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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wedish EVolution, 폴스타 2

언젠가부터 북유럽 감성을 얘기한다. 북유럽 감성이 스며든 가구와 인테리어, 분위기를 접하다 보면 그 감성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눈 덮인 한국의 겨울을, 소리 없이 달린 폴스타 2도 그랬다

2022.02.12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의 막이 올랐다. 잠깐, 너무 흥분하지는 마시길! 중요한 건 ‘이제 막이 올랐다’는 사실이다. 아직 커튼은 몇 차례 더 오르내려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을 수도 있다. 여기에다 커튼콜까지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말 그대로, 이제 막 시작이다.
 

가솔린 시대와 디젤의 진화, 하이브리드의 탄생과 성장을 모두 지켜봐온 우리는 ‘이제 막을 올린’ 전기차의 앞에 얼마나 창창한, 그리고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기회와 기적 같은 발전 가능성이 펼쳐져 있을지를 막연하게나마, 경험치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앞으로 이어질 긴 장정의 출발 지점에서 ‘첫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역시 그간의 경험을 통해 예견하고 있다.
 
폴스타 2보다 설경에 더 잘 어울리는 전기차가 있을까? 이 차가 서 있기만 해도 북유럽 숲 분위기가 물씬해진다

폴스타는 북유럽의 오로라, 혹은 솜털같이 펼쳐진 눈밭과 그 사이사이 솟아 있는 눈 덮인 침엽수들 같은, 지극히 이국적이고 낯설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 익숙해지고 싶어 하는 오묘한 이미지를 단숨에 만들어냈다.

스웨덴의 정서를 기저에 깔고 있는 태생 배경은 어떤 식으로든 브랜드에 또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을 게다.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 CEO가 브랜드 구석구석에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있는 듯 없는 듯 전파한 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신생 브랜드일수록 리더의 영향력은 밖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마련이니 말이다.
 
앞머리 가운데 자리 잡은 폴스타 로고. 전기차의 미래로 인도하는 ‘가이딩 스타’다

자동차 브랜드, 더욱이 신생 브랜드의 첫 CEO로 디자이너 출신이 앉았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땐 솔직히 의아했다. 이제 4년여 흘렀을 뿐이지만, 그 깊은 속내를 알고도 남을 듯하다. 신생 전기차 스타트업 폴스타는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브랜드 CI와 나아가 전 세계 곳곳의 터치포인트(브랜드 체험관), 심지어 글자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단기간에 깔끔히 정리해냈다. 이 업계의 능수능란한 터줏대감 브랜드들보다 노련한 솜씨와 속도로 말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또 하나는 속도다. 북유럽 태생의 완성차 제조사와 협업하며 습득한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는 동시에, 폴스타는 전기차 스타트업다운 에너지로 움직인다. 2017년 전기차 브랜드로의 독립을 선언하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폴스타 1과 전기차 콘셉트 프리셉트를 숨가쁘게 내놓더니 지난해 중반 첫 순수 전기차 폴스타 2로 세계 19개국에 진출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폴스타 5까지 이어질 제품 포트폴리오를 발표했으며, 올해는 미국 나스닥 상장까지 겨냥한다. 얼음처럼 침착한 이성과 불꽃같은 속도로, 폴스타는 소리 없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으로 스며들고 있다.
 

바로 그 폴스타의 첫 순수 전기차 폴스타 2가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에서도 그들의 행보는 다를 바 없다. 한국법인 설립 채 1년이 안 된 사이에 폴스타는 온라인 영업망과 오프라인 체험공간 신설 계획, 모델 도입을 위한 중장기 계획 등을 모두 일사천리로 마무리하고 첫 전기차를 서울로 실어 날랐다. 전 세계 시장으로 치면 18번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 호주, 뉴질랜드에 이은 5번째 진출이다.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폴스타 2는 싱글 또는 듀얼 모터를 갖추고 최대 300kW(약 408마력)의 차체 사이즈 대비 강력한 파워를 구사한다. 완성차 제조사의 퍼포먼스 브랜드 출신답게, 첫 순수 전기차에서부터 강력한 주행 본능을 최대한 살려내려는 의지가 숫자에도 분명히 드러난다.

