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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컨버터블

차가운 심장을 가진 전기차에도 뜨거운 낭만이 있을까? 순수 전기로 구동하는 콘셉트카 가운데 눈에 띄는 컨버터블을 모았다

2022.09.12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비전 6 카브리올레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비전 6 카브리올레의 유려한 차체는 ‘오직 내연기관만이 낭만의 시대이며 전기차 시대에는 낭만이 없을 것’이란 편견을 비웃는 듯하다. 총알처럼 긴 보닛과 짧은 오버행, 여느 스포츠카보다 낮은 1340mm의 전고, 또 잘라낸 듯 과감하게 떨어지는 후미의 보트테일 라인까지.

 

무엇보다 전기차인데도 번쩍번쩍 빛나는 크롬 그릴을 보란 듯 달고 나타난 모습이 참신하다. 크롬 그릴과 로즈 골드 컬러로 도색한 알로이 휠이 외장의 노티컬 블루 메탈릭 페인트와 어우러져 마치 블루 새틴 드레스에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한 귀족 여인을 보듯 경탄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실내 역시 외관만큼이나 강렬하고 호화스럽다. 안팎이 연결된 컨버터블에는 실내도 외관과 마찬가지다. 화사한 베이지 컬러의 나파 가죽과 보트의 데크를 닮은 나무 바닥 등이 마치 요트에 탄 듯 고급스러운 오픈 에어링 감각을 선사한다.

 

네 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50kW(750마력)를 발휘하는 비전 6 카브리올레는 2인승 로드스터이지만 엔진이 없는 보닛 공간을 활용해 적재함도 마련했다. 전기차 시대의 컨버터블이 이런 거라면, 언제든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하지 않을까.

 

 

아우디 스카이스피어 콘셉트

 

 

스카이스피어 콘셉트는 미래 럭셔리 컨버터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클래식 모델 ‘호르히 853 로드스터’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호르히보다 전고를 더 낮춰 무게중심과 공기역학에 최적화한 모습이다. 기다란 후드와 짧은 오버행의 과감한 비율, 파격적으로 조각난 웨이스트 라인이 인상적이며, 풍동 형태로 개발한 뒷부분은 스피드스터와 슈팅브레이크의 요소를 대형 유리 표면에 결합한 덕분에 전체적으로 유선형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

 

 

스카이스피어의 백미는 바로 실내다. 화려함과 모던함이 어우러진 ‘아르데코(Art Deco)’ 미술 사조를 모티브로 한 실내의 시트는 마치 디자이너 가구처럼 우아하면서도 최상의 쾌적함을 선사한다. 시트는 다양한 포지션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시트를 포함해 실내 레이아웃을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자유롭게 재구성할 수 있다.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GT 모드에서는 커다란 화면을 통해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나 인터넷에 접속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고,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스포츠 모드에서는 지붕을 열고 최고출력 465kW(624마력)와 최대토크 750Nm(76.5kg·m)의 힘을 발휘하는 스카이스피어의 조종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폴스타 O2 콘셉트

 

 

지붕을 열고 달리는 컨버터블은 내연기관의 꽃, 낭만의 동의어다. 컨버터블이 낭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덕분에 컨버터블 하면 떡 벌어진 크롬 그릴이나 꿀처럼 광택이 흐르는 외장, 팝콘 소리를 쏟아내는 머플러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고소하고 녹진한 배기음을 들으며 달리는 경쾌한 경험은 내연기관 시대가 주는 자그마한 선물 같다.

 

물론 전기차 시대에도 컨버터블은 있다. 그러나 우렁찬 배기음이 빠진 전기 컨버터블의 모습은 내연기관차와는 조금 다른 감상을 안긴다. 스웨덴의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얼마 전 컨버터블 스타일의 O2 콘셉트를 공개해 미래 컨버터블에 대한 단서를 살짝 흘렸다.

 

폴스타 O2 콘셉트의 차체는 뽀얗게 서리가 내린 듯한 스카이블루 컬러를 입고 있다. 기존 폴스타가 지향하는 모던하면서도 미니멀한 차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 등 클래식한 컨버터블의 비율을 수용한 모습이다.

 

 

동그랗게 오려낸 듯한 보닛과 프런트 립의 조합이 언뜻 루시드의 그것과 비슷해 보이면서 부메랑 모양의 각진 램프를 위아래 대칭이 되도록 배치함으로써 구조미를 더했다. 옆모습에서는 절제된 조형미가 더욱 빛을 발한다. B필러를 지나면서 비로소 명확해지는 캐릭터라인은 리어 스포일러 역할을 하는 리어램프까지 직선으로 확장된다.

 

또 앞바퀴에서 시작해 B필러를 조금 지나 끝맺는 웨이스트라인 역시 캐릭터라인과 평행을 이루며 조응하고 있다. 뒷좌석에 탑재되는 ‘시네마틱 콘셉트 드론’도 독특하다. 최고속도 시속 90km로 자율주행 하는 이 드론은 차를 따라가며 주행 영상 촬영을 지원하며 촬영 후 스스로 복귀가 가능하다. 스스로를 촬영하며 달리는 컨버터블이라, 과연 미래 컨버터블에서 즐길 수 있는 낭만의 맛이란 바로 이런 걸까?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로드스터

 

(왼쪽부터) 비전 GT 로드스터, 비전 GT SV, 비전 GT 쿠페

 

재규어가 세계적인 레이싱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를 위해 ‘비전 GT 쿠페’와 ‘비전 GT SV’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비전 GT 로드스터’를 라인업에 합류시켰다. 가상공간 속 내구레이스 레이스카로 설계한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순수 전기로 구동하는 1인승 레이스카로 재규어의 기념비적인 모델 D-타입에서 영감을 얻어 유체처럼 매끈한 차체가 특징이다.

 

모노코크 차체는 탄소섬유를 함유한 복합재료와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해 가볍고 견고하며, 첨단 리튬이온 배터리팩은 차체의 가장 아래에 깔려 무게중심을 낮추고 50대 50에 가까운 무게 배분을 돕는다. 재규어 TCS 레이싱의 포뮬러 E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세 개의 모터로 동력을 얻으며 최고출력은 1020마력 이상, 최대토크는 122.4kg·m에 달한다.

 

최고속도 시속 410km로 달리는 비전 GT 로드스터는 따뜻한 햇살이나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컨버터블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지만, 트랙 위 오픈 콕핏의 가시성이 보장하는 정열적인 레이싱 경험도 또 다른 낭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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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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