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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G2 경제대국 중국의 전기차 열기가 뜨겁다. 중국 전기차는 과연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2022.05.23

 
생각보다 뚜렷하고 근거 있는 성공 가능성
굳이 통계를 인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국은 전기차 최대 시장이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 국가다. 배터리와 원료 등 전기차 기반 산업과 관련 부품에서도 핵심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즉, 전기차 관련 경쟁력이 대단히 높다는 뜻이다.

‘중국 전기차의 강점이 무엇인가?’ 이 질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가격 경쟁력일 것이다. 대체로 맞는 말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중국 전기차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 문제만은 아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은 단순히 대량생산에 따른 물량 효과만이 아니다. 이에 더해 주목할 만한 2가지 이유가 더 있다. 첫째는 폭넓은 라인업이다. 2021년 중국 전기차 시장은 무려 300만 대 규모.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그런데 그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모델이 국내 경차보다 작지만 4명이 탈 수 있는 상하이GM 우링의 홍광 미니 EV다. 판매량이 무려 40만 대로 중국 전기차 시장의 13%를 차지한다.

판매 비결은 우리 돈으로 500만~700만 원대로 묶은 가격 경쟁력이다. 그러면서도 4명이 탈 수 있는 공간과 실용성을 갖췄다. 대신 회생제동이나 수랭식 냉각장치 등 없어도 큰 지장 없을 고가 장비는 생략했다. 실용성을 극대화한 전기차가 일반 서민의 시장으로 침투한 것이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홍광 미니 EV는 보조금이 없어도 상하이GM 우링에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원가 구조를 갖췄다는 것. 즉, 그 자체로 사업성 있는 전기차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 전기차 베스트셀러 20 목록 안에는 우리 기준으로 현대 그랜저 크기와 80kWh 전후의 대형 배터리를 탑재한 대형 세단 BYD Han EV나 XPeng P7, 그리고 NIO ES6 등 대형 SUV도 포함되는 등 다양한 세그먼트와 장르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순위에 들지 못한 수입 전기차들을 포함한다면 중국 전기차 폭은 대단히 넓다.

이에 비해 국내 전기차 모델들은 최저 4000만 원대 이상의 상대적 고가 모델에 집중돼 있다. 그 이유는 소형차 및 경차 세그먼트에 전기차가 전무하다 싶은 현실 때문이다. 자동차전용도로에 들어갈 수 없는 2인승 초소형 전기차 가격이 2000만 원 중반이고 보조금을 포함해도 1000만 원 후반이다.
 
4인승 엔진 경차에 비해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완전히 밀려 시장성이 없다. 이륜차와 사륜차 중간의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외형)를 가진 르노 트위지는 보조금 포함 1000만 원 전후로 구입할 수 있지만 희생한 편이성을 보상해줄 도심의 혜택이 전무해 이 역시 시장성이 없다.
 

만일 홍광 미니 EV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가격은 트위지보다 저렴하고 최고속도 시속 100km, 항속거리(중국 기준) 170km인 최상위 트림은 전용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일반 전기 승용차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도심의 환경보호와 실질적 이동성 보호, 대중화를 통한 효과 극대화를 모두 얻을 수 있는 매우 큰 경쟁력을 갖춘 도시형 전기차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경쟁자가 없다.

중국 전기차의 가격 혁신을 이끈 또 하나의 원동력은 기술력이다. 예를 들어 LFP, 즉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성능 2차전지로 치부되어 전기자동차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LFP 배터리를 중국은 기술혁신을 통해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으로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배터리 공급사인 CATL, 자동차와 배터리를 동시에 생산하는 BYD의 주력 배터리 제품이 모두 LFP 배터리다. BYD는 신제품 블레이드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 모델인 BYTD Han에 올려 성능도 나쁘지 않음을 증명했다. 493마력의 고성능 모델을 LFP 배터리로도 실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3월에 열린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LFP 배터리의 탑재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즉, 가격 경쟁력을 좌우할 LFP 배터리 탑재 트렌드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에 선수를 빼앗긴 것이다.

