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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IT UP,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vs. 쉐보레 콜로라도

국내 정서에 반하는 최고의 차 장르는 픽업. 그럼에도 쌍용과 쉐보레는 한국 시장에서 꿋꿋이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픽업 본고장 미국의 정통성을 품은 콜로라도와 유일무이한 한국식 픽업 렉스턴 스포츠 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꼼꼼히 살피고 낱낱이 파헤쳤다

2022.03.19

 
화려하고 다양한 미국 자동차 문화를 논할 때 픽업은 빠지지 않는 장르다. 제조사부터 모델 숫자, 크기 등 골라 탈 수 있는 픽업들은 차고 넘친다. 더불어 미국 자동차 시장 부동의 판매 1위도 픽업이다.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허름한 짐차로 마구 부리기도 한다. 그만큼 미국인들의 픽업 사랑은 대단하다.

반면 국내 비인기 자동차 장르를 꼽으라면 해치백과 픽업이 대표적이다. 짧고 경쾌한 해치백 디자인은 과하게 젊은 탓에 기피하는 독특한 정서가 존재한다. 픽업은 해치백보다 더하다. 포터로 대변되는 1톤 트럭 시장은 크지만 그에 비해 거하고 고급스러운 픽업은 논외다.
 
작은 국토 면적과 대도시에 모여 사는 복잡다단하고 독특한 시티 라이프스타일, 24시간 무엇이든 가져다주는 배달 문화 등이 픽업의 기능성을 무효화했다. 복잡한 도로와 비좁은 주차공간 또한 커다란 픽업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 정통 픽업과 한국형 픽업이 길 떠날 탐험가들을 기다린다 

그럼에도 쌍용은 렉스턴 스포츠 칸을 내놓았다. 자의 반 타의 반 RV 명가라는 정통성을 유지하며 제한적인 라인업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했을 터다. 

미국 브랜드 쉐보레는 콜로라도를 들여왔다. 시장이 작더라도 그들이 가장 잘 만드는 픽업을 배제할  이유는 없었다. 대중적이지는 않아도 분명히 픽업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소비자층은 존재하는 법. 층은 얇지만 색은 더 선명하다. 최근 누적 판매 1만 대를 넘어서며 국내 수입 픽업 시장의 가능성과 간판 모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딱히 경쟁 모델 없는 독특한 시장 상황이기는 했지만, 국내 픽업 시장의 존재감을 1만 대가 말해준 셈이다. 콜로라도를 통해 얻은 쉐보레의 브랜드 이미지와 홍보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정통을 추구하는 미국 픽업과 나름의 재해석으로 국내 소비자와 생태계에 초점 맞춘 한국 픽업은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비슷하고 다를까? 국내 픽업 시장을 끌고 밀며 견인 중인 두 모델의 진검승부로 바로 들어가보자.
 
 
주행 성능
이번 비교 시승의 주인공들은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픽업들이다. 따라서 평소처럼 조종 성능과 주행 품질을 정교하게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게다가 렉스턴 스포츠 칸에는 애프터마켓용 올터레인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 순정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시승은 보디 온 프레임 픽업이라는 기술적 구조와 장르의 어색함을 얼마나 덜어냈는지, 동시에 어떻게 자신의 개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완성했는가를 중심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이것이 지금까지는 하드코어 성향, 혹은 상업용이라는 극단적이면서 좁은 영역에만 갇혀 있던 픽업 시장으로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확장성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콜로라도는 주행 품질과 성능 면에서 매우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약간 단단하게 스포츠 튠한 SUV처럼 느껴지는 승차감과 주행 질감을 경험할 수 있다. 보디 온 프레임 차에서 흔히 느껴지는, 섀시와 캐빈이 따로 노는 느낌이 거의 없다. 프레임과 캐빈을 연결하는 부싱이 비교적 탄탄하게 설정된 덕이다.
 
대신 노면요철의 충격이 다소 느껴진다. 유니보디 구조의 스포츠 성향 짙은 SUV와 흡사하다. 단, 충격이 스티어링 휠과 페달로 집중해 전달되는 건 미묘하지만 차이가 존재하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V6 엔진이 만드는 날것의 사운드와 원활하게 작동하는 8단 자동변속기는 콜로라도의 동력 성능을 스포티하게 만들어준다. 섀시와 파워트레인의 성격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실제 조종 감각도 여느 보디 온 프레임 차와 달리 노면 감각을 명확히 파악하며 다루기도 매우 쉽다.
 
슬라럼과 회피 기동에서도 초기 반응이 약간 느릴 뿐 뒷바퀴도 잘 따라오는 준수한 움직임의 특성을 보인다. 또  적절한 롤링 현상이 바퀴의 하중 변화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키가 큰 차에서 생기기 쉬운 코너링 시 접지력 저하에 따른 불안감도 거의 없다. 
 
