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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어떻게 거인이 됐을까?

갑론을박과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 테슬라지만, 그들은 보란 듯 거침없이 성장 중이다. 테슬라의 절대적 존재감을 완성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2022.06.28

 
역시 일론 머스크
지난해 테슬라는 93만 대가 넘는 전기차를 생산, 인도했다. 2020년의 2배 가까운 숫자고, 약 61만 대를 판매해 2위를 차지한 상하이 자동차와 45만여 대를 판매한 3위 폭스바겐 그룹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커진 데다, 새 공장의 생산이 제 궤도에 오르면서 늘어난 공급 능력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존 자동차 업체 중에도 연간 전기차 생산과 판매량 100만 대를 넘기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테슬라는 최근 독일 공장 완공 후 본격 가동을 시작함으로써 미국과 중국, 유럽 시장에 모두 생산 기반을 갖췄다. 이제는 지금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수요에 대응하기만 해도 전기차 사업은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테슬라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하면서도 비관적 시선을 거두지 못했지만, 공급 능력을 입증한 지금은 낙관 쪽에 좀 더 무게를 싣게 된다.

이처럼 테슬라가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 구동계와 소프트웨어 기반 제어 시스템 등 기술적 우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칭 ‘테크노 킹’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능력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머스크의 능력이야말로 테슬라의 진정한 성장 동력이었다.
 

머스크가 투자하기 전까지, 테슬라는 전기차 자체에 집중한 스타트업 중 하나였다. 머스크는 그런 회사를 바꿔놓았다. 전기차에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의 성격과 자율주행 기술을 담아 새로운 개념으로 확장하고, 대량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배터리 기술과 생산 능력을 함께 갖춘 회사로 만든 주인공이 바로 머스크다.

물론 변화는 쉽지 않았고, 머스크 스스로 인정했듯 여러 차례 위기도 겪었다. 외부에서 봤을 때 실력을 의심할 만큼 기술 구현과 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일도 많았다. 사이버 트럭과 2세대 로드스터, 세마이 트럭, 4680 배터리에서 볼 수 있듯 지금도 그런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기술과 경영의 방향을 잡고 회사를 이끌면서 거둔 성과들은 무시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모델 3와 모델 Y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주요 시장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으로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머스크의 성과에는 늘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그는 광기가 느껴지는 돌출 행동과 발언 탓에 수시로 구설수에 올랐다. 2016년 이후 테슬라의 베테랑들 중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 대부분 기술에서 생산, 재무에 이르기까지 테슬라 성장을 이끈 주역들이다. 그 가운데에는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다른 신생 전기차 업체로 자리를 옮긴 이들도 적지 않다.
 

즉 전기차 관련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테슬라의 구성원들이라 하더라도, 격변하는 안팎 상황에서도 나아갈 방향을 잡고 투자와 함께 경영을 이끌어나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은 머스크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머스크가 테슬라 총수로 있는 한 오너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머스크가 벌이고 있는 사업은 전기차가 전부가 아니다. 전기차를 만들고 있는 테슬라는 태양광 장비 사업도 하고 있다. 항공우주업체 스페이스 엑스와 토목 인프라 업체 보링 컴퍼니도 그가 경영한다. 신경기술업체 뉴럴링크와 비영리 인공지능 업체 오픈AI에도 관여한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 업체인 트위터 인수설도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의 손이 닿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머스크의 기술자적 측면보다 사업가적 측면을 봐야 이해할 수 있다. 모두 기술적 도전이 필요하고, 한계를 극복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발전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 페이팔을 설립하고 매각했을 때처럼, 어느 정도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고 나면 도전과 이익을 찾아 새로운 분야로 관심사를 바꿀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테슬라가 준 자극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빨라지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가 언제까지 선도적 입지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테슬라가 앞으로도 성장과 발전을 이어나갈 조건은 분명하다. 테크노 킹이 도전의 재미와 이익에서 비롯되는 성취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역시 아무도 모른다.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절대 우위의 기술력
분명 일론 머스크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테슬라 초창기 그의 역할은 테슬라가 전기차의 대명사가 되도록 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이다. 그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다. 그가 가진 스타성은 테슬라에 관심을 집중시켰고, 이것은 새로운 산업인 전기차에 대한 대중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둘째, 전기차의 이미지 변신이다. ‘전기차는 화성 이주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라는 다소 엉뚱하지만 확실히 혁명적인 비전을 앞세워 그 이전까지 작고 약한 초식동물 같던 전기차에 완벽한 이미지 변신의 계기를 제공한 것도 머스크다.
 
