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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R1T, 개척의 순간 ⑤

놀라운 리비안 R1T와 함께 떠난 사상 최초의 완전 전기차 오프로드 대륙횡단 대모험

2022.01.26

 
5구간 2021년 8월23~29일
유타주 트레몬튼에서 오리건주 포트 오포드까지 2315km
“도착점까지 자만심과 전력 질주”
 
크리스천 시보: 그때는 몰랐지만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의 연기가 경고였던 것 같다.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의 ‘스모크’는 주로 빽빽한 우림에서 나오는 높은 증기압력에서 발생한다.
 
체로키 인디언들은 산맥을 샤코나지, 또는 ‘푸른 연기가 나는 곳’이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본 연기는 붉은빛과 회색빛을 띤 연기였다. 지역 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에서 난 화재의 연기가 수천 마일을 타고 날아온 것이라고 한다.
 
 
약 한 달 뒤 북 유타주의 고사막지대 마지막 5구간에서 그 똑같은 연기를 다시 만났다. 이번엔 발생지와 더 가까운 거리에서였다. 우리가 가야 할 TAT 공식 트레일에서 앞으로 오리건주까지 가는 데 네 번의 불을 더 만나, 여러 구간에서 우회로를 택해야만 했다.
 
유타주의 어느 캠핑장에서 시승차 로키와 다시 만났을 때, 마치 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 반 동안 만나지 못한 부모님과 재회한 것 같은 기쁨을 느꼈다. 내가 조지아주에서 떠나보냈던 그 차에는 오클라호마주와 콜로라도주의 온갖 흙과 잔디가 묻어 있고, 모아브 사막과 내그스 헤드의 모래가 내부에 널려 있었지만, 여전히 굳건하게 유타주의 베어 리버 밸리를 달리고 있었다.
 
 
다시 트레일을 주행한 첫 며칠 동안은 별 탈 없이 유타주 북부의 진흙 대초원과 농경지, 그리고 텅 비어 있는 아이다호주의 스네이크 리버 밸리 초원을 지날 수 있었다. 미국 이쪽 지방의 TAT는 오리건 트레일과 많이 닮았다. 트레일을 시속 130km로 달릴 때는 차 뒤의 먼지와 주변 산악 공군기지에서 날아오른 F-15 전투기 소리를 제외하면, 19세기 정착민들이 이 황량한 평원을 지나 서부로 향할 때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떠오를 분위기였다.
 
아이다호주의 불길은 다행히 피할 수 있었지만, 오리건주에 들어가기 위해 스네이크 리버를 건너자 즉각 다시 불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우리는 리비안의 15.6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GPS 앱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며 우회로를 찾았다. 가능한 한 비포장도로를 선택했고, 그로 인해 야생 크리스마스트리와 거대한 삼나무 숲, 분화구 호수, 그리고 심지어 떠다니는 화산암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날 하루 전, 우리는 불길을 피할 수 없었다. 오리건주 곳곳에서 발생한 화재는 우리가 있던 오리건주 크레센트와 마지막 목적지인 포트 오포드를 가로막고 있었다. TAT 위의 자욱한 연기 사이를 뚫고 지나가고 싶었지만, 도로 폐쇄와 화재는 우리의 앞길을 막았다.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로그 리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아름다운 시골 고속도로를 달려 I-5 고속도로를 만나 충전소로 가는 길뿐이었다. 밤새 지낼 캠프장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지난 나흘간 시속 50km로 열 시간 이상 운전한 데 비해 포장도로로 네 시간 반 만에 여정을 마친 것은 정말 책임을 회피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날 아예 241km를 더 달려 마지막 지점까지 갈지 말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오갔다. 하지만 조심하자는 의견이 더 컸고, 태평양을 보려면 아직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다.
 

 

8월 29일, 드디어 TAT에서의 마지막 날이 왔고, 우리는 아침 7시45분에 출발했다. 캠프를 정리하고 우리의 전기픽업을 다시 한번 태평양을 향해 몰았다. 로그 리버-시스키유 국유림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포장도로는 끝부분에서 자갈길로 바뀌어 엘크 리버와 포트 오포드를 연결했다.
 
포트 오포드의 자갈길 전망대에서 바람이 휩쓸고 간 파라다이스 포인트 해변을 바라보며 에디터 스태프인 코너 골든, 리비안 기술자 조엘 카라스코(1구간을 같이 여행했다), 그리고 나는 5구간이 비교적 쉬웠다고 느꼈다. 물론 일주일간 야생산불 연기로 인해 기침을 달고 살았지만, 1구간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진흙탕 우림이나 2구간의 숲속 전기톱 사건, 3구간의 불길했던 로키산맥, 그리고 4구간 유타주에서의 복불복 날씨와 지형들이 이젠 그냥 일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모두 자만감에 차서 빨리 여정을 마치고 이 해변으로 돌아와 인스타그램용 사진이나 찍자고 생각했다. 우리가 진짜 내그스 헤드에서 포트 오포드까지 왔다는 데 아무도 의문을 품지 못하도록 말이다.
 
마지막으로 리비안 R1T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며 오리건주 해변에 도착했을 때의 환호성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난 그때 내가 큰 실수를 했음을 직감했다. 그러는 동시에 시승차 로키는 이미 엄청나게 부드러운 모래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속도를 늦추지 않고 뒤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아예 로커 패널까지 잠겨버렸다. 자만심은 독이었다.
 
 
구출 작전에는 모두가 달려들어야 했다. 공기압을 15psi로 낮추고 패드를 네 바퀴 밑으로 집어넣어 시속 80km의 모래바람을 견뎌내고 나서 겨우 성공했다. 우리의 자존심마저 꺾이게 만든 장장 45분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저지른 실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래도 리비안과 우리는 함께 힘을 합쳐 사상 최초로 TAT를 오직 전기에만 의존해 횡단할 수 있었다. 벅찼다!
 