콜로라도는 최소한 일상 영역에서는 보디 온 프레임, 그리고 픽업이라는 장르를 의식하지 않고 달려도 되는, 약간 터프한 SUV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수한 주행 질감과 조종 감각을 완성했다. 이 장르의 차를 처음 타는 사람에게도 어색함은 별로 없을 것이다. 기본기의 수준이 높다 보니 주행 보조 장비와 편의장비 부족이 더욱 아쉽다.
 
이에 비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여전히 보디 온 프레임 차의 느낌이 많이 남아 있다. 부드럽게 설정한 뒤 서스펜션은 그나마 덜하지만, 앞 서스펜션은 프레임 아래 서스펜션 덩어리가 통째로 떠는 느낌을 요철에서 여과 없이 전달한다. 최근 참가한 시승회 당시에는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었지만 콜로라도와 비교하니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섀시와 캐빈 사이의 엇박자가 확실히 느껴진다. 그리 과격하지 않은 우회전 코너에서도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시간차 이후 프레임과 캐빈 사이의 부싱 꼬임에서 발생하는 시간차, 이렇게 두 번의 핸들링 지연이 일어난다. 이 녀석을 처음 경험하는 이들이라면 확실히 어색할 것이다. 

슬라럼이나 회피 기동에서도 둔한 핸들링 감각은 여실히 드러난다. 가벼운 스티어링 휠을 휙 돌려도 앞바퀴는 바로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 여기서 좀 더 기다려줘야 한다. 불안한 나머지 스티어링 휠을 더 돌리면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다.
파워트레인은 매우 좋다. 
출력도 늘고 토크도 좋아져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기분 좋고 여유롭다.
 
6단 자동변속기도 엔진의 풍성한 토크 덕택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다만 급하게 밟지는 말자. 초기 응답성은 느리다. 따라서 여유롭게 토크를 즐기는 드라이빙 스타일이 더 좋다. 
 
동승석에서 함께 시승했던 김우성 주간의 한마디가 모든 것을 요약한다. “두 대 모두 비슷하게 달렸는데 왜 유독 렉스턴 스포츠 칸에서 몸에 힘이 더 들어가는 걸까요?”
 

두 차의 제동성능 비교는 렉스턴 스포츠 칸에 장착된 올터레인 타이어 때문에라도 의미가 없다. 그리고 두 차 공히 제동 감각은 다소 아쉽다. 제동 성능에서는 우위를 보였던 콜로라도조차 초기 제동 응답성이 부족한 편이며 페달의 공주 스트로크, 즉 제동력이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제동 페달이 밟히는 깊이가 긴 편이다.
 
이에 더해 시속 100km 급제동 시험에서는 ABS의 개입이 늦고 거칠어 안정감이 부족하다. 즉, 타이어가 잠기기 시작한 뒤 다소 늦게 ABS가 개입하는데, 과도하게 개입했다가 풀어주고 다시 타이어가 잠기려 하면 ABS가 늦고 과도하게 개입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그 결과 차체의 피칭 현상은 더 커지고 접지력 변화도 많아진다. 즉, 제동 과정이 상당히 바쁘게 느껴진다.

그나마 콜로라도의 장점은 래더 프레임을 사용한 차에서 발생하기 쉬운 비틀림 현상이 없다는 점이다. 급제동 시 프레임이 비틀어지면서 생기는 불안감은 없다. 최소한의 안정감은 잘 보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제동 감각은 더 어색하다. 일단 페달의 초반 반응이 거의 없이 푹 들어간다. 마치 옛날 버스나 트럭을 몰듯 제동력 조절이 쉽지 않다. 

가속 성능 역시 비교 대상은 아니다. 두 모델 사이의 출력 차이는 물론 파워트레인의 성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출력 낮은 렉스턴 스포츠 칸이 120kg 이상 무겁기까지 하다. 콜로라도는 6기통 자연흡기 휘발유 엔진의 호쾌한 감각과 함께 시속 45km와 80km에서 변속한 뒤 3단에서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기록은 7초대로 매우 만족스럽다. 그리고 엔진의 회전 질감, 2륜 모드에서 뒷바퀴가 헛돌며 땅을 박차는 감성적 만족도는 더욱 좋아 신난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느린 가속페달 초기 반응으로 굼뜨게 출발하고 숨 짧은 디젤 엔진으로 한 번 더  답답하다. 0→시속 100km 가속 성능은 렉스턴 스포츠 칸의 장기가 절대 아니다. 기록은 12.1초. 그래도 덩치를 생각하면 준수하다. 즐겁진 않지만.
나윤석
 