그리고 세 번째, 일론 머스크의 기여는 테슬라 자동차의 기술적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친 머스크의 인사이트다. 직류 브러시리스 모터 혹은 영구자석 동기화 교류 모터가 주도하던 시장에 테슬라는 교류 유도 모터를 적극 도입했다. 이는 니콜라 테슬라가 창안한 형식으로 회사 이름으로 쓰이기까지 했다.

테슬라의 모터 기술은 오늘의 주제가 아니다. 그러나 머스크가 테슬라라는 천재의 작품과 혁신성을 테슬라 자동차라는 회사에 접목했고 이미지뿐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갖게 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기여는 여기까지다. 사실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다음에는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불경기보다 나쁜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경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머스크가 테슬라에게는 천재지변이라고 할 정도로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사건을 터뜨려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고 주가를 폭락시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이사회에서 머스크를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 ‘돌발’의 종류도 너무나 다양하다. 암호화폐, SNS 구설수, 최근에는 갑작스러운 트위터 매수 등 다양한 장르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돌발 변수를 만들어내고 있다. 만일 테슬라가 머스크 개인 소유의 비공개 기업이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투자자들의 가슴은 철렁하겠지만. 그런데 테슬라는 우리나라에도 주주가 적지 않은 공개 기업이다. 따라서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제 테슬라는 머스크의 이슈 몰이에 휘둘리지 않아도 된다. 이제는 테슬라가 본격적인 기업의 정상 궤도에 올라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기업 자체의 능력으로 유지, 성장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몇 해 전 테슬라는 희한한 상황의 주인공이 된 적이 있었다.
 
테슬라의 주가는 치솟는데 월 스트리트의 많은 투자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예측을 서슴지 않았던 것. 바로 ‘실적’ 때문이었다. 이슈나 기술력은 알겠는데 적자는 쌓여가고 공장 건축과 신모델 출시 계획은 계속 연기되는 등 경영상 불안 요소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테슬라는 이런 불안 요소에서도 대부분 벗어났다.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은 물론 매출에서도 앞서가지만 무엇보다 ‘어닝 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실적)’를 여러 분기 연속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 즉, 돈을 버는 회사라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테슬라의 성공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가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다. 독일 프리미엄 3사,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등 전통 브랜드들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여러 자동차 전문가, 투자 전문가들의 평가는 결국 “테슬라는 탄탄하다”이다. 그것은 실체가 뒷받침하고 있는 견해다.
 

테슬라의 핵심 경쟁력은 절대 우위에 있는 기술력이다. 앞서 말했듯 테슬라는 모터 기술에 관한 한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우수한 라인업과 독자 기술을 갖고 있다. 배터리 역시 4680 배터리와 셀투팩(Cell to Pack) 기술 등으로 여전히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테슬라는 가장 폭넓은 데이터베이스와 축적된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통합 제어기용 시스 온 칩(SoC)을 스스로 설계하며 트렌드와 기술 모두에서 앞서가고 있다. 그리고 경쟁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지만 슈퍼차저 초급속 충전 네트워크에서도 여전히 우세하다. 즉, 테슬라가 미래차의 핵심 분야에서 대부분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에 대해 걱정한 적이 있었다. 팀 쿡은 평범한 경영자일 뿐이라고, 그래서 제품에 더 이상 혁신이 없을 거라는 말이 돌았고 그 때문에 애플의 미래가 어둡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잡스 2세가 나타났기 때문이 아니다.
 
애플 실리콘, 즉 독자적인 SoC의 설계 기술을 확보해 모바일 기기는 물론 본격적인 고성능 컴퓨터에서도 성능과 에너지 효율 모두에서 절대적 강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소비자를 팬으로 만들려는 애플과 테슬라가 마뜩지 않다. 소비자의 권리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경쟁력만 놓고 생각한다면 테슬라와 애플의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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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이병진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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