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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태양광만으로 달리는 게 가능할까?

아이오닉 5에 태양광 패널을 달았다고 가정하고, 태양광으로만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를 계산해봤다

2022.06.23

태양광 레이스, World Solar Challenge
태양광 패널에만 의존해 달리는 전기차만의 경주, ‘월드 솔라 챌린지’는 벌써 30년을 넘은 꽤 유서 깊은 레이스다. 1987년 이래 2년에 한 번씩 전 세계의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만든 최고효율의 태양광 전기차들이 자웅을 겨뤄왔다. 호주 대륙을 가로질러 3000km가 넘는 거리를, 오직 태양광 에너지에만 의존해 최고속도 시속 130km로 달리는 차들이 있으니 이걸 만들어 팔면 좋지 않을까?

2019년 솔라 챌린지 크루저 클래스(‘실용성’에 집중한 다인승 클래스)의 우승차인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기술대학교팀(UT/e)의 ‘스텔라 에라(Stella Era)’. 자력 발전만으로 달릴 수 있는 태양광 전기차가 현실 세계의 교통과 안전 법규를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레이스에 참가한 태양광 전기차의 생김새는 보통의 승용차와는 거리가 있다. 태양광 패널 면적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표면적이 넓으면서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하나같이 길고 납작하다. 기다란 꼬리는 후면의 와류를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스텔라 에라(Stella Era)
 
덕분에 공기저항계수는 가장 높은 크루저 클래스조차 0.13 정도로, 일반적인 승용차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접지저항을 줄이기 위해 타이어는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용을 사용한다. 지면에 가해지는 하중이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의 고작 2배 정도에 머문다는 이야기가 된다. 솔라 챌린지의 차들은 ‘매우’ 가볍다. 그리고 그게 양산차가 되는 데 딜레마로 작용한다. 

태양광 레이스에 참가하는 차 중 가장 무거운 크루저 클래스의 공차중량은 300kg 안팎이다. 이보다 가벼운 챌린저 클래스는 150kg가량 된다. 태양전지의 적은 발전량만을 가지고 달리려면 최대한 무게를 덜어낼 수밖에 없기 때문. 두랄루민이나 카본 같은 첨단 소재로 극한의 감량을 이루어낸 구조물에 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크루저 클래스라면 동승자를 태울 수 있지만 그랬다간 성적이 훅 떨어져버린다. 에어컨 같은 건 쓸 생각조차 못한다. 이런 차에 물 한 병 들고서 일조량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오스트레일리아의 한여름 환경을 가로지르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고생길이 훤하다. 

무게는 단순히 에어컨이 있고 없고의 문제로 귀결되지 않는다. 현대적인 대량생산 승용차를 만드는 회사라면 법규에 따라 충돌사고에서 승객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규정을 다 맞추면서 소비자가 살 만한 가격대의 차가 되려면 강판이나 알루미늄을 사용한 전통적인 모노코크 구조가 되어야 하며, 차의 무게는 별수 없이 톤 단위로 올라가버린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현대 아이오닉 5
 
배터리에 충전해놓았다 쓰면 된다?
태양전지판으로 발전한 전기가 어느 정도의 주행을 가능하게 할지 계산해보자. 설치 조건이나 계절, 온도 등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낙관적인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 한화 큐셀에서 제조하는 태양광 모듈, 퀀텀 피크 듀오를 웹사이트에서 확인해봤다. 이 제품은 2216×1045mm의 크기에서 0.475kW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두께는 무시). 단위면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0.20511kW/㎡이 나오니 편의상 0.2kW/㎡로 가정한다. 

태양광 패널을 적용할 차는 2021년 국내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 5다. 이 차는 지붕에만 태양광을 올린 솔라루프 옵션을 제공하지만 출력이 0.2kW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 전체 표면을 태양광 패널로 도배하고 모든 면에서 최대발전이 가능한 경우로 가정한다. 그러면 최대 약 7.5㎡ 가 확보되며, 최대발전 용량은 다음과 같다.

0.2kW/㎡×7.5㎡ = 1.5kW 
 
● 태양전지 패널의 하루 발전량을 계산하는 공식
 
발전 전력량(kWh/day) = 일사량×태양전지 용량(kW)×온도보정 계수×설치 방식에 의한 온도 상승 영향 계수×기타 손실×그림자의 영향에 의한 손실 계수×승압 장치 변환 효율×인버터 변환 효율×배터리 충전 효율 
 
여기에 수치를 대입한다. 역시 가능한 한 낙관적인 수치(*박스 기사)로만 넣어본다.
 
3.44×1.5×1×1.0×0.95×1.0×1.0×0.95×0.8 = 3.73kWh/day 
 
여름철 하루 종일 아이오닉 5에 햇볕을 쨍쨍 쪼였을 때의 발전량이다. 이것을 아이오닉 5의 전비에 대입하면 주행거리가 나온다.
 
5.1km/kWh X 3.73kWh/day = 19.023km/day 
 
하루 종일 태양광 충전하면 19km를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용성 있는 양산 태양광 자동차는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다. 
 
현대 아이오닉 5
 

 

발전 전력량에 필요한 수치
일사량  3.44kWh/㎡/day(서울 여름 기준 수평면 일사량. 기상청 태양기상자원지도 2010) 
태양전지 용량  1.5kW 
온도 보정 계수  1(여름) 
설치 방식의 영향 계수  1.0(지붕 설치) 
기타 손실  0.95(배선, 일사면의 먼지 등) 
그림자에 의한 손실  1.0(손실 없다고 가정) 
승압 장치 효율  1.0(손실 없다고 가정) 
인버터 효율  0.95(가정용 태양광 인버터의 일반 효율)
배터리 충전 효율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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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변성용(자동차 칼럼니스트)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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