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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한다면, 우리도 한다! 쌍용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쳐 면모를 일신한 렉스턴 스포츠가 연식변경을 통해 다시 한번 소소한 변화를 더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은 모두 넣으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2022.02.06

 
홍보팀은 무척 아쉬워했다. 오프로드 시승을 준비하다, 오미크론 확산 탓에 소규모 비대면 시승으로 콘셉트를 급히 바꿔야만 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오프로드 체질인 뉴 렉스턴 스포츠 칸에 끼워놓은 오프로드 전용 쿠퍼 타이어가, 그들의 아쉬움을 대변해주는 것만 같았다.

쌍용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뉴 렉스턴 스포츠 칸에 왜 그리도 공을 들이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칸을 포함한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쌍용의 전체 내수판매 물량에서 45.8%를 혼자 커버하며 힘겨운 브랜드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RV만 생산하는 쌍용의 성격이 가장 짙게 스며든 차인 동시에, 지난 2002년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한국형 픽업’을 만들어오고 있는 쌍용의 고집을 보여주는 차이기도 하다.
 
하드웨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디지털 계기반부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소프트웨어 변화를 심어놓았다

쌍용은 국산차 브랜드 가운데서는 드물게 마니아층이 뚜렷한 브랜드다. 생산 차종도 다양하지 않고 파워트레인은 거의 디젤 일색인 데다 세련된 느낌도 없지만, 쌍용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다.
 
첨단기술이나 최신 디자인이 아닐지라도 오랜 세월 쌍용 SUV를 타면서 이미지가 아닌 체감으로 만족스러운 포인트를 확실히 찾아낸 오너들이 많다. 몇 해 전 통계이긴 하지만, 국산 브랜드 중 쌍용차 오너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자료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

연식변경을 거친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승용차급으로 편의 및 안전사양을 보완해 상품성을 크게 키웠다. 분류상 화물차임에도 커넥티드카 서비스와 주행안전 보조시스템까지 새로 추가하거나 강화했다. ‘익스페디션’ 트림으로 일부 외관도 새로 손봤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더불어, 이 차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시승차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에 범퍼와 보닛, C필러 장식 및 안전장비를 더한 익스페디션 트림이다. 이전의 광택 나는 크롬 대신 검은색 플라스틱 패널로 감싼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가 묵직하고 강한 인상을 준다. LED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에서 이어진 사이드 캐릭터 라인, 휠과 도어 가니시, 차체 뒤쪽의 ‘KHAN’ 레터링을 새긴 테일게이트 가니시 등은 픽업다운 볼륨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커스터마이징 용품을 더해 근육질 이미지를 추가했다.
 
차체 왼쪽 뒤에 마련해놓은 보조 발판은 짐칸을 자주 쓰는 오너들에게 적잖은 도움을 줄 듯하다

오랫동안 픽업을 만들어오면서, 그리고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소들을 빠짐없이 집어넣으려 애쓰면서 쌓아온 노하우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차체 뒤쪽 짐칸 아래에 마련한 보조 발판도 한 예다. 차체가 높아 짐칸에 오르내리기 힘겨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이 발판이 의외로 큰 도움을 준다. 적재함에도 그물망 고정용 후크 네 개를 새로 설치했다. 이 차를 ‘브랜드가 의도한 용도’로 실제 사용하고 있는 오너들의 의견을 반영한 부분이다.

연식변경인 만큼 실내는 전반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계기반을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로 바꾸는 등 최신 흐름에 맞춘 요소들이 꽤 눈에 띈다. 실내의 하이라이트는 국내에서 픽업 최초로 적용한 커넥티드카 시스템인 인포콘. 앱을 통해 시동과 공조장치 작동 등을 모두 원격제어 할 수 있고 진단 및 관리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모바일과 연동하는 커넥티드 내비게이션도 사용할 수 있다. 9인치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미러링 서비스를 지원한다. 운전하면서 음성인식 기능을 여러 차례 사용했는데, 인식 성공률이 대단히 좋았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에서부터 라디오 선국은 물론, AI 오디오와 연동하는 실시간 주요 뉴스 검색까지 깔끔하게 들려주었다.
 
픽업 최초로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제공한다. 앱을 통해 시동 걸고 실내온도 조절 등을 할 수 있다
 
센터콘솔에는 내장형 공기청정기를 마련했고, 변속기 바로 아래에는 구동방식 선택 다이얼을 배치했다. 쌍용 특유의 ‘혹시나 해서 다 넣어봤어요’ 마인드가 뉴 렉스턴 스포츠 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편의장비와 일부 외관만 손본 게 아니다. 쌍용은 이번에 연식변경을 단행하면서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엔진도 부분적으로나마 업그레이드했다. 2.2ℓ 디젤 엔진은 유로 6d 스텝2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고, 그러면서도 출력을 이전보다 8% 올려 202마력으로 맞췄다.
 
5m가 넘는 차체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할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이전 대비 5% 개선한 토크가 저회전대에서부터 올라오는 덕분에 실제 주행감은 전혀 버겁지 않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끼웠음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소음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엔진의 활력에 비해 6단 자동변속기는 조금 벅찬 느낌이다.
 

기존 기계식에서 전자식(R-EPS)으로 바꾼 스티어링 반응은 한결 빠르고 경쾌하다. 주행보조시스템의 기능을 기존 9가지에서 16가지로 확대한 점도 반갑다. 이번에 추가한 기능 중 중앙차선유지보조와 차선유지보조는 여타 픽업에는 들어 있지 않은 기능이다. 후측방 충돌보조와 후측방 접근충돌방지보조 기능도 이 차의 형태와 쓰임새를 감안하면 유용할 듯하다. 스포츠 칸의 1262ℓ에 이르는 적재용량과 700kg의 최대 적재량은 여전하다.

첨단은 아니지만, 필요한 요소들은 거의 다 들어 있다. 최신 파워트레인은 아니지만, 큰 차체를 몰아가기에 부담 없고 편안하다. 픽업임에도 2열 폴딩 기능을 엔트리 트림부터 기본 사양으로 넣어놓은 건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결과다.

쌍용은 예전부터 니치 브랜드 성향이 강했다. 경영상 어려움이 있지만, 니치 브랜드의 가능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전기차의 차체 트렌드를 고려하면, 쌍용의 SUV와 픽업 경험이 언젠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기 픽업이 북미의 전유물이어야만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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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우성PHOTO : 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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