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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R1T, 개척의 순간 ④

놀라운 리비안 R1T와 함께 떠난 사상 최초의 완전 전기차 오프로드 대륙횡단 대모험

2022.01.25

 
4구간 2021년 8월 16~23일
유타주 라 살에서 유타주 트레몬튼까지 1993km
“이 기사 전부를 유타주의 사진과 비디오로만 넣었어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으리라.”
 
스콧 에번스: 4구간은 단추를 잘못 끼운 채로 시작했다. 첫 스타트라인에서 100km 떨어진 곳에서 우리의 지원차인 램 1500 TRX 왼쪽 후면의 휠 너트가 시속 130km로 달리는 중 떨어져 나가버렸다. 나머지 세 개의 큰 너트들은 간신히 달려 있었다.
 
1시간 반 전, 그 타이어에 펑크가 나 콜로라도주 그랜드 정션의 한 주차장에서 갈아 끼웠던 참이다. 유타에서 일요일 오후 5시에 정비소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아브 지방에서 아는 사람을 다 찾아본 결과 한 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저녁 8시에 램의 수리를 마쳤다.
 
모아브 사막에서 리비안 CEO 알제이 스카린지(왼쪽)와 <모터트렌드> 편집장 에드 로
 
이튿날은 전날과 비교하면 식은 죽 먹기였다. 이 날은 악명 높은 ‘지옥의 복수(Hell’s Revenge) 구간’에 접어든 날이었는데도 말이다. 여기가 쉬웠던 이유의 절반은 미리 충분한 계획을 세운 덕분이었다.
 
두 달 전 일어난 팩 크릭(Pack Creek)의 화재는 만티-라 살 국유림 남쪽의 넓은 지역을 태웠고, 그로 인해 공식 TAT 루트가 폐쇄됐다. 대체 루트는 가장자리를 돌아 모아브에 이르는 코스였다.
 
 
‘지옥의 복수’가 트레일의 구간은 아니었지만 2022년형 R1T의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모아브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텐트와 ARB 냉장고, 복구장비, 네 명의 탑승자를 실었음에도 두 대의 리비안은 지상고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모든 장애물을 넘어갔다.
 
그다음 날, 우리는 재미를 위해 모아브의 와이프아웃 힐 트레일을 달렸지만, 지원차 할리의 왼쪽 앞부분 타이로드가 망가졌을 때는 더 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아마 다른 사륜구동차가 넘었어도 고장 났을 법한 장애물이었다.
 
깊은 진흙에 빠졌을 땐 속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되지 않을 땐, 주변에 친구들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수리한 후, 거대한 모래사장을 고속도로 주행속도로 달리며 자축했다. 그리고 모든 스태프를 위해 캠핑 주방에서 타코를 만들어 먹었다.
 
다음 날, 매끄러운 돌로 이뤄진 협곡을 빠져나오며 기술적으로 저속을 유지해야 하는 드넓고 잘 정비된 흙길이 펼쳐졌다. 리비안 R1T의 놀라운 서스펜션, 차체 제어와 그립 덕분에 우리는 시속 130km로 달릴 수 있었다.
 
충전기가 말을 듣지 않아 이 하루를 망칠 뻔했다. 그리고 8000년의 세월을 견뎌낸 바위들의 예술로 가득 찬 협곡을 인간들이 망가뜨려 힘겹게 다시 복구해야 했던 모습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밤사이 내린 뇌우는 고난의 전조였다. 만티-라 살의 북쪽 지역에 도달한 우리는 자작나무 숲 깊숙이 들어서 3km의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패스 입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마치 스위스 알프스산처럼 휘몰아치는 눈을 만났다.
 
그것도 8월에 말이다. 눈은 점점 우박으로 변하더니 진눈깨비가 되고 비가 되어 내렸다. 내리막 산길을 달리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홍수를 걱정할 지경이었다.
 
사이피오의 트럭 휴게소, 아이스크림 가게, 전기차 충전기, 그리고 작은 동물원이 한데 모여 있는 곳에서 충전을 한 후 우리는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계곡의 진흙탕 길을 달렸다.
 
 
며칠 전 시승차 로키의 스키드 플레이트가 돌에 부딪혀 살짝 구부러진 걸 발견했는데, 그게 급기야 완전히 90도로 꺾여 있는 걸 보고 우린 일곱 살짜리 아이들처럼 키득거렸다. 스키드 플레이트를 교체해야 했다.
 
유타주 델타의 연간 강우량은 254mm이고 8월에는 13mm 정도 온다. 그런데 우리가 달린 이틀 동안 내린 비가 무려 152mm였다. 평균적인 연간 강우량의 절반을 이틀에 쏟아부은 것이다.
 
그 바람에 다음 날 24km를 가는 데 3시간 반이나 걸렸고, 그중 마지막 1.6km에서 1시간 반 넘게 허비하고 말았다. 처음 맞닥뜨린 얕은 호수가 최악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다행히 두 대의 리비안은 좋은 진입 속도로 어렵지 않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모터트렌드>의 스콧 에번스(빨간 셔츠)가 8000년 세월을 견뎌온 유타주의 바위들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발목을 잡은 건 진흙이었다. 초콜릿케이크를 너무 오래 놔둬 찐득이가 된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우리가 통과해야 할 길은 바로 그런 상태였다. 게다가 냄새까지 고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승차는 늪에 빠졌고, 지원차가 로프를 연결해 겨우 구출했다. 다행스럽게도 이것이 우리가 마주친 마지막 진흙탕이었다. 스웨이지 마운틴 윌더니스를 지나자 먼지 날리는 모랫길이 끝없는 사막 위로 뻗어 있었다.
 
