조합이었다. 앞뒤 크기는 각각 245/35와 265/35. 도로 여정에는 루시드 전용 구름 저항이 적은 사계절용 P 제로와 19인치 휠이고, 크기는 앞뒤 모두 245/45다.

 

 

타이어를 왜 바꿨을까? 루시드는 휠과 타이어 옵션을 제공하는데, 이번에 두 가지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커다란 유리 지붕(현재 선택권이 없지만, 조만간 옵션으로 나온다)과 햇빛이 강한 중부 캘리포니아의 8월 날씨에도 차 안은 그리 덥지 않았다. 출발할 때는 에어컨 온도를 섭씨 20.5도에 맞춰놨는데, 나중에 전기를 절약하려고 섭씨 21.5도로 조금 높였다.

 

주간고속도로 5번을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46번 도로에 올라(제임스 딘이 생을 마친 곳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파소 로블에서 빠져나왔다. 주행거리는 330km였고, 잔여 주행가능거리는 460km를 가리켰다. 목적지가 밀턴 본사여서 좋았다.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에 있는 고풍스러운 시계 매장인데, 식사 장소에서 328km 떨어진 곳에 있다.

 

 

일단 주차를 하고 충전기 위치를 알려주는 앱을 열었다. 점심 먹기로 한 장소에서 세 블록 떨어진 곳에 레벨 3 충전기가 두 대 있다는 정보가 나왔다. 루시드는 924V 아키텍처를 채택해서, 레벨 3 충전기를 이용하면 점심 먹는 동안 배터리를 거의 다 채울 수 있다.

 

신생 전기차 브랜드의 아주 특별한 면모를 증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장거리 전기차 주행 테스트는 구식 방법이다. 루시드 두 대가 한 번 충전으로 목표를 이룰 것이라 확신해서 굳이 충전기를 연결하지 않았다.

 

 

식사 전후 달린 거리 330km와 328km를 합하면 658km다. EPA 기준 테슬라 모델 S 롱레인지의 주행거리는 652km다. 2022 루시드 에어 두 대는 모두 ‘탱크’에 많은 전기를 남긴 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내가 탄 차는 잔여 주행가능거리가 111km였고, 롤린슨의 차는 172km였다. 왜 다를까? 루시드 CEO는 에너지 절약 운전 실력이 탁월하다.

 

나는 평소처럼 내키는 대로 밟았고 다양한 시트 마사지 모드도 확인했다. 멋진 빈티지 시계(14만 달러(약 1억6000만 원)짜리 롤렉스 ‘플라토나’ 플래티넘 데이토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를 구경한 후, 에어에 올라타 58km를 더 달려 캘리포니아 뉴어크에 있는 루시드 본사에 도착했다.

 

 

릭폴드에게 운전을 맡기고 광활한 에어의 뒷좌석에 탔다. 릭폴드가 어떻게 6년 넘도록 루시드와 함께해왔는지, 회사는 어떻게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오늘날에 이르렀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릭폴드는 기꺼이 그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동의했다. 루시드는 환상적인 기계를 만들어냈다.

 

도착했을 때 내가 탄 차의 잔여 주행가능거리는 여전히 48km를 가리켰다. 롤린슨의 차는 놀랍게도 116km였다. 결론을 내면 내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R은 한 번 충전하면 764km를 가고, 롤린슨의 차는 832km를 간다는 뜻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누군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걱정하던 때가 떠오르는가? 내연기관 자동차도 옛날에는 그랬다.

 

 

미래는 루시드 에어의 차지다. 얼마 남지 않았다. 롤린슨과 루시드 홍보팀은 고객 인도 시기를 모호하게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2021년이 끝나기 전에 고객 인도를 시작하려 마음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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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조니 리버먼PHOTO : 아미르 세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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