게다가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는 신생 전기차 브랜드임에도 어설픈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프레임리스 형태 덕분에 사이드미러 커버 대비 거울 면적은 넓은 편

이 든든한 숫자들을 믿고, 한국에 처음 등장한 폴스타 2를 영하 10℃의 강원도 눈밭으로 몰고 달렸다. 북유럽의 한겨울을 DNA에 새긴 폴스타 2에게 한국의 겨울쯤은 아무 문제 없으리라는 믿음도 장소 선택에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준중형 크로스오버 타입인 폴스타 2는, 다른 전기차들에 비해 시각적으로나 승차감 면에서나 기존 내연기관차와의 이질감이 적은 편이다. 외관에서는 독특한 디테일로 꾸민 전면부와 패스트백 형태로 마감한 차체 뒷부분이 눈길을 끈다.
 
“북유럽의 한겨울을 DNA에 새긴 폴스타 2에게 한국의 겨울쯤은 아무 문제 없으리라.”
 
아래쪽이 길게 이어진 리어램프는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을 후면부에서 중요한 포인트 역할을 한다. 도어를 열면 기분 좋은 질감의 실내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시보드와 도어를 덮고 있는 직물 질감의 소재, 얇지만 편안하게 몸을 받쳐주는 시트, 곳곳에서 눈에 띄는 북극성 로고와 몇몇 브랜드를 통해 이제 익숙해진 센터페시아의 세로형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처음 만나는 폴스타 2의 실내는 시각적으로나 촉감적으로나 편안함을 안겨준다.
 
질감 좋은 소재로 감싼 폴스타 2의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북유럽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익숙함과 새로움이 폴스타 2의 실내 곳곳에 공존한다. 운전 감각이나 자세는 익숙해서, 이 차의 운전석에 처음 앉는 사람일지라도 긴장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반면 물리버튼이나 다이얼 등을 모두 없앤 간결한 센터페시아 구성이나 색다른 느낌의 소재,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세세한 기능들은 분명 새로운 경험의 초입에 서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원 페달 드라이브 강도와 스티어링 반응, 크립(creep·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앞으로 살짝 나아가는 자동변속기 특유의 동작, 흔히 크리핑이라 부름) 온·오프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주행감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터치 반응은 빠르고 정확하다.
 
‘디자이너 출신 CEO’의 회사라는 걸 자꾸 의식하게 만드는 변속기 레버

다른 전기차에 비해 출발은 무척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럽게 이뤄진다. 게다가 원 페달 드라이브를 편안하게 이어갈 수 있다. 반응은 정확하고 즉각적이면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를 골랐다면 크립은 온으로 해두는 게 안전하고 편하다.
 
디지털 계기반은 화려하지 않으면서 간결하고 명확히 정보를 전달한다

전형적인 전기차 감각임에도, 장거리를 운전하다 보면 익숙한 느낌이 운전자를 얼마나 편안하게 해주는지 깨닫게 된다. 모든 게 치우치지 않는다. 서스펜션도 부드러우면서 단단하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단단하게 받쳐주는가 하면, 요철을 지날 때는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한다. 스포츠 감성이 분명한데, 다른 전기차 브랜드들처럼 과하지 않다.
 
직물 느낌의 소재로 감싼 도어 트림

장거리 눈길 주행에 나선 차는 롱레인지 듀얼 모터 트림. 눈길에서의 앞뒤 동력배분도 지나치지 않으면서 시종일관 무척 안정적이다. 회생제동은 3단계로 맞출 수 있는데, 운전자가 즉각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뚜렷하다. 역시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스티어링 휠 무게도 각 단계별로 바로바로 반응한다.
 
달리는 맛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고, 스포츠 드라이브를 안전하게 해낼 수 있다. 스포츠 감각을 추구하되 안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처음 타는 차를 몰고 처음으로 한국의 눈길을 달리는데도 마치 늘 다니던 길을 내 차로 운전하는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다. 
 
글라스 루프 앞쪽에 비치는 폴스타 로고가 은근히 낭만적이다

운전하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글라스 루프 앞쪽에 비춰 보이는 북극성 로고는 은근히 감성을 자극한다. 가운데가 뚫린 독특한 디자인의 변속기 레버도, 노란색 안전벨트 스트립과 같은 색깔의 브레이크 캘리퍼도, 그리고 무심한 듯 섬세하게 마감한 실내외 디자인 톤도 모두 바라보면 볼수록 익숙한 듯 낯설고 이국적이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전한다.

손끝이 시리고 두 뺨이 차가워질수록, 그리고 도로 양옆에 두껍게 쌓인 눈이 반짝일수록 폴스타 2는 생기를 더해갔다. 기대했던 대로, 북유럽 감성으로 태어난 폴스타 2는 한국의 겨울에 가장 멋지게 어울리는 전기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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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우성PHOTO : 아놀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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