그날 밤은 네바다주 경계에서 캠프를 하고 다음 날 유타주로 돌아가 경계를 따라 북쪽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램의 측면 플러그는 드디어 망가졌고 또 한번 타이어 교체를 하기 위해 멈췄다.
 
갑작스레 내린 비가 본빌 솔트 플랫에서의 고속주행을 방해했다. 그럼에도 <모터트렌드>의 알렉스 스톡로사는 살짝 빠른 속도를 맛봤다
 
공식 트레일이 포장도로로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우리는 고속도로를 피해 모랫길을 따라 올라가 네바다주의 웨스트 웬도버까지 달렸다. 그리고 유타주 웬도버의 본빌 솔트 플랫에서 충전을 했다. 여름에 보기 드문 폭풍우 탓에 사진 촬영이 어려웠다.
 
4구간의 마지막 날 본빌과 그레이트 솔트 레이크를 북동쪽으로 둘러 프로먼터리 서밋에 잠시 정차해 대륙횡단 철길에 대해 알아봤다. 철길이 생긴 후 대륙횡단 여행은 엄청나게 변했다. 지금 최초로 전기차를 몰고 오프로드 대륙횡단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새삼 실감하게 해주었다.
 
 
다른 구간들과 다르게 이 구간에서 달린 1993km는 전부 유타주 내부였다. 유타주의 대부분은 황량하며, 거대한 언덕들이 오래된 계곡들 사이사이에 놓여 있고 이따금씩 위로 지나거나 둘러가거나 통과하는 모랫길을 찾을 수 있다.
 
중간중간 마을을 찾기는 더 힘들다. 전반적으로 물이 유타와 서부 지역을 형성하고 있었고, 덕분에 우리는 여정을 단축할 수 있었다.
 
 
국지성 폭우는 저지대 마을에 극심한 피해를 주었고, 트레일을 망가뜨렸다. 기후변화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 전에는 인간이 낸 화재가 국유림을 파괴해 자동차 출입제한 지역이 되고 말았다.
 
유타주의 트레일을 전기차로 여행한다고 그런 것들이 바뀌진 않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 파괴의 현실을 직면하자 우리가 하고 있는 전기차 대륙횡단이 정말 중요한 첫걸음임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운전한 R1T들은 모두 본격 양산 전 모델이었다. 리비안은 언더보디 실드를 일체형 탄소섬유로 바꿔 생산하기로 했다

 

우리가 망가뜨린 것들
 
43일간 1만2369km의 오프로드를 달린다고 하면 리비안 R1T에 뭔가 문제가 생길 거라고 예측하는 게 당연하다. 이건 품질이나 부품, 또는 차의 아웃도어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폭로가 아니다. 사실 우리는 TAT에서의 여정 중 생긴 문제가 오히려 너무 적어서 놀랐다. 우리가 리비안에 입힌 손상에 대해 몇 가지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타이어: 바위 위를 운전하면 타이어 손상을 피해갈 수 없다. 램 1500 TRX 지원 트럭은 네 개의 타이어가 다 파손됐었다. 두 대의 R1T도 각각 두 개의 타이어에 손상을 입었다. 3구간에서는 전부 새 타이어로 갈아 끼웠다.
 
펜더: 전면 휠의 플라스틱 휠아치 트림과 펜더를 연결하는 클립들이 우리가 빠른 속도로 물을 건너갈 때마다 끊겼다. 그래서 차 측면에서 트림이 덜렁거렸다. 교환 클립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물길로 들어갈 때 속도를 내지 않는 게 중요했다.
 
 
언더보디 아머: 물길로 들어설 때 속도를 냈다고 말하니 생각난 건데,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던 흙길을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R1T의 언더보디 배터리 보호막을 마치 캔 뚜껑 따듯  벗겨낸 적이 있었다. 손상된 패널 부분은 바위를 타넘고 올라갈 때 살짝 구부러졌었다. 하지만 패널 가장자리와 둘러싸고 있던 아머로 물이 들어가자 작게 벌어져 있던 틈새가 금세 급격히 벌어졌다. 그 후 리비안은 같은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일체형 탄소섬유 언더보디 실드로 교체했다.
 
서스펜션: 1구간에서 부싱을 교체했다. 2구간에서는 후면 에어스프링이 느슨해져 조이기만 했다. 출발하기 전에 꽉 조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다. 리비안 직원이 운전한 R1T는 바위를 타다가 타이 로드를 부러뜨렸다. 그리고 우리가 운전한 R1T는 두 개의 서스펜션 스트럿을 교체했다.

 

혹시나 궁금해 할까 봐, 부러진 리비안의 타이로드는 이렇게 생겼다

 

 

 

혹시나 궁금해 할까 봐, 부러진 리비안의 타이로드는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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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모터트렌드> 편집팀PHOTO : <모터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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