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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조에, 지갑 수호신

무섭게 오른 기름값에 전기차는 이제 현실이다. 르노 조에가 우리의 얇은 지갑을 지켜줄 수호신으로 떠오른 이유다

2022.04.23

 
지구를 구하겠다는 거창한 주제는 전기차를 사야 할 결정적인 이유를 만들어 주지 못했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쥐여주면서까지 전기차를 장려했지만 내연기관에 익숙해진 우리는 긴 충전 시간과 부족한 인프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처럼 기름값이 미쳐 날뛰기 전까지 말이다.
 

르노 조에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가벼운 주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물론 그것뿐 아니다. 유럽 부동의 전기차 판매 1위. 괜히 얻은 타이틀은 아닐 터다. 유럽 교통 상황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살인적인 교통체증은 20분이면 가능할 출퇴근 시간을 1시간으로 잡아 늘린다. 그래, 조에라면 이 시간에 대한 뾰족한 수가 있을 것이다.
 

먼저 시트 포지션부터 소형 SUV에 견줄 정도로 높다. 도로 상황을 미리 확인하기에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다. 낮은 대시보드와 가파른 보닛까지 합쳐지면 눈앞 시야는 양옆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넓게 펼쳐진다. 시트는 허리 양옆을 받쳐주는 부분까지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어 몸을 옥죄지도 않는다. 느린 도로 흐름에 낮은 시트 포지션과 버킷시트는 허리 통증과 갑갑함을 만들어낼 뿐이다.
 

9.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엔 티맵을 기본 탑재해 막히는 길을 피해 요리조리 잘도 안내한다. 화면은 세로형을 사용해 가로형 대비 멀리까지 길을 보여준다. 덕분에 스마트폰 환경에 익숙한 요즘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기도 빠르고 보기도 편하다.

시승차는 인텐스 트림이라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간다. 스피커는 고작 7개지만, 소리는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색으로 해상력까지 준수하다. 사운드 튜닝의 끝은 방음이라고 했던가? 엔진음이 사라진 환경에서 저음역이 묻히지 않아 맛깔나는 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어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더한다.
 

파워트레인은 100kW(약 136마력)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로 앞바퀴를 굴린다. 토크는 25kg·m. 공차중량이 1545kg인 점을 생각하면 특별할 것 없는 힘이다. 하지만 실제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수치보다 가볍게 움직인다. 전기모터 자체가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바로 반응하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면 막히는 길 차선 변경도 쉽게 해낼 수 있다.
 
충전구가 앞쪽에 있으면 충전기 가까이 주차하기 편하다. 조에의 충전구는 르노 엠블럼 안에 숨어있다

B-모드를 활용해 회생제동을 적극 사용하면 발에 쌓이는 피로도 줄일 수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 어쩔 수 없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반복해 밟아야 하는데, 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때 회생제동이 걸리는 정도가 심하면 이질감이 커 멀미가 날 수 있고, 너무 약하면 결국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조에의 회생제동 정도는 딱 적당하다. 가속페달에 얹은 발에 힘을 빼면 가속과 제동이 ‘0’이 되는 지점에 머물러 페달을 다루기도 쉽다.
 
조에의 트렁크 용량은 338ℓ로 동급 해치백 대비 넓은 편. 2열 시트를 접으면 용량은 1225ℓ로 늘어난다

배터리는 54.5kWh 용량을 품고 1회 충전 주행거리로 309km를 인증받았다. 이날 출퇴근 거리는 30km였는데, 주행을 마쳤을 때 배터리를 11% 소모했다. 매일 출퇴근하고 가벼운 드라이브를 한다고 해도 넉넉잡아 일주일에 한 번 충전하면 된다. 비용으로 따지면 완속 충전기(200원/kWh)를 이용했을 때 1199원, 급속 충전기(292.9원/kWh)를 이용했을 때 1756원을 쓴 셈이다. 지하철로 출퇴근 할 때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과 통풍 시트가 빠졌다는 점인데, 편의사양을 잔뜩 끼워 넣고 가격이 오르면 출퇴근 차로서 가치가 줄어들 터다. 가격은 시승차가 최상위 등급 인텐스 트림으로 4295만 원이다. 2022년 새롭게 바뀐 전기차 보조금 규정에도 무난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르노 조에의 실제 구매 가격은 3043만 원(시승차 기준 3443만 원)까지 떨어진다. 주행가능거리에 비례해 보조금을 정하는 환경부 기준에 따라 경쟁차 대비 보조금을 130만 원 가까이 더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모두가 자동차 출고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와중에도 조에는 전기차 보조금 선정부터 출고까지 일사천리다. 불안한 정세 속에 나날이 치솟는 서슬 퍼런 기름값 앞에 지금 당장 우리의 가벼운 지갑을 구원할 전기차는 르노 조에뿐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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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홍석준PHOTO : 르노코리아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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