 
 
추신: 왜 이게 중요한 일인가
내가 주로 이런 전기차로 TAT를 횡단하는 것과 같은 콘텐츠를 제안하는 이유는, 바로 내가 좋아하는 기사가 이런 류이기 때문이다. 여러 해에 걸쳐 우리 팀이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바라보았고, 결국 이 콘텐츠는  내가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보다 더 큰 무언가가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먼저, 우리가 이룬 건 대단한 성과다. 2022년형 리비안 R1T는 오프로드를 따라 미국 TAT를 횡단한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R1T는 1만2369km를 완주했고 모든 지형과 진흙, 돌, 자갈, 모래를 넘어 뇌우와 눈, 홍수 등을 뚫고 달릴 수 있었다. 이번에 주파한 TAT는 양산 준비를 거의 마친 전기픽업에게 최종 시험장이었다.
 
그리고 또한 우리 같은 자동차 마니아들, 기계 마니아, 내연기관차 애호가에게는, 그리고 나아가 일반적인 자동차 소비자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어떠한 변화들은 달갑지 않기도 하다. 두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2020년이, 그리고 이어진 2021년이 팬데믹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각해보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완주했다. 미 해병대의 비공식 모토를 인용하자면 “우리는 즉흥적으로 처리하고, 적응하며 극복한다.”
 
세상은 우리가 보고 자란 내연기관차에서 최신의 전기차로 바뀌려 한다. 충전이나 주행가능거리에 대한 걱정에 초점을 맞추기 쉽지만, 43일간 하드코어 오프로드를 달리는 동안 단 한 번도 방전이 된 적이 없었다. 또한 리비안 R1T를 위한 충전소를 찾느라 어려움을 겪은 적도 없었다. 그나마 어려웠던 건 간혹 급속충전기가 말을 듣지 않았다는 정도다.
 
<모터트렌드>의 속도광들이 전기픽업으로 오프로드 대륙횡단을 할 수 있다면, 보통의 운전자들에게 평균적으로 1년에 한 번 정도 하는 800km 안팎의 로드 트립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R1T 같은 차들은 어떤 종류의 연료를 쓰든 우리가 재충전할 수 있는, 예를 들면 마음에 드는 곳으로의 여행이든 우리가 즐기는 것이든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예전처럼 말이다. 
크리스천 시보
 
 

 
R1T의 포장도로 주행은 어땠을까?
우리의 오프로드 탐험이 바람이 휘몰아치는 오리건주 포트 오포드 해변에서 막을 내렸을 때, 아직 우리에겐 로스앤젤레스의 <모터트렌드> 본사까지 1448km 구간이 남아 있었다. 일반적인 R1T 오너들이 매일 주행할 포장도로를 달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R1T의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차체의 균형감을 전하고, 독일의 럭셔리 크로스오버 같은 느낌을 준다. 비건 가죽시트도 훌륭했는데, 서부 지역의 울퉁불퉁한 포장도로를 달리면서도 근육이 욱신대지 않았다.
 
다른 트럭들과 리비안을 비교하기 적절하지 않은 게, 리비안의 부드러움을 능가할 차가 없기 때문이다.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주 북부를 통과하는 101 고속도로의 미끄러운 구간들도 리비안의 실내 정숙성을 시험하기에는 미미했다. 
 
 
사실 그런 부분도 거의 없었다. 전기 파워트레인은 바닥에서 나는 잔잔한 기계 소리 외에는 거의 무음에 가까웠다. 리비안의 조용한 빌트인 주행 톤은 정부가 규정한 모든 전기차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보행자들에게 차의 아우라만으로 차가 근처에 있음을 경고한다.
 
1만2369km의 길고 긴 거리에도 R1T는 서스펜션의 삐걱거림, 덜컹거림, 또는 신음 소리조차 하나 없이 달렸다. 외부에 두껍게 뒤덮인 진흙이나 먼지, 내부의 미세한 먼지들을 제외하고는 마치 갓 출고한 완전 신차처럼 느껴졌을 정도였다.
 
운전자가 숲속에서 길을 만들어내며 달리는 동안, 동승자들은 편안하게 내부 장비들을 만지작거리며 앉아 있었다. 대부분의 주요 기능들이 중앙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디지털 클러스터에 모여 있었는데, 사용 설명서도 디지털화되어 있고 내비게이션 인터페이스와 스포티파이도 구비되어 있다.
 
 
우리는 스포티파이를 유용하게 잘 사용했다. 대부분의 차들은 빌트인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리비안은 사용자가 무제한으로, 마치 폰이나 노트북에서 각자 좋아하는 음악과 가수들을 분류하듯이 검색해 감상할 수 있게끔 해준다.
 
리비안 오너들이나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예비 고객들에게 우리는 R1T로 긴 도로 여행을 해보길 추천한다. 특히 진흙이 튀는 여행이면 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철저한 계획 없이 전기차를 끌고 긴 여행을 하는 건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아마 대부분 그냥 도심이나 가까운 교외로 갈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 리비안 픽업의 장거리 주행에서 나타난 특징과 품질을 통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리비안이 운전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예측할 수 있었다. 우리의 R1T 경험은 엄청 좋았기 때문이다. 
코너 골든
 

우리가 챙겨간 물건들
대륙횡단을 할 때는 무작정 뒷길이나 트레일, 또는 표시도 없는 길을 달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행한 1만2369km 오프로드 탐험을 그대로 해보고 싶다면, 엄청난 장비들이 필요하다. 구난장비, 보조장비, 캠핑용품 등등. 여기 우리가 챙겨간 물건의 리스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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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 편집팀PHOTO : <모터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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