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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L SWB, 160만 달러? 예약할게요!

운전석에 앉는 순간 이 차를 바라보던 의심의 눈초리는 금세 사라지고 만다. 기대 이상의 개성과 매력이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본질적인 운전 재미가 가슴을 흔든다

2022.09.16

 

RML의 쇼트휠베이스(SWB)는 페라리 550 마라넬로와 1959년형 250GT 베를리네타 쇼트휠베이스(주로 250 SWB로 알려짐)를 혼합한 형태다. 영국의 노샘프턴셔에 위치한 RML이 만든 차인데 가격이 160만 달러(약 20억9000만 원)라고 한다. RML은 딱 30대만 생산할 예정인데, 그저 여러 차의 디자인을 섞어 돈 많고 어리석은 사람들에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해 만든 건 아닌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RML의 역사와 명성을 본다면 이 SWB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갈 것이다. 1940~50년대에 잘나갔던 힐클라임 드라이버이자 레이서 아서 멀록은 1958년 멀록 U2 스페셜이란 자동차를 공개했다. 강력하고 단단하며 경량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로 만들어진 이 차는 자동차 마니아 누구든 살 수 있는 가격이었다.

 

 

그 후 멀록의 아들인 레이 멀록이 사업을 이어받았는데, 그 역시 뛰어난 드라이버이자 엔지니어였다. 현재는 그의 아들인 마이클 멀록이 RML 사장이다. 레이 멀록은 1984년 레이 멀록 리미티드(RML)를 만들었다.

 

그룹C, 르망, 그리고 애스턴마틴 님로드 프로젝트의 성공과 더불어 브리티시 투어링 카 레이스와 월드 투어링 카 시리즈에서도 RML은 경험을 쌓았고 남들이 질투할 만한 명성을 얻었다. 닛산의 델타윙 르망 프로젝트도 개발했고, 최근에는 니오 EP9 EV 하이퍼카의 디자인부터 엔지니어링과 제작까지 맡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6분 45.9초의 주행 기록을 세웠다. 

 

 

직접 주행해보니 우리가 가졌던 의심이 하나둘 사라졌다. 가죽으로 감싼 얇은 스티어링 휠은 예전의 나르디(Nardi) 스티어링 휠을 떠올리게 하지만, 지름은 훨씬 작다. 연료계와 냉각수 온도, 유압 표시 다이얼은 메탈 프레임 안에 표시되어 옛날 느낌을 주면서도 최신식이며 완벽하게 작동한다.

 

헤드램프나 히터 컨트롤 스위치를 누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오픈게이트 6단 수동변속기는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SWB는 페라리 550의 기본 디자인과 서스펜션 배치를 그대로 가지고 왔지만 5.5ℓ V12 엔진은 새로 만들었다. 직선도로 속도에 그다지 신경 쓰지는 않지만 479마력의 최고출력과 7000rpm까지 치솟는 엔진 회전수가 무게 1746kg인 이 차를 시속 297km로 달릴 수 있게 해준다. CFD 툴로 제작해 고속 안정성도 확보했다.

 

 

차의 소음은 표준을 넘어선다. 마이클 멀록은 페달을 밟을수록 V12 엔진의 클래식한 소리가 나오길 바랐다. 그래서 하이 피치의 순수한 엔진 사운드가 550 마라넬로보다 훨씬 더 크다. 스티어링은 살짝 가벼운 느낌도 있지만 부드럽게 피드백을 준다.

 

차체는 딱딱하고 튼튼한 느낌인데 서스펜션의 유연성은 또 다르다. 완전히 클래식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피드백과 무게 배분에 좀 더 신경을 썼고 다른 GT나 스포츠카 중에서도 자연스러운 주행 감각이 뛰어나다. SWB가 어떻게 주행하는지는 운전자에게 달려 있는데 마치 혼연일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차의 매력이다.

 

짧은 기어비 덕분에 V12 엔진의 날카로운 비명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 아니면 기어를 3, 4단에 두고 달리면 된다. 빠르게 달리든 천천히 달리든 상관없이 이 차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어떤 이는 예전의 로드 레이서 같은 가벼움을 느끼고 싶어 할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전통적인 레스토모드를 원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RML SWB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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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제스로 보빙던PHOTO : 데이비드 셰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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