 
운전석
렉스턴 스포츠 칸의 인테리어는 렉스턴과 많이 닮았다. 즉 전통적인 고급 SUV 분위기라는 뜻이다. 쌍용이 렉스턴 스포츠 칸을 처음 출시할 때 픽업이라는 말 대신 오픈형 SUV라는 말을 사용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밝은 브라운 톤의 가죽 시트가 화려하게 느껴지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최신 트렌드보다는 약간 흘러간 디자인이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을 사용했지만 요즘 트렌드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혹은 최소한 와이드 AVN 모니터의 매끈한 배치가 대세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은 센터페시아를 여러 구획으로 나눈 이전의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게이트형 셀렉터 레버도 이젠 원조인 메르세데스-벤츠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고급은 아니어도 픽업치고 곱상한 렉스턴 스포츠 칸 실내

하지만 운전석에 앉아보면 SUV와는 무언가 살짝 다르다. 좋게 말하면 여유롭고 반대로 말하면 살짝 헐거운 느낌이다. 요즘 SUV들의 승용차처럼 아늑하고 감싸인 감각에 비해 렉스턴 스포츠 칸은 트럭 기반의 픽업 느낌이 곳곳에서 난다. 손과 엉덩이, 발 위치로 이루어지는 이른바 ‘드라이버 트라이앵글’이 승용차보다는 트럭에 가까운 느낌이다.
 
대시보드에서 올라오는 플로팅 무드 스피커나 팔걸이 중앙에서 소음을 만드는 빌트인 공기청정기는 ‘덧칠’의 끝판왕이다.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 불필요한 장식인 데다 솔직히 기능성도 미덥잖다. 뒷좌석은 여유롭다. 그런데 편하지 않다. 발 공간은 넓지만 바닥 주변에 돌출부가 많아 구속받는 느낌이다. 등받이는 너무 서 있다.
 
흙 묻은 옷을 입고 올라도 부담스럽지 않을 콜로라도의 수더분한 실내 

콜로라도의 인테리어는 좋게 말해 수더분하다. 요즘 모델들의 블링블링한 인테리어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저렴하고 올드해 보인다. 실내 어디에서도 이 차가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비싸 보이는 곳이 없다. 계기반은 일반 아날로그 다이얼 두 개에 작은 화면 하나가 고작이다. AVN 모니터도 작고 해상도도 떨어진다.

하지만 기능적이다. 햇빛을 반사시키는 유광 소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눈이 편하다. 손자국이 남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먼지가 좀 묻어도 좋다. 진짜 속 편하게 쓸 수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뒷좌석 공간이 렉스턴 스포츠보다는 좁다. 그럼에도 평평한 바닥 덕분에 오히려 발 공간이 편하다. 등받이 각도도 살짝 더 누워 약간이나마 안락하다.
나윤석
 
 
실내와 주요 기능
자동차 시장의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은 ‘픽업 나라’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미국에서 유효한 차종이 바로 픽업이다. 철저히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본고장에서 온 픽업답게 이 같은 본질과 딱 맞아떨어진다. 실내는 철저히 실용적이다, 멋 부린 구석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등 눈에 보이는 부분은 모두 플라스틱 질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먼지를 덮어써도, 흙탕물이 튀어도, 어쩌다 음료가 쏟아져도 걱정할 일 없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앞뒤 도어트림에도 꽤 깊은 컵홀더와 별도의 도어포켓이 있을 뿐이다.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시트는 제법 편하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요즘 보기 드문 8인치 사이즈. 디스플레이 크기도 작고 인터페이스도 세련되지 않지만, 후방카메라 시야는 깨끗한 편이다. 그 아래, 센터콘솔 앞부분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가 마련되어 있는데, 사이즈는 넉넉하지 않다. 스마트폰 종류에 따라서는 충전 패드에 크기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4도어 크루캡 구성인 콜로라도의 2열 시트 쿠션은 넓진 않으나, 등받이 각도가 적당해 앉는 자세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 시트 아래에 마련한 수납공간은 넓지는 않으나 실제 쓰임새가 좋아 보인다. 구성도 괜찮고, 물건을 넣은 다음 시트로 뚜껑처럼 단단히 봉할 수 있다.
 
화물칸 테두리까지 방청 작업이 꼼꼼한 콜로라도. 정통 픽업답다 
 
2열은 1열보다 살짝 높은 배치인데, 저속주행을 할 때 약간의 공명이 느껴졌다. 방청 작업을 꼼꼼히 해놓은 화물칸에서는 픽업을 오랫동안 만들어온 솜씨가 느껴진다. 화물칸 테두리까지 방청 작업을 잘 해놓아서 짐을 부릴 때 가장자리에 닿더라도 차체 손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뒷범퍼 좌우 모서리에 깊은 홈을 파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놓은 부분도 경험의 산물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실내는 하나부터 열까지 콜로라도와 다르다. 대시보드는 부드러운 폼 재질로 감쌌다. 도어트림에도 멋을 잔뜩 부렸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을 심었고, 센터페시아에도 내비게이션을 겸한 9인치 모니터를 마련했다. 인터페이스도 잘 정돈된 편. 전반적으로 세련미와는 거리가 멀지만, 픽업이라는 차종을 감안하면 그래도 멋을 많이 부린 셈이다. 무선충전기는 센터페시아 아래에 있고 실내 온도 등 각종 기능은 모니터 아래의 물리버튼으로 제어한다.
 
렉스턴 발 받침대. 필요는 하지만 보기엔 별로

렉스턴 스포츠 칸은 올해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커넥티드카 시스템과 음성인식 기능 등 스마트 기능을 추가했다. 음성인식 성공률도 꽤 좋은 편이고 다양한 기능을 커버해 쓰기에도 편하다. 2열 시트는 생각보다 편하지는 않다. 머리공간은 괜찮으나, 무릎공간이 기대에 조금 못 미친다.
 
2열 시트 아래의 수납함은, 시트 쿠션을 들어 올려 사용하는 콜로라도와 달리 시트는 그대로 둔 채 서랍처럼 앞으로 뽑아내는 방식이다. 쓰기에는 한결 편해 보이지만, 플라스틱 재질과 저렴한 옷장에서나 쓸 법한 슬라이드 레일 등 내구성은 좀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픽업이라면 좀 더 다부져야 한다.
 
쉐보레 콜로라도

픽업 시장은 독특하다. 다른 차종에 비해 첨단 기능에 목숨 걸진 않으며, 대신 본연의 역할에 반드시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수수해 보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픽업다운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은 콜로라도의 강점이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수입 픽업 최초로 등록대수 1만 대를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20년째 꾸준히 픽업을 만들고 있는 쌍용의 경험치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에 다 녹아 있다. 무작정 ‘K’를 붙이는 요즘의 조어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차에 대해서만큼은 ‘K-픽업’보다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쌍용은 가장 미국적인 차인 픽업을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게 버무려냈다. 각각의 색깔로 잘 빚어낸지라, 저마다의 개성도 뚜렷하다. 그래도 ‘본질’이 무엇보다 중요한 픽업인 만큼, 이번만큼은 콜로라도의 투박함이 나쁘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김우성
 
 
최종 결론
어쩌면 시작 전부터 결론 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픽업의 정통성과 기본기는 콜로라도, 적재함 품은 SUV 같은 대중성과 화려함은 렉스턴 스포츠 칸이 우세했다. 콜로라도의 충실한 기본기는 겉모습부터 드러났다.
 
꾸밈없이 정직한 픽업 디자인, 짐 부리기 쉽도록 자연스레 만들어둔 범퍼 일체형 발 받침대, 수더분한 실내 구성과 꼭 필요한 것만 갖춘 편의장비, 흙 묻은 옷을 입고도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는 분위기의 소재와 마감재, 짐칸을 비추는 조명 등 픽업을 만들고 오래 경험한 브랜드의 내공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K-픽업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정통 픽업이라기보다 오픈된 짐칸을 더한 SUV 느낌이 강했다. 픽업이라는 보디 타입 위에 화려하게 치장한 개성 만점 SUV라 해도 괜찮을 수준이었다. 픽업의 실용성에 적당히 부드럽고 무난한 승차감과 출력 성능, 연료 효율성 등 두루두루 편하고 만만했다. 음성으로 기능을 제어하고 공기청정기까지 품었다.
 
화장으로 곳곳에 멋을 부려 터프함보다 트렌디함을 강조했다. 오프로드를 질주하거나 크고 많은 짐을 자주 부릴 일 없는 국내 상황을 고려한 한국 맞춤형 픽업인 셈이다. 하드코어함보다 익숙함을 택한 것이다.
 
쉐보레 콜로라도. 픽업의 대표 아이템인 발 받침대. 든든하고 강인하다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콜로라도는 픽업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사뭇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콜로라도가 철저히 실용주의에 입각해 다소 거칠더라도 그 자체가 픽업의 장점이라 여기고 드러내 강조하는 정통이자 원조라면, 렉스턴 스포츠 칸은 두루두루 다루기 쉽고 활용성 좋고 편의장비 풍성한 한국식 픽업이다.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두 모델의 애프터마켓용 적재함 커버 설치 비율을 봐도 렉스턴 스포츠 칸이 콜로라도보다 월등히 많다. 두 모델은 그만큼 지향점과 색은 물론 운전자 성향까지 나뉜다. 그렇게 열심히 각자의 길을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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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병진PHOTO : 이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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