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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240i xDrive 쿠페, 가장 잘하는 걸 할 때 가장 행복하다

호쾌한 전력질주다. BMW의 달리기 본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M240i xDrive 쿠페는 잠시 잊고 있던 주행 질감을 단숨에 되살려냈다. 달리는 동안 운전석의 나는 어느새 젊어지고 있었다

2022.06.11

 
“전기차 올인 전략은 모두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 BMW그룹 올리버 집세 회장의 이 발언이 화제였다.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거나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은 하고 싶을 법하지만, 모두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던 말이었다. 어쩌면 BMW그룹 회장이 반드시 했어야 할 말이고, 가장 BMW다운 말로 들리기도 했다. ‘2025년’ ‘2030년’ ‘탄소중립’ 일색인 요즘 최고경영자들의 선언 속에서 집세 회장의 말은 일면 가슴 후련한 일갈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BMW가 전기차나 미래 모빌리티에 반대한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최근 BMW가 내놓은 전기차들을 보면, 오히려 경쟁자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고도 남을 실력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전기차에 대한 그들의 스탠스는 다른 브랜드들과 조금은 다르다.
 

전기차에도 굳이 BMW 고유의 주행 질감을 집어넣고 싶어 하고, 그걸 살려내기 위해서라면 200km 미만의 짧은 주행가능거리도 기꺼이 감수한다. 모두가 주행가능거리 확장에 달려들 때, BMW는 지난 한 세기 내연기관차들이 충실히 일궈놓은 그들만의 DNA를 전기차 시대에도, 나아가 미래에도 고수하는 쪽으로 노력의 방향을 선회해왔다.
 
그뿐만 아니다. 그들은, 내연기관 시대에 그래왔듯 전기차 시대에도 차종과 소비층에 따라 다양한 성격의 차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주행성능이 강력한 차가 있으면 보들보들하게 달리는 차도 있어야 하고, 한 번 충전으로 1000km 정도를 달리는 차가 있다면 가벼운 시티 커뮤터 역할을 할 차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동을 거는 순간 심장을 뛰게 하는 직렬 6기통 엔진은 달리는 내내 속도 이상의 감성을 펑펑 쏟아낸다
 
여전히 미심쩍은 눈길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꺾지 않는 고집은 결국 ‘확신’이 되고 마는 법. 이제는 그들의 고집에 수긍하는 사람들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집세 회장의 ‘4월 발언’이 BMW의 이 같은 노선에 확신을 심어주었다면, M240i xDrive 쿠페(이하 M240i)는 집세 회장의 선언을 실체로 보여준 차라고 하겠다. 길이 4.5m의 이 작은 차체의 앞머리에는 BMW가 자랑하는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터보 엔진, 소위 실키 식스가 얹혀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페트럴 헤드들의 애를 태운 그 엔진이다.
 
여기에 BMW 특유의 홱 잡아채는 조향비에 ZF 8단 자동변속기, 근사한 배기음까지 더했으니 일찌감치 가슴이 뛸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운전석 포지션은 아주 좋다. 시트가 낮은데도 전방 시야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계기반과 모니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차의 뿌리는 1973년에 등장한 2002 터보. 뭉툭하면서도 스포티한 외형 디자인과 트렁크까지 제대로 갖춘 2도어 3박스 형태의 차체 구성은 그 뿌리를 짐작하게 해준다. 최근의 BMW 차들이 대개 그렇듯,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게 분명하다. 세로형은 아니지만, 가로로 길게 뽑아낸 키드니 그릴도 낯설긴 마찬가지고, 독특한 라인을 집어넣은 테일램프와 뒷모습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하지만 이 차의 본질은 디자인이 아니니 다른 쪽에 집중해보자.
 
외관에서는 독특한 램프 디자인과 더불어, 엔진룸 온도에 따라 여닫히는 가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채택하고 있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투란자 T005. 그립력을 최대치로 높인 고성능 승용 타이어로, 굳이 따지자면 주행성능보다는 승차감 쪽에 조금 더 비중을 둔 성격이다. 고속주행에서나 코너에서 생각보다 훨씬 잘 버텨낸다.
 
 
차체가 작다 보니 트렁크 좌우 폭 역시 좁은 편인데, 깊이는 의외로 깊다. 그렇게 만들어낸 트렁크 용량은 390ℓ. 여기에 2열 시트를 2:4:2로 나눠 접을 수도 있어 트렁크 사용에 불편함은 없겠다. 재미있는 건, 센터콘솔 뒤쪽에 2열 시트 전용 송풍구가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애완동물을 앉히거나 짐 싣는 용도가 아니라, 제대로 사람이 탈 수 있는 2열 시트임을 보여주고 싶은 BMW의 의도가 느껴진다.

이 차의 구동 방식은 후륜 기반 사륜구동이다. 앞뒤 무게배분은 정확히 50:50, 주행감은 전형적인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에 가깝다. 타이트한 시트에 몸을 맡기고 시동을 걸면 묵직한 바리톤 음색이 들려 온다. 사운드만으로도 주차장 바닥의 먼지를 풀썩 거릴 것만 같은 음색이다.
 

시동을 거는 순간 심장을 나대게 만든 직렬 6기통은, 달리는 내내 속도 이상의 감성을 운전석에 부지런히 쏟아붓는다. 사륜구동임에도 발놀림은 시종일관 경쾌하고, 가변 스티어링의 어시스트도 예전과 달리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히 받쳐주며 스포티한 감성을 부추긴다.
 
387마력의 충분한 파워는 콤팩트한 차체를 힘차게 밀고 나아간다. 전기차의 발진 가속이 한 수 위라 할지라도, 전기차에서는 절대 맛보지 못할 통쾌함이 벅차게 몰려든다. 나이를 잊은 채, 주니어 시절로 되돌아가기라도 한 듯 오른발에 자꾸만 힘이 들어간다. 이런 재미를 느껴본 게 얼마 만인가 싶다.

차체가 낮은 데다 시트 포지션은 더더욱 낮은데도 운전 자세는 생각보다 편안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눈에 쉽게 들어오고,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5인치 디스플레이도 거슬리지 않게 온갖 정보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기분 좋은 건 오랜만에 느껴보는 M 스티어링 휠의 두툼한 손맛.
 
 
잊고 있었던 BMW 고유의 감각을 오랜만에 되살린 게 반갑고 즐겁지만, 새로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새로운 느낌의 홍수 속에서 모처럼 마주친 예전 감각’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주행모드 전환도 깔끔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꽤 괜찮은 승차감을 느낄 수 있고, 전용도로에 진입해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자 댐퍼가 금세 단단해지면서 노면 정보를 낱낱이 전달해준다. 엔진 회전수는 올라가고 칼칼한 사운드도 들린다. 여기서 왼쪽 패들시프트를 길게 당기면 스프린트 모드로 바뀌는데, 조금 더 하드코어로 올라간 스포츠 모드다.
 
 
수동모드로 태세 전환하며 한 번에 2단씩 변속도 예사로 한다. 어떤 모드에서나 직렬 6기통의 힘찬 사운드가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M240i는 전기차로의 전환기에도 질 좋은 내연기관이 왜 필요한지, 집세 회장이 왜 그런 과감한 발언을 했는지 실체적으로 보여주는 차다. 좋은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멋진 사운드와 뛰어난 질감의 주행성능으로 쉼 없이 운전 재미를 안겨준다. 차선유지장치가 없어 반자율주행 기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 이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운동하듯 부지런히 운전하는 게 옳다. 다만, 여름에 이 차를 운전한다면 등과 엉덩이가 땀에 흠뻑 젖는 건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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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김우성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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