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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에센자 SCV12, 250만 달러짜리 절정의 쾌감

람보르기니 에센자 SCV12는 기존 람보르기니 슈퍼카를 기반으로 한 한정판이 아니다. 이 차는 제대로 만든 레이스카이며, 레이스 이상의 수준에까지 도전하는 ‘다른 차원의 차’다

2022.04.14

 
최근 람보르기니는 그들의 양산차에서 빌려온 차체와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또 다른 리미티드 에디션을 만들어내는 데 재미를 들이고 있다. 가끔은 람보르기니가 지금껏  그 명성을 쌓아올 수 있었던 진정한 신차들을 개발하기보다 부유한 고객들의 계좌에 침투해 돈을 쉽게 빼내려는 수작을 부리는 건 아닌지 냉소적인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 등장한 에센자 SCV12가 기존의 차체를 활용해 만들어낸 소위 ‘리프로덕션 모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아주 기뻤다. 에센자는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레이싱카이며, 레이싱카 승인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레이싱 룰에서 벗어나 과연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 탐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차다.

람보르기니는 이 F1 스타일의 차를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의 17.7km 코스에서 16바퀴나 타볼 수 있게 해주었다. 9개 구간으로 이뤄진 이 서킷은 주로 2, 3단 기어로 달리는 클럽 트랙 같은 느낌이 크긴 하지만, 직선거리는 시속 225km로 달릴 수 있으며 어려운 브레이킹 존을 지나 1구간에서는 변속기를 2단에 고정해둔 채 왼쪽 방향 코너로 들어간다.
 

우리가 선택한 장소와 원하는 속도대로 에센자를 운전할 수 있었다는 건 한마디로 에센자가 아마추어 드라이버들도 다가가기 쉬운 차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차에 시동을 거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재미있다. 마스터 스위치를 켜고 기계가 부팅될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점화 버튼을 누른 뒤 스타트 버튼을 누른다. 6.5ℓ V12 엔진이 깨어나면 브레이크를 밟고(왼발로 밟는 게 좋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파란색 버튼을 꾹 누르면 중립 기어가 된다.
 
그다음 오른쪽 패들시프트를 한 번 클릭해 X트랙 6단 수동 순차변속 레이싱 박스를 1단으로 설정한다(클러치 페달은 없다). 그런 다음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스로틀을 밟으면 출발한다.
 

여느 레이싱카를 탈 때처럼 통통 튀는 느낌이 나는데 이건 푸시로드 서스펜션이 저속 운전에는 알맞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을 눌러 피트 스피드 리미터를 끄면 “뱅!” 에센자의 이탈리아산 자연흡기 V12 엔진에서 나오는 고유의 울음소리가 카프리스토 배기관을 통해 증폭되며 터져 나온다.
 
아벤타도르와 같은 엔진을 쓰지만 맞춤형 흡기장치와 모테크 모터스포츠의 ECU 덕분에 8500rpm에서 820마력을, 6000rpm에서 78kg·m의 토크를 내며 아벤타도르 SVJ 로드카보다 각각 61마력, 5kg·m 높은 성능을 낸다.

한 번 풀 파워로 달린 걸 포함해(스위치 하나로 25마력을 올릴 수 있다) 몇 바퀴 달리고 나니 직선거리의 속도에는 더 이상 놀라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맞춤형 피렐리 슬릭 타이어와 괴력의 다운포스, 자동차의 그립과 핸들링이 이렇게 느린 트랙에서도 우리를 흥분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더 놀랐다.
 

랩의 끝이 다가올 때도 우리는 아직까지 3단 기어의 강력한 그립력을 느낄 수 있었고 1번 코너에서는 제동을 느리게 해도 괜찮았다. 프런트 스트레이트 구간의 브레이크 마커들이 우리를 안내해주었다.
 
람보르기니의 프로 드라이버들은 끝에서 세 번째 브레이크 마커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조언했고, 중간 지점을 지난 다음엔 끝에서 두 번째 마커를 보라고 했다. 몇 바퀴를 돌고 나니 프런트 스트레이트에서 우리는 에센자를 세 번째 마커를 지나 제동할 수 있었고, 중간 지점을 지나 거의 두 번째 마커에 다다라서야 브레이크를 밟았다.

브레이크 페달은 예상보다 부드럽지만 밟은 뒤 급격히 단단해져 즉각 반응과 훌륭한 조절을 가능하게 해준다. 브레이킹 존의 중간 지점에서 차 후면이 흔들릴 때도 그립을 다시 잡아 쉽게 컨트롤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왼쪽 패들을 몇 번 클릭하면 다운시프트가 이뤄져 속도를 점차 줄이며 피트로 들어간다.
 
 
에센자는 하품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멈췄다. 브레이킹 존에서 6m 더 들어갔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진 않았다. 이 짧은 경험에도 SCV12가 내뿜는 자신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위해 에센자의 전반적 셋업은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여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를 사용해 섀시를 회전시켜 코너링에서 파워를 낼 수 있음을 경험했다. 시간이 더 주어졌더라면 더 편안한 운전 위치를 찾아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스티어링 휠 위치도 페달처럼 쉽고 빠르게 운전자의 몸 크기와 선호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보통 사이드미러가 위치하는 곳에 텔레미터 스크린이 자리한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람보르기니는 차 소유주들에게 같은 지적을 들었다며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했다.
 

우리의 가장 큰 불만은 50바퀴를 더 못 탔다는 것. 재미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이 차에 더해진 수많은 수정 사항을 다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워/엔진 맵, 디퍼렌셜 컨트롤, 클러치, 트랙션 컨트롤, ABS 그리고 서킷과 특정 코너에 따른 파워스티어링을 몇 가지 예로 들 수 있다. 브레이크 바이어스에 대한 컨트롤도 있고, 스로틀 작용 등이 있다. 이 전체적인 패키지는 순수하며 마음을 사로잡는 레이싱카 경험을 하게 해준다. 심지어 진짜 레이싱카가 아닌데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센자 SCV12를 집이 없는 자동차라고 할 수 있겠다. 람보르기니와 스쿼드라 코르사가 에센자의 비전과 제시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하는 차주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든 것 빼고는 말이다. 한정 수량만 생산한다는 것과 트랙에서만 탈 수 있는 상태라는 점 때문에 아마 여러분 대다수가 에센자를 직접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차는 완전 하이퍼카 극성 팬들이 가끔 이야기하는 ‘레어 람보르기니’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정말 아쉬운 일이다. 왜냐고? 에센자 SCV12를 본래 운전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전해본 우리는, 이 차를 단지 보기 드문 차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차’로 기억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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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맥 모리슨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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