만일 여기까지라면 중국 전기차의 국내 시장 침투는 저가 시장에만 국한될 것이다. 이미 중소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산 부품으로 전기차를 조립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은 딥 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자율주행 기술에서 한국을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전기차를 넘어 미래차 시장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본격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조립한 아이폰을 거부감 없이 사용하는 우리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유럽 등 해외 유수 브랜드 제품에도 이전보다 훨씬 너그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심리적인 이유만은 아니다. 해외 브랜드들이 중국 공장을 중국 또는 제3세계 시장만을 위한 저가 모델 생산용으로 사용하던 시대가 전기차에서는 끝났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 경쟁력은 중국을 선진국 판매용 전기차 생산기지, 즉 제1 생산기지로 격상시켰다. 이렇듯 중국 전기차는 우리나라에서 분명 가능성을 갖고 있다. 부품 단계에서 저가 모델 중심으로, 그리고 전면적 경쟁의 형태까지 전방위적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전기차. SWOT 분석(기업환경 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기법)을 통한 면밀한 검토는 국내 전기차 시장 사수는 물론 우리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 선입견 제거가 관건
그동안 중국산 차 또는 중국 브랜드 차가 우리나라에 팔린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수한 경우를 빼면 성공을 거둔 사례는 거의 없었다. 적어도 판매량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에서는 그렇다. 일부 전기버스가 예외일 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다. 같은 이유 때문에 중국 브랜드도 아직 선뜻 우리나라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오랜 역사와 탄탄한 세일즈,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춘 자동차 산업과 시장들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중국산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소비자들이 외면하지는 않는다.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하는 여러 전자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되었으면서도 큰 거부감 없이 잘 팔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신뢰할 만한 브랜드, 보기 좋고 쓰기 좋은 디자인, 납득할 만한 가격과 같은 조건을 갖춘 제품들에는 지갑을 연다.
 
원산지 측면에서 대안이 마땅치 않은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싼값에만 초점을 맞춰 품질과 신뢰성, 디자인과 서비스가 형편없는 제품이 아닌 이상 굳이 외면할 이유도 없다.

다만 자동차는 소비재면서 내구재,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판매와 서비스, 각종 네트워크의 뒷받침이 중요하다. 그래서 전통적 시장에 신생 브랜드가 뛰어들어 짧은 시간에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가 바로 자동차다. 중국차도 마찬가지여서, 생소한 브랜드가 저렴한 값을 무기로 뛰어들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차를 구매하는 전통적 판매와 구매 모델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중국 업체들도 그와 같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 규모는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올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다른 시장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직접 판매의 틀을 벗어나 새롭고 우회적인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유지보수 부담이 적은 만큼, 차 자체의 신뢰성과 품질이 충분히 갖춰진다면 소비자들이 느낄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중국차가 원산지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조건 한 가지는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차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와 거부감을 얼마나 희석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리라는 사실이다. 그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에서 중국 이미지를 없애는 것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볼보가 S90 생산을 중국으로 일원화하면서 말이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S90의 원산지 논란은 조용히 사그라지고 있다. BMW도 전기차 iX3를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원산지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다.

구매가 아닌 이용 차원에서 차를 활용하는 서비스도 있다. 지리의 계열 브랜드인 링크앤코는 유럽에서 구독 서비스를 통해 회원들에게 차를 제공한다. 르노 계열 브랜드인 모빌라이즈가 준비하고 있는 승차호출(ride-hailing) 서비스인 모빌라이즈 리모도 비슷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르노는 올해 하반기에 유럽에서 모빌라이즈 리모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데, 여기에 쓰이는 차가 르노의 중국 합작회사 JMEV가 만드는 순수 전기 세단 이(羿)다. 사용자들은 유럽 브랜드의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실제 서비스에 쓰이는 차들은 중국산 또는 중국 기술로 만든 것이다.
 
소비자가 중국차를 접하게 될 또 하나의 방식은 위탁생산이나 현지 생산이다. 이미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르노그룹의 결정으로 볼보와 지리가 공동 개발한 CMA 플랫폼과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모델을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은 중국계 미국 전기차 업체인 패러데이 퓨처의 전기차를 국내에서 위탁생산해 2024년부터 내놓기로 했다.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중국 기술이나 자본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넓게 보면 중국차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차들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실패한 중국차들은 실패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틈새시장을 노려 값을 맞추고 판매 이외의 다른 요소들은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차들은 연간 2000만 대 이상 팔리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폭넓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하고 세분화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저질 제품도 많지만 작정하고 세계적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든 차들도 있다. 그리고 상당수 중국차는 여러 사정으로 아직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섣불리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어렵다.

즉 ‘중국차가 우리나라에 안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절반쯤 정해져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이 크건 작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것은 분명하다. 관건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브랜드, 품질, 성능, 디자인, 가격 등 많은 조건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얼마나 빨리 깨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어쩌면 소비자들의 생각이 달라지기 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 기술이나 자본으로 만들어진 차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익숙하게 타고 다닐지도 모르겠다.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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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병진PHOTO : 